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6장 지식과 지혜
- 분별심은 지혜가 아니다
대혜보살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범부의 분별심은 어째서 성인의 마음이 아닙니까?”
부처님께서는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범부는 이름과 모양에 집착하고 그것에 따라 일어나는 법을 따르며 갖가지 모양을 보고 나와 내 것이라는 그릇된 견해에 떨어져 모든 존재에 집착하고, 무명의 어둠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탐심을 일으키고 성냄과 어리석은 업을 짓게 됩니다. 누에가 고치를 짓듯이 분별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몸을 얽어 육도의 큰 바다에 떨어짐을 알지 못하니 이것은 지혜가 없기 때문이오. 중생들은 나와 내 것이 없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소. 분별이란 어떤 존재에 의해 불려지는 이름이며 모양에 따라 분별하는 것이오, 이를테면 코끼리, 말, 수레, 걸음걸이, 인민 등 갖가지 모양을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분별이오. 바른 지혜란 무엇인가. 어떤 사물의 모양이나 이름을 관찰할 때 이것은 실체가 없으며 인연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관찰해야 하오. 그렇게 해서 모든 이교도와 성문과 독각의 경지에 떨어지지 않소. 이것을 바른 지혜라 하오. 보살은 바른 지혜에 의해 사물의 모양이나 이름을 보고 ‘있다’고 하지도 않고, 모양이나 이름이 없는 데서도 ‘없다’고 하지 않으니, 그것은 있고 없는 견해를 떠났기 때문이오. 모양과 이름을 보지 않음은 바른 지혜이므로 나는 그것을 진여라 하오. 바른 지혜를 따르시오. 바른 지혜는 단멸도 아니요 영원한 것도 아니오. 또 분별도 없고 분별이 없는 곳에서 스스로 증득한 지혜로서 모든 외도와 성문과 독각의 바르지 못한 견해를 떠난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