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장 피안에 이르는 길
- 반야바라밀은 여래의 어머니
제석천을 비롯한 여러 천신들도 반야바라밀의 설법을 듣고 몹시 기뻐하였다.
‘부처님과 스님들은 우리에게 법비를 내려주시니, 우리는 그 답례로 꽃비를 뿌립시다’ 하고 부처님과 제자들이 있는 곳에 아름다운 꽃을 뿌렸다. 수부티는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것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꽃일 것이다.’
이때 제석천이 말했다.
“스님, 이것은 나무에 핀 꽃도 아니고 마음에 핀 꽃도 아닙니다.”
“그 말도 옳다. 그러나 피지 않는 것을 어째서 꽃이라 이름하겠는가?”
제석천은 인연이 화합하여 된 물건에 임시로 붙인 그 거짓 명칭을 들어 교묘하게 법을 마하는 수부티의 지혜에 놀랐다. 그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수부티 존자는 어떻게 거짓 명칭을 들어 모든 존재의 실상을 말할 수 있습니까?”
“사물은 모두 거짓 이름으로 불린다. 그 실상은 완전히 공이고 실체가 없다. 사물은 칭찬한다고 해서 더 할 것이 없고, 비방할지라도 줄어들 것이 없다. 그러므로 수부티는 어두운 세상 소견으로 붙인 거짓 이름을 쓰면서도, 그 이름은 거짓이고 자체는 없는 것이라고 깨달음의 경지를 말한 것이다. 여래란 어떤 모양을 갖춘 육신을 말한 것이 아니다. 일체지를 갖추어야만 여래라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체지는 오로지 반야바라밀 가운데서 배워 얻는 것이므로 반야바라밀은 여래의 어머니이다. 일체지가 간직되어 있는 육신의 사리를 공경해도 그 공덕은 적지 않겠지만, 그보다도 일체지를 낳는 반야바라밀을 생각하고 공양하는 공덕이 훨씬 더 뛰어날 것이다. 이 반야바라밀만 이 세상에 있다면 온갖 선행과 지혜를 성취할 수 있고, 중생을 제도하여 이 세상을 맑게 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바른 법을 구하려면 반야바라밀을 생각하고 공양하는 것이 제일가는 공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