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 되고 대한민국이 건국되면서 군주 제도에서 벗어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는 대통령제를 도입한지 50년여 역사에 제16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루어졌다. 역대의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굴러온 권력을 놓지 않을려다 그 훌륭한 명성에 먹칠을 하였고 틈새로 부당하게 권좌에 오른 대통령은 권세와 가문의 영광은 잠시, 역사의 지탄을 받는 전직이 되고 말았다. 한번 권력에 맛들인 집단은 세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에 의한 평가가 아닌 네가티브 전략으로 맞대응 하다보니 정치권은 지탄의 대상이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집단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에서 건국 이후 야당이 집권하는 수평적 정권교체의 신기원을 남기자 상당수의 국민은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정책 대결과 통치결과 평가에 의한 국민의 선택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할것인지도 관심사 중의 하나 였을 것이다. 자연히 국민의 관심은 필사적으로 재집권을 노리는 여당 후보와 현정권을 기피한 국민의 선택으로 거대 야당이 된 이회창 후보와의 승부였다. 어떤 이는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자를 위해 사지를 떨며 흥분을 하였으며 어떤 이는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 같았다. 아예 딴전을 피우고 관심조차 보여주지 않는 이도 있었지만….
격전의 대통령 선거가 여당인 새 천년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대미를 내리므로서 야당은 탈환에 실패하였으며 여당은 수성에 성공하였다. 선거가 끝난 뒤 당선자를 지지한 측은 환호성을 울리며 거리를 누볐으나 낙선한 측의 지지자들은 어깨가 축 늘어져 만사가 귀찮다.
모름지기 경합하는 곳엔 승자와 패자가 생긴다. 패자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냐 만은 승자를 축하해 주고 승자는 패자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것이 당연한 귀결사이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득표수에서는 이기고 선거방식에 의해 패한 참담함에도 부시 당선자를 축하하고 승복하는 자세는 참으로 말은 쉽게 해도 행동하기는 어렵다.
지난 선거에 이어 거의 손에 다 들어온 정권을 놓쳤으니 안타까움이나 회한이 어떻겠냐 만은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이 되어달라는 당부와 함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치은퇴를 선언하며 물러나는 패자를 보는 많은 이들이 같이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다.
정계에 들어온지 6년여만에 재도전에 또 실패하자 국민 여러분께서 내린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 드린다. 면서 깨끗이 물러 나버린 그의 용기를 보는 국민들은 자신만의 안주를 위해 끝까지 변신에 변신을 꾀하거나 ‘국민의 눈물을 훔쳤다’는 이와는 구별해 줄 수 있어야겠다. 공직생활에서의 대쪽이란 그의 별명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난 뒤에는 모두에게 철저히 다르게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쓸쓸히 떠나는 그의 뒤를 보면서 위로가 되는 말이 있다면 다 해주고 싶다. 또 이회창, 그를 오랫동안 잊지 않을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도…..
조용갑 蓮坡 글 / 월간반야 2003년 1월 (제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