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습니까!”

깨진 찻잔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꾀보 동자’로 인기 있는 잇큐(一休, 1394~1481)는 어려서부터 매우 영특했다.

잇큐가 아직 어렸을 때 그만 스승 가소오선사가 보물처럼 아끼는 찻잔을깨트리고 말았다.

잇큐는 외출에서 돌아오는 스승을 정중하게 맞은 뒤 깨진 찻잔을 등뒤에 감추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스님, 왜 사람들은 죽어야만 하는 것일까요?”

스승은 어린 잇큐의 질문이 기특하여 잇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죽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니라. 사람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것은 반드시 죽을 때가 있는 법이지.”

잇큐는 스승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깨진 찻잔을 내보이며 말했다.

“스승님, 그러면 이 찻잔도 죽을 때가 되었나 봅니다.”

가소오는 화를 내지도 못하고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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