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9장 영원한 생명
- 땅에서 솟아오른 보살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보살, 이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큰 보살들이 땅에서 솟아 올라오는 것을 그대들은 예전에 보지 못했다고 했소. 나는 이 사바세계에서 최상의 깨달음을 얻은 뒤부터 이 보살들을 교화하고 인도하여 그들의 마음을 다스리고 도에 대한 마음을 내도록 해 왔소. 이 보살들은 모두 이 사바세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모든 경전을 읽고 외우고 통달하여 생각하고 분별하며 바르게 기억했소. 이 선남자들은 대중들 가운데 있으면서 여러 말 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고요한 곳에서 부지런히 정진하기를 즐겨 잠깐도 쉬지 않았소. 인간에나 천상에 머물지 않고 깊은 지혜를 좋아하여 걸림이 없으며, 여래의 법을 좋아해 일심으로 정진하면서 위없는 지혜를 구했었소. ”
이때 미륵보살과 무수한 보살들은 처음 듣는 일에 의심을 내어 ‘부처님께서 어떻게 이 짧은 세월 동안에 그렇게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들을 교화하여 최상의 깨달음에 머물게 하셨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부처님께서는 태자로 계시다가 사캬족의 궁궐에서 나오시어 가야성에서 얼마 멀지 않은 도량에 앉아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셨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십여 년이 되었는데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그렇게 큰 불사를 지으셨으며, 어떻게 그 무수한 큰 보살들을 교화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게 하셨다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 이 큰 보살들은 어떤 사람이 천만억 겁 동안을 두고 세어도 다 셀 수 없으며 그 끝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부터 지금까지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 계기는 곳에서 선근을 심고 보살의 도를 성취하며 항상 청정한 계행을 닦았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교화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로서는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만일 얼굴이 팽팽하고 머리카락이 검은 스물너덧 되는 젊은이가 백 살 된 노인을 가리켜 내 아들이라고 하고, 백 살 된 노인이 그 젊은이를 자기 아버지라 한다면 이 일은 믿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그와 마찬가지로 도를 얻으신 지 오래 되지 않았는데 이 보살 대중들은 이미 한량없는 천만억 겁 전부터 불도를 위해 부지런히 정진해 왔습니다. 그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삼매에 잘 들고 나며 머물면서 큰 신통력을 얻고 오래도록 청정한 계행을 닦았습니다. 또 모든 선한 법을 차례로 익혀 문답에 능하니 사람 가운데 보배이며 모든 세간에서 매우 드문 이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부처님이 도를 얻으셨을 때 처음으로 마음을 내게 하고 교화하며 지도하여 최상의 깨달음에 나아가게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지가 오래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공덕을 어떻게 지으셨습니까?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이나 하시는 말씀을 허황됨이 없다고 믿으며, 또 부처님께서 알려 주신 바를 다 통달하였습니다. 그러나 만일 새로 발심한 보살들이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이 말을 듣는다면 혹 믿지 아니하고 법을 파괴하는 죄업의 인연을 일으킬까 염려됩니다. 바라건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어 저희들의 의심을 덜게 하시고, 오는 세상의 모든 선남자들도 이 사실을 듣고 의심을 내지 않게 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