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9장 영원한 생명
- 보살이 가까이 해야 할 곳
부처님께서 문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이 말세에 이 경을 해설하려면 다음과 같은 법에 편히 머물러야 합니다.
첫째는 보살의 행할 바와 가까이할 곳에 머무르며 중생을 위해 이 경을 설해야 합니다. 보살은 욕됨을 참는 자리에 머물러 부드럽고 화평하고 착하고 순종하면서 놀라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또 법에 대해서도 행한다는 생각이 없이 모든 존재의 실상을 관찰하여 행함도 없고 분별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것을 보살의 행할 바라 하는 것이오.
보살은 국왕이나 왕자나 대신이나 관리들과 가까이 하지 말고, 바라문이나 사교를 믿는 이와 가까이해서도 안 되오. 흉악한 장난이나 서로 때리고 겨루는 이들과 가까이하지 말며, 백정이나 사냥꾼이나 여러 가지 나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도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만일 찾아오면 그들에게 법을 말해 줄 뿐 아무것도 바라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또 소승을 좋아하는 사람들과도 가까이하지 말고 문안하지도 말며, 방안에서나 거닐 때도 함께 있지 마시오. 혹시 그들이 찾아오면 근기를 따라 법을 설해 줄 뿐 바라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또 보살이 여인에게 이끌려 법을 연설해서는 안 되며 대면하기를 좋아해서도 안 되오.
만일 남의 집에 가더라도 젊은 여인과 함께 이야기하지 말며, 혼자서 남의 집에 들어가지 말고 만약 일이 있어 혼자 들어가게 될 때는 일념으로 여래를 생각하시오. 여인에게 법을 설할 때는 이를 드러내 웃지 말고 옷깃을 헤쳐 보이지 말며, 설사 법을 위해서일지라도 그들과 친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나이 어린 제자나 사미나 어린 아이를 양육하지 말며, 항상 좌선을 좋아하여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잘 다스리고 닦아야 합니다. 또 보살은 모든 존재가 공하여 실상도 이와 같음을 관찰하여 뒤바뀌거나 흔들리지 말고 물러서지도 말아야 합니다. 마치 허공의 성질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모든 존재도 온갖 말할 길이 끊어져 생기지도 나오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며, 이름과 모양도 없고 참으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한량없고 그지없으며 걸림과 막힘도 없소. 다만 그것은 인연으로 있는 것이며 뒤바뀜으로 해서 생길 뿐이오.
그러므로 항상 이와 같이 존재의 진실한 모양을 잘 관찰하라고 말하는 것이오. 이것을 보살의 가까이할 곳이라 합니다.
둘째로, 말세에 이 경을 설하려면 안락한 행에 머물러야 합니다. 입으로 설하거나 독경할 때에는 남의 허물과 경전의 허물을 말해서는 안 되오. 또 다른 교법을 말하는 법사를 경멸하거나 남의 장단점을 들어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생각을 가져서도 안 되오. 이와 같이 안락한 마음으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거슬리지 않도록 하시오. 질문은 받더라도 소승법으로 대답하지 말고 대승법으로 해설하여 모든 지혜를 얻게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