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잠자리를 잡고 놀고 노인은 울타리를 고친다.

兒捕蜻蜓翁捕籬(아포청정옹포리) 아이는 잠자리를 잡고 놀고 노인은 울타리를 고친다.

小溪春水浴鸕鶿(소계춘수욕로자) 작은 시내 봄물에 고기를 잡아먹는 가마우지

靑山斷處歸程遠(청산단처귀정원) 청산이 끊어진 곳에 가야할 길은 먼데

橫擔烏藤一箇枝(횡담오등일개지) 어깨에 지팡이 하나 걸치고 가는 사람아!

옛날 시골 풍경이 물씬 하는 시이다. 이제는 동화 속의 그림 같은 이야기 이지만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 시골은 이와 같은 풍경이었다. 손자는 마당가에 잠자리를 잡고 노는데 할아버지는 찢어진 울타리를 고친다. 집 밖의 작은 시내에는 가마우지가 물속의 고기를 잡아먹는데 저 멀리 산 밑에 어깨에 지팡이를 걸치고 길을 가는 사람이 보인다. 그림으로 말하면 한 폭의 동양화다.

이 시는 매월당 김시습이 지은 시이다. 유랑생활을 하다 어느 마을을 지나면서 지은 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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