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에 들어와

가주벽산잠 家住碧山岑 산속에 들어와 집지어 살지만

종래유보금 從來有寶琴 내게는 예부터 보배 거문고가 있어,

불방탄일곡 不妨彈一曲 때로는 한 곡조 타고 싶지만

지시소지음 祗是小知音 내 곡을 들어줄 사람이 없네.

낙도음(樂道吟)이라 알려진 고려 중기 청평거사 이자현(李資玄1061~1125)의 시이다. 도를 즐기면서 읊은 이 시는 작자의 생애를 그대로 나타내 놓은 시라 할 수 있다. 고려 왕실의 외척이었던 이자현은 일찍이 선종6년에 문과에 급제해 대악서승(大樂署丞)이란 벼슬에 올랐지만 곧 사직하고 산으로 들어가 평생을 수도의 생활에 종사하였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청평산에 들어가 아버지가 지은 보현원이란 절을 문수원으로 바꾸어 고쳐 짓고 이곳에서 능엄경을 의지해 선을 닦고 선학에 몰두 하였다. 호를 식암(息庵)이라 했으며 때로는 희이자(希夷子)라고도 했다. 어릴 때 함께 지냈던 예종이 여러 번 입궐을 종용했으나 사양하고 수도로 일생을 마쳤다. 보배 거문고란 스스로 깨달은 자기 불성을 두고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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