세상에서 가장 수승한 말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혜인 스님
오늘 열린 이 성스러운 법회에서는
관세음보살님과 나무아미타불의 은덕에 대한 법문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스님들이 수행정진과 중생제도에 열심이시지만
각각의 스님들마다 생각이 다르고 말씀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다보니 능엄주, 대다라니, 금강경, 법화경, 지장경 등
각자가 좋다고 생각하시는 것들을 불자님들께 권해주십니다.
그러니 신도님들은 그 중에 과연 무엇이 가장 좋은지 헷갈리는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돈이라고 하면 동전도 돈이고 천 원짜리도 있고 만 원짜리도 있고
수표도 있지만, 바닥에 돈이 뿌려져 있어서 주울라치면 동전보다는
수표를 줍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팔만대장경 모든 말씀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고 좋고 덜 좋음에 차이가 없지만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돈을 줍기 위해서는
다섯 글자 중 ‘관세음보살’보다 더 훌륭한 글귀가 없고,
여섯 글자 중에는 ‘나무아미타불’보다 더 좋고 더 큰 이익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합쳐서 열한 글자인데 이 열한 글자가 우주를 덮고도 남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에 출가해 절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어려서 절에 왔는데 아무도 나를 상좌 삼으려고 하질 않는 것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볼품이 없었나 봅니다.
나중에야 일타 대화상을 뵙고는 스님의 상좌가 되겠다고 하자
대화상께서 껄껄 웃으시는 것으로 대답을 해주셔서 은사로 모시게 되었지만
그전까지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은사도 제대로 못 정하고 있다 보니 누가 옷 한 벌 해주는 사람이 없고
양말 한 켤레 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배를 곯고 고무신이 떨어져 발가락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다반사일 정도로
어렵게 살았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그만큼 이 혜인이라는 사람이
전생에 잘못 닦아 지어놓은 복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저 한 가지 많은 것이 있다면 잠이 많을 뿐이었습니다.
어찌나 잠이 많은지 논두렁길을 걸어 가다 졸아서 몇 번이나 논에 빠졌는지
모릅니다.
밥을 짓다가도 잠이 와서 벽장에 들어가 졸다가 야단을 맞기도
했습니다.
법문은 고사하고 대중들 앞에서 인사를 할 때도 덜덜덜 떨려
말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보니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마음과 뜻대로 일이 되지 않으면
전생에 몸과 입과 마음으로 한량없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니라.
그 죄를 없애고 모든 일이 마음과 뜻대로 성취하고자 하는 자는
언제나 관세음보살을 명심해서 부르라.
관세음보살을 항상 부르고 생각하고 공경예배하는 자는
물에 빠지더라도 빠져죽지 안고 불에 들어가더라도 타서 죽지 않고
칼과 몽둥이로 그 사람을 후려친다할지라도 관세음보살을 많이 생각하고
부르는 자에게는 칼과 몽둥이가 조각조각 동강 날 것이니 복이 없는 자는
관세음보살을 부르라.
’
이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보고나서 그때부터 항상 관세음보살을 염했습니다.
부산에서 강원도까지 하루 100리씩 15일을 걸었는데
그때 발자국 발자국마다 관세음보살을 불렀습니다.
보현사 가서 하루 3000배 씩 절을 했고,
해인사에서도 하루 5000배씩 200일 동안 절을 했는데 그 절하는 중간에
말문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사방 곳곳을 다니며 법문을 합니다.
조계사에서도 법문을 해달라고 하고 불교방송에서도 초청을 받아 가야하고
괌에서도 와서 법문해 달라고 하니 이것은 모두 관세음보살님의 힘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모든 중생의 마음을 살펴 보살핍니다.
아이가 울면 배가 고픈지, 아픈지, 잠이 오는지 어머니가 알듯이
관세음보살님은 관세음보살을 찾는 중생의 마음을 모두 아신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어렵고 괴로운 일이 많습니까.
