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면불각효 春眠不覺曉 노곤한 봄잠자다 날 새는 줄 몰랐더니
처처문제조 處處聞啼鳥 곳곳에 우짖는 새소리 들린다.
야래풍우성 夜來風雨聲 밤새 거센 비바람 불었으니
낙화지다소 落花知多少 피어 있던 꽃들이 많이 떨어졌겠다.
봄 날 아침 정경이 해맑게 묘사된 명시이다. 제목이 춘효(春曉)라고 되어 있는 이 시는 맹호연(孟浩然 689~740)의 시이다. 성당(盛唐)의 자연파 시인으로 시재가 뛰어났음에도 벼슬을 못해보고 불우한 생애를 마쳤던 그는 평생을 처사로 살면서 산수를 벗하여 시를 읊었다. 운이 없어 과거에 낙방하고 녹문산(鹿門山)에 은거, 시를 짓다가 40세에 장안으로 올라가 장구령 왕유 등과 교유하여 시재를 인정받았으나 그가 지은 부재명주기(不才明主棄)란 시구 하나가 현종의 비위를 거슬러 끝내 벼슬길이 막힌다. “재주가 없어 밝은 임금이 버리셨다”는 이 구절을 읽은 현종이 임금을 책망한 말이라 하여 노여워했다는 것이다. 그토록 벼슬을 원했다가 좌절되고 방랑과 은둔으로 생애를 보낸 그는 왕창령과 더불어 술을 마시다가 술병으로 죽었다 한다. 청려(靑麗)하고 아정(雅正)한 시 263수를 남겼다.
요산 지안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7년 6월 제7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