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말

진흙 속에 깊이 묻혀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아볼 수 없는 옥, 참으로 무한한 가치와 영원한 생명을 가진 보배이다.

진흙을 떠나 지상으로 나올 때 벌써 그 옥은 끼진 물건이며, 따라서 두푼 어치 가치도 없다. 천 사람 만 사람이 밟고 다녀도 옥인 줄 모를 그때, 햇빛보다 더 밝고 가을보다 더 맑았다.

사람의 손에 들어와 말할 수 없는 귀여움 받는 말, 욕심이 첩첩이 쌓이고 악심에 거듭거듭 묶이어 똥보다 더럽고 창부보다 더 천하게 되니, 참으로 통곡하고 통곡할 노릇이다.

오직 진흙 속에 깊이깊이 묻혀 영원토록 짓밟히기를 바라는, 이것이 수도인의 참다운 풍치이다.

넓고 넓은 천지, 끝없이 흐르는 세월!

그동안 천만번 몸을 바꾸어 사생육도를 헤매며 돌아다녔으니, 큰 바닷물보다 많은 어머니의 젖을 먹었고 태산보다 높은 뼈를 뿌렸다.

내 뼈 묻히지 않은 곳 어디 있으며, 내 피 흘리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부모형제 되지 않았던 중생 어디 있으며, 처자권속 괴지 않았던 중생 어디 있으랴.

애욕이 불타고 이양에 굶주리며, 지치고 시달리어 잠깐도 편할 때가 없다.

하루 일만 생각해도 가슴이 찢어지고 창자가 끊어지나니, 천생만생의 기나긴 인연을 생각하면 한숨이 바람이 되고 눈물이 바다 되어도 오히려 남음이 있을 것이다.

하물며 앞으로 또 닥쳐올 일! 미래겁이 다할 것이 아닌가!

이런 줄 알면서도 뼈가 아리고 살이 떨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목석보다 더한 물건이다.

수도인은 송곳으로 다리를 찌르고, 바늘로 입을 끌어매고서, 오로지 일체 만사를 다 버리고 영원불멸하는 자성을 밝힐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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