바로 이때 만병통치약 같은 관세음보살 다섯 글자가 뭐가 어렵습니까.
밥하는 사람은 밥하면서 운전하는 사람은 운전하면서
밭 매는 사람은 밭 매면서 그 자리에서 부르면 됩니다.
소리도 안내도 됩니다.
그래도 관세음보살님은 다 듣고 그 마음을 다 아십니다.
이 관세음보살의 가피력이라는 것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지금 충청북도 단양에 64만평 땅을 매입해
약천사 법당보다 두 배나 큰 법당을 짓고 있습니다.
금년 9월 14일에 봉불식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 상상을 해 보십시오.
대웅전 안에 방이 몇 개가 나오고 엘리베이터가 4대나 설치되고
법당 마루에 다다미가 600장이나 깔립니다.
어마어마한 이 불사, 이게 누구의 힘이냐.
저는 분명히 불보살님의 힘이요,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나무아미타불에 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나무는 ‘귀의’라는 뜻이고 아미타는 ‘무량수무량광’이라는 뜻으로
한량없는 수명을 가진 부처님을 아미타불이라고 합니다.
몸이라는 것은 백년도 못 가서 죽어 없어지지만 이 몸속에 들어있는 주인공,
이 마음은 늙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고 썩는 것도 아닌,
문을 들을 줄 아는 이 주인공, 나의 본래 주인공을 아미타라고 합니다.
이 주인공을 찾는 종교가 불교입니다.
부처님은 견성성불한 분이고 우리는 갖고 있으면서도 알지 못하니
중생입니다.
부처님은 알아서 깨달았으니 부처님입니다.
깨닫고 깨닫지 못한 것만이 다를 뿐이지 갖고 있는 것은 똑같습니다.
이 세상에 가장 위대한 것은 만고에 불변한 최고의 보물을 찾는 일입니다.
나옹 스님께서 우리에게 설한 가장 훌륭한 수행 방법이 있습니다.
‘아미타 부처가 어디에 있는가
마음을 한군데 모아서 부디 잊지 않도록 노력해라
생각하고 생각해서 생각 없는 곳에 이르면
나도 아미타부처님처럼 금빛 주인공 부처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항상 명심해서 열심히 하십시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낮 12시까지는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부르세요.
관세음보살은 모든 고통을 구해내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해결사입니다.
이 세상에 어려운 일이 많고 괴로운 일이 많지 않습니까.
그럴 때 구고구난 관세음보살님을 찾으세요.
나무아미타불은 팔십억겁 무량중죄가 아미타불 한 곡조에 춘설같이
녹아내린다고 했습니다.
겨울에 쌓인 눈이 봄이오면 저절로 녹아내리듯
나무아미타불 한 마디에 한 평생 지은 죄가 춘설같이 녹아내린다는 것입니다.
업장 소멸에 이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오전에는 관세음보살님을 염해서 모든 어려움을 걷어내고
오후에는 한량없는 복을 지닌 아미타부처님을 염해서 복덕을 쌓으세요.
모든 부처님 중에 아미타부처님만큼 복 많은 부처가 없다고 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을 잘 보시면 머리에 항상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항상 잊지 않고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있다는 뜻입니다.
불교는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든 하나를 붙잡고 항상 잊지 않는 것이 불교입니다.
그렇게 되면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편해지고 죽을 때를 알고 편하게 죽고
죽은 후에도 정토에 환생합니다.
하나 붙잡고 잊지 않는 게 불교 여러분에게 한 가지 더 당부하자면
화내는 마음을 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도 성내지 않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우리가 남에게 무시를 당하고 인덕이 없는 것은
나 스스로가 인덕이 없게 생활하고, 말하고, 마음을 쓰기 때문입니다.
마음, 마음 마다, 만나는 사람, 사람마다에게 기분 나쁜 말 하지 말고
칭찬하고 존경하고 내 마음을 낮추고 받들어 모시는
그런 불자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