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제09장 11. 한량(限量)없는 여래(如來)의 수명(壽命)

제3편 대승경전

제9장 영원한 생명

  1. 한량없는 여래의 수명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과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 그대들은 여래의 진실하고 참된 말을 믿으시오.”

이때 보살들 중에서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말했다.

“부처님,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은 부처님 말씀을 믿겠습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여래의 비밀하고 신통한 힘을 자세히 들으시오. 모든 세간의 천신과 사람과 아수라들이 말하기를 ‘사캬무니 부처님은 사캬족의 궁전에서 나와 가야성에서 멀지 않은 도량에 앉아 최상의 깨달음을 얻었다’ 고 하지만, 참으로 내가 성불한 것은 한량없고 그지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겁전이오. 비유해 말하면, 가령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그것으로 티끌을 만들어 동쪽으로 가면서 무량 아승지 세계를 지날 때마다 한 티끌식 버리어 그 티끌이 다하도록 한다고 합시다. 그대들은 그와 같은 세계의 수효를 생각하고 헤아릴 수 있겠소? ”

미륵보살과 대중들이 부처님께 대답했다.

“부처님, 그와 같은 세계는 한량없고 그지없어 숫자로 알 수 없고 생각으로도 미칠 수 없습니다. 성문이나 독각들이 번뇌가 없는 지혜로 생각하여도 알 수 없고, 물러감이 없는 지위(불퇴전위) 에 있는 저희들도 그런 일은 통달할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은 세계의 수효는 한량이 없고 그지없겠습니다.”

이때 부처님은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분명히 말하겠소. 이 모든 세계를 부수어서 티끌을 만들어 한 티끌로 한 겁을 삼는다 해도 내가 성불한 것은 이보다 훨씬 많은 백천만억 나유타 겁 이전이오. 그때부터 나는 항상 이 사바세계에 머물러 법을 설해 교화하였고, 다른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국토에서도 중생을 교화하여 이롭게 하였소. 이러는 중간에 나는 연등불을 설하기도 하고 그분의 열반을 말하기도 했지만, 이런 것은 다 방편으로 한 말들이오. 만일 어떤 중생이 나에게 오면 나는 여래의 눈으로 그의 총명하고 우둔함을 관찰할 것이오. 그래서 그 근기에 따라 여러 곳에서 다른 이름, 다른 나이의 여래로 출현하고 또 열반에 들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편으로 미묘한 법을 다른 중생들에게도 기쁜 마음을 내게 한 것이오. 여래는 중생들 가운데서도 작은 법을 좋아하는 박덕하고 업이 무거운 중생을 만날 때 그를 위해 ‘나는 젊어서 출가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얻었다’ 고 말해 왔소. 그러나 사실 내가 성불한 지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매우 오래되었소. 다만 중생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어오게 하려고 방편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이오. 여래가 말한 경전들은 모두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므로 혹 자신을 말하기도 하고 다른 이를 말하기도 하오. 그러나 그것은 다 진실하여 허황하지 않소. 왜냐하면 여래는 삼계의 모양을 있는 그대로 보고 알기 때문이오. 여래는 삼계가 생하는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며,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며, 실재도 아니고 비실재도 아니며, 같음도 아니고 다름도 아닌 것을 알고 있소. 여래는 삼계를 중생이 보듯이 보지 않소. 여래는 이런 일을 밝게 보기 때문에 그릇됨이 없지만, 중생들에게는 갖가지 성품과 욕망과 행동과 생각과 분별이 있기 때문에 그들로 하여금 선근을 내게 하려고 온갖 인연과 비유와 말로 여러 가지 법을 말한 것이오. 여래는 여래의 할 일을 하면서 잠시도 쉬지 않았소. 이와 같이 내가 성불한 지가 헤아릴 수 없이 오래되었고, 수명은 한량없는 아승지 겁 동안에 머물러 멸하지 않소. 내가 본래 보살도를 행하여 이룩한 수명은 아직도 다하지 않아 위에 말한 수명의 여러 곱절이 될 것이오. 실제로는 열반이 없지만 앞으로 열반하리라고 말한 것은 여래가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이오. 만일 여래가 세상에 오래 머문다면 박덕한 사람들이 선근을 심지 않아 가난하고 미천하며, 오욕락을 탐하고 허황한 소견에 빠질 것이오. 또 여래가 항상 머물러 열반하지 않음을 보고는 교만한 마음을 내며 게으르고 싫어하는 생각을 품어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과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것이오. 그러므로 여래는 ‘비구들은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는 것을 만나기 어려운 일인 줄 알아라. 박덕한 사람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겁을 지나 혹 여래를 보기도 하고 보지 못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여래를 만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라고 방편으로 말하는 것이오. 중생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반드시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고 사모하는 마음을 품어 여래를 갈망하고 선근을 심게 되므로 실제로는 열반하는 것이 아니지만 열반한다고 말하는 것이오. 모든 여래의 법도 다 이와 같아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므로 진실하여 허황하지 않은 것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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