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의 무한한 자비심을 본받아야 『천수경』의 본래 이름은 『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경』인데 그것을 줄여서 그냥 『천수경』이라고 부릅니다. 경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천수경』은 관세음보살의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천수경』의 주인공은 관세음보살이며, 그 내용은 관세음보살의 자비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관세음보살은 자비스럽기 때문입니다. 관세음보살은 자비심으로 중생들을 어루만져 주시고, 감싸 주시고, 보살펴 주시고, 도와주시고, 이끌어 주시기 때문에 천 개의 손과 눈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찌 천 개의 손과 눈뿐이겠습니까? 천만 억 손과 눈으로도 오히려 부족한 것입니다. 결국 천 개의 손과 눈은 관세음보살의 무한한 자비심의 한 표현에 불과한 것입니다. 또한 관세음보살은 세상의 온갖 소리를 굽어 관철하시며 그 소리를 헤아려 주십니다.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우리 인간에게 고통이 있고 문제가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어려움과 문제를 통해서 인류의 위대한 스승인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고, 그런 것을 통해서 지혜의 눈을 뜨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혜의 눈을 뜸으로써 인생의 참다운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며 자신이 성취하고자 했던 것을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은 중생들의 고통과 어려움과 문제들을 모두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원력을 세운 분입니다. 앞으로 공부하게 될 『천수경』을 통해서 바로 이러한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심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곧 우리가 관세음보살의 자비심을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수용해야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자비하신 어머니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대하는 『천수경』은 외우기 좋도록 재구성된 것인데 반해 팔만대장경 안에 있는 원래의 『천수경』은 그 양이 훨씬 많습니다. 본래의 『천수경』에서 열 가지 원(願)과 여섯 가지 향(向)과 대다리니를 발췌하여 의식을 집행할 때 독송하는데 적합하도록 재구성하고 재편집한 것이 바로 우리가 자주 접하는 『천수경』입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관세음보살의 자비심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신앙심 또한 깊습니다. 『천수경』은 관세음보살에 대한 신앙심을 더욱 돈독하게 하는 경전입니다. 또한 『천수경』 공부를 통해 교리적인 면보다 관세음보살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가지는 시간이 되어야겠습니다. 당나라 때 소동파의 누이동생으로 소소매(蘇小妹)라는 보살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지은 글 중에 『관음예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관세음보살을 찬탄하고 자비를 표현한 매우 아름답고 간절한 마음을 담은 글입니다. 그것은 중요한 의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천수경』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에 지한스님이 번역한 것을 몇 편 인용하면서 관세음보살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회로 삼을까 합니다. 지심정례공양 중생의 세상 백천억 국토마다 자재하신 몸 달같이 나투시니 짝할 바 없네 무령한 저 자비여 관세음 관세음 자비하신 어머니여 원하옵나니 자시시여 이 도량에도 밝아오사 저희들의 작은 공양을 받아 주소서 <관세음보살 5> 중에서 지심정례공양 메아리 응답하듯 부르는 소리 낱낱이 찾아 고통 구해 주시고 천강에 밝은 달 비치듯 소원 발하는 이미다 큰 안락 주시는 이여 가없는 중생의 아픔 끝없는 중생의 소원 얼마나 애달팠으면 천의 손이 되셨을까 얼마나 사랑하였기에 천의 눈을 하셨을까 한 중생에 팔만의 병고요 한 중생에 팔만의 번뇌인데 항하사 중생의 고통 모두 씻어 주시는 관세음 관세음 자비하신 어머니여 원하옵나니 자비시여 이 도량에도 밝아오사 저희들의 작은 공양을 받아 주소서 <관세음보살 6> 중에서 『천수경』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관세음보살의 자비와 지혜를 통하여 바람직한 삶을 제시해 주는 경전입니다. 관세음보살의 자비심과 관련 지워 기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잠깐 언급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관세음보살에 대해 기도를 할 때도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무심히 기도에만 전념해야 합니다. 우리는 흔히 기도하는 마음속에 온갖 번뇌가 가득 찬 경우가 많습니다. 관세음보살을 찾을 때는 오직 관세음보살만 찾으면 그뿐입니다. 기도할 때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면 관세음보살이 소원을 들어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방송을 들으려면 듣고자 하는 곳의 채널에 맞추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관세음보살의 영험을 받으려면 관세음보살과 하나가 되는 길밖에 없는 것입니다. 『천수경』이 비록 짧은 경전이지만 그 내용은 결코 얕거나 짧은 것이 아닙니다. 『천수경』은 앞으로도 우리가 늘 가까이 대할 경전이며, 그 속에 담긴 관세음보살의 사상은 우리 신앙의 근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심이 더욱 깊어지고 넓어져서 일상생활 속에서 관세음보살의 자비와 지혜가 실천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