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년간 은둔생활

삼십년간 은둔생활

마조도일선사의 제자 대매법상(大梅法常, 752-839)은 젊어서부터 마조도일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약간의 곡식종자를 가지고 한번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간 뒤 삼십 년이 지나도록 산에서 나오지 않고 참선에만 전념했다.

어느날 한 스님이 지팡이 감을 구하기 위해 산에 들어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산 속의 작은 오두막에서 다 헤어진 옷을 입고 머리는 자랄대로 자라서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별이 안되는 대매스님을 만났다.

대매스님은 길을 잃은 스님이 말을 걸어도 말을 잊어버려서 더듬거리며 겨우 말을 했다.

길을 잃은 스님이 물었다.

“어찌하여 이토록 심한 고행을 하시며 은둔하고 있습니까?”

대매법상은 대답했다.

“마조선사의가르침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산 속에서 얼마나 사셨습니까?”

“몇 해나 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사방의 산이 푸르렀다가 다시 붉게 물들고, 다시 푸르러지는 것만을 보았을 뿐입니다.

이렇게 산빛이 변하는 것은 삼십여 차례 보았습니다. ”

“마조선사께서는 무엇이라고 하셨습니까?”

“마음이 곧 부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길을 잃은 스님은 산에서 나와 절로 돌아온 뒤, 그 옛날 대매법상과 함께 수행했던 염관제안(鹽官齊安, ?-842)선사에게 그간의 일을 전했다.

염관제안은 말했다.

“옛날 나와 함께 마조선사의 문하에서 수행하던 한 스님이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마조 선사의 말씀을 깨닫기 위해 산으로 들어간 일이 있었다.

그 스님이 한번 떠난 뒤 소식이 없었으니 바로 자네가 만났다는 산 속의 그 은자가 아닐까?”

염관제안은 문하의 선승들을 산으로 보내 대매법상을 만나서 “마조선사께서는 요즘은 새롭게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다

[非心非佛]’고 말씀하신다”라고 전하게 하였다.

선승들은 다시 산으로 들어가 대매법상을 만나서 염관제안의 분부대로 말했다.

그러나 대매법상은 말했다.

“마조선사께서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라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마음이 부처라고 하리라!”

염관제안은 이 말을 전해듣고 탄식하며 말했다.

“깊은 산 속의 매실이 훌륭하게 익었구나. 그대들은 가서 잘 익은 매실을 마음대로 따 먹을지니라.”

그후 이삼 년이 지나지 않아서 대매법상의 작은 오두막에는 수백명의 수행자가 찾아와 도를 묻고 참선하게 되었다. 그리고 삼십년간의 은둔으로 말을 잊어버린 대매스님도 다시 예전과 같이 말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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