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은 텅 빈 한 채의 집이요

天地一虛堂(천지일허당) 하늘과 땅은 텅 빈 한 채의 집이요

古今一瞬息(고금일순식) 예와 지금은 눈 한번 깜박이는 순간이라네.

其中一主人(기중일주인) 그 가운데 있는 한 주인은

曠劫一顔色(광겁일안색) 영원토록 얼굴 한번 변하지 않네.

청허당 서산스님의 이 시는 주인공 법문이다. 천지만상을 장악하고 있는 한 주인공을 의인화 하여 천지의 집에서 고금의 시간을 모두 사는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는 주인이라 하였다.

각 구절이 모두 하나를 나타낸 일자법문이기도 하다. 결국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는 근본자리의 한 물건(一物)을 말해 놓은 시이다. 영원토록 얼굴 한번 변하지 않는 천지집에 사는 주인이 바로 중생의 본래면목이다.

또한 이것이 본 부처의 모습이다. 다시 말해 사람의 본래 얼굴이 부처의 얼굴이란 말이다. 중생의 입장에서는 본래 가지고 있던 얼굴, 잃지 않았으면서도 잃어버린, 부처의 얼굴이었던 내 본래의 얼굴을 찾는 것이 나를 제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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