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화의 전신해탈

보화의 전신해탈

어느날 보화(普化)스님은 거리에 나타나 사람들에게 장삼을보시해 달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장삼을 주었지만 보화는그때마다 이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임제선사는 제자에게 관(棺)을 하나 사오라고 말했다.

보화스님이 절에 돌아왔을 때 임제선사는 말했다.

“그대를 위하여 장삼을 마련해 놓았소.”

보화스님은 관을 짊어지고 거리에 나타나 큰소리로 말했다.

“임제가 나를 위하여 장삼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내일 동문으로 가서 세상을 떠나리라.”

이튼날 사람들은 서로 다투어 따라가서 보화스님이 세상을떠나는 것을 보고자 했다. 그러나 보화는 말했다.

“오늘은 세상을 떠나지 않겠다. 내일 남문으로 가서 세상을 떠나겠다.”

이렇게 사흘을 계속하니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나흘째 되는 날은 누구 한 사람 따라와 보는 사람이 없었다.

보화는 성 밖으로 나가서 홀로 관 속으로 들어가서 길 가는 사람에게부탁하여 관 뚜껑에 못을 치게 하였다.

이 말은 곧 시중에 퍼졌다.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가서 관을 열어 보았으나 보화의 몸은 이미 관을 빠져 나가고 없었다.

다만 요령 흔드는 소리만 푸른 허공에서 은은하게 울리다가 멀어져 갈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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