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차미금강교 甚深且微金剛敎 매우 깊고 미묘한 ‘금강삼매’의 가르침을
금승앙신략기술 今承仰信略記述 이제 우러러 받들어 간략히 기술하였으니
원차선근변법계 願此善根遍法界 바라건대 이 선근이 법계에 두루 퍼져
보리일체무유결 普利一切無遺缺 널리 일체 중생을 빠짐없이 이롭게 하소서
이 시는 원효스님의 『금강삼매경론』의 말미에 붙어 있는 게송이다. 한국불교의 새벽을 연 원효스님의 탁월한 업적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지만 그가 남긴 게송은 몇 수 안된다. 미타증성게(彌陀證性偈)를 비롯하여 몇 개가 전해지고 있는데 모두 대비심에 입각한 원력이 깊이 서려 있다. 이 게송에서도 좋은 과보를 받게 될 선근이 법계에 가득하여 일체 중생 모두를 이롭게 해 달라는 원력이 피력되어 있다.
『금강삼매경론』은 『금강삼매경』을 주석한 책이다. 원래 자세히 해석한 광소(廣疏)와 간략히 요약한 약소(略疏)의 두 가지 본을 원효스님이 저술하였다. 이 소를 논이라고 격상하여 취급한 것은 중국의 역경 삼장들에 의해서이다. 중국과 한국에서 저술된 경전의 소가 논으로 취급된 예는 『금강삼매경론』뿐이다. 그만큼 원효의 저술이 높게 평가되었다는 것이다.
금강삼매란 보살 10지의 수행을 완성한 보살이 부처의 지위에 들어가기 위하여 들어가는 선정을 일컫는 말이다. 번뇌장과 소지장의 일체 장애를 모두 끊었을 때 들어가는 선정이다.
요산 지안 큰스님 글. 월간반야 2088년 3월 제8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