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誌公) 화상은 신통력이 뛰어난 스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양(梁)나라 무제(武帝)는, 이상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미혹케한다 하여, 스님을 잡아서 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거리를 자유롭게 다니는 지공 화상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옥졸이 잘못 지켜서 그런가 하고 옥에 가보면 스님은 옥 안에 그대로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보고받고서 무제는 크게 놀랐습니다. 무제는 지공화상을 궁중에 모셔놓고, 잔치를 베풀어 참회를 올리며, “스님, 몰랐습니다. 옥에 모실 것이 아니고 대궐로 모시겠습니다. 궁중에 머물러 계시면서 법문을 해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습니다.
지공 화상은 그 청을 받아들여 궁중에 머물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계시던 절에서도 예전과 똑같이 지공 화상이 제자들을 모아놓고 법문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리가 없다 하며 가서 알아보니 과연 사실이었습니다. 이에 양나라 무제는 크게 발심하여, 천자 자리에 있던 40여년 동안 불교를 더없이 융성시켰습니다.
지공스님이 돌아가실 즈음에 무제가 물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오래 가겠습니까?”
“내 탑이 무너질 그때까지…”
지공스님이 돌아가신 뒤에 무제가 몸소 종산(鐘山) 정림사(定林寺)에 가서 탑을 세우고 그 안에 전신(全身)을 모셨습니다. 그리고 제사를 지내는데, 지공 화상이 구름 위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장사 지내러 온 수천, 수만의 대중이 그것을 보고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였습니다. 그 많은 사람이 얼마나 환희심을 내었겠습니까?
그 일을 기념하여 개선사(開善寺)라는 절을 짓고 천하에서 으뜸가는 탑을 세우도록 하였는데, 무제는 급한 생각에 목조탑을 세우게 하였습니다. 드디어 나무로 지은 그 탑이 다 만들어지자, 무제는 비로소 ‘아차! 잘못했구나. 지공스님께서 돌아가실 때 당신의 탑이 무너질 때 나라가 망한다고 하였는데, 목조탑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탑을 헐고 새로이 석조탑을 짓기로 결심하고는, 사람들에게 시켜 그 목조탑을 헐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그 때 후경이 쳐들어와서 양 무제는 망하고 말았습니다.
양 무제가 어느 때인가 지공 화상께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나라에 무슨 어려운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스님은 아무 말 없이 손가락으로 목의 두 곳을 가리켰습니다. 그 때에 무제는 ‘무슨 말씀인가, 목이 달아난다는 뜻인가?’ 하고 의아해 하였습니다.
나중에 후경이 쳐들어오자 그제서야 비로소 그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공스님이 목을 두 번 가리킨 것은 바로 목 후(喉)자, 목 경(頸)자를 예언하였던 것입니다.
性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