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수라사의 전생을 지켜본 산신

미녀 수라사의 전생을 지켜본 산신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급고독 장자의 여종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그녀는 마침 어떤 축일을 당해 한 떼의 여종들과 함께 유원지로 가려고 그 여주인 푼나락카나디비에게 장식품을 빌려 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그 여주인은 만금의 가치가 있는 그의 장식품을 그녀에게 빌려주어 보냈다.

그녀는 그것으로 장식하고 다른 여종들과 함께 유원지로 출발했다.

때에 도적 한 사람이 그녀의 장식품에 욕심을 일으켜 그녀를 죽이고 그것을 빼앗으려고 그녀와 이야기하면서 유원지로 가서, 그녀에게 생선과 고기와 술 등을 주었다.

그녀는 이 사내는 반드시 어떤 번뇌를 일으켜

「이런 것을 준다.」

생각하고 유원지에서 즐거이 논 뒤에 조금 쉬려고 다른 여종들이 모두 누워 있는 동안에 혼자 일어나 그에게로 갔다. 그녀는

「여기서는 비밀한 일을 할 수 없다. 이 사내는 반드시 나를 죽이고 이 장식품을 빼앗으려는 것이다.

좋다. 이 녀석에게 본때를 보여 주리라.」

생각하고 그에게

『나는 소주를 마셨기 때문에 몹시 갈증이 납니다. 무엇이나 마실 것을 먹여 주십시오.』

하고 어떤 우물로 그를 데리고 가서

『여기 이 물을 떠 주십시오.』

하며 두레박과 그 줄을 그에게 주었다. 그는 두레박을 우물에 내렸다.

그리고 그가 엎드려 물을 뜨고 있을 때 그 힘센 여종은 두 팔로 뒤에서 떠밀어 그를 우물에 처넣었다.

그것만으로는 죽지 않으리라 하여 큰 벽돌을 던져 머리를 때렸다.

그는 거기서 그만 죽고 말았다.

그녀는 성내로 돌아와 그 여주인에게 장식품을 돌리면서

「나는 오늘 이 장식품 때문에 죽을 뻔했다.」

하고 그 있었던 사실을 모두 이야기 하였다. 그 여주인은 또 그것을 급고독 장자에게 이야기하였다.

장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그 사실을 아뢰니 부처님은

「장자여, 그 여종이 기지가 있는 것은 지금만이 아니요, 전생에도 그러했다.」

하고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수라사라는 성내 제일의 미인이 있었다.

그녀는 5백인의 하녀들에게 둘러싸이어 천금을 걸고 밤을 무사히 지낸다는 것이다.

마침 그 때 그 성내에 또 사투카라는 유명한 도적이 있었다.

그는 코끼리와 같은 힘으로 밤이 되면 장자들 집에 마구 들어가 마음대로 약탈하고 있었다.

성내 사람들은 모여 왕에게 그 사실을 아뢰었다.

왕은 성을 수호하는 사람을 불러와

「여기 저기 군사들을 세우고 그 도적을 잡아 목을 베어 버리라.」

고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도적을 잡아 뒷짐 지어 결박하고 네거리마당에서 채찍으로 때리면서 사형장(死刑場)으로 끌고 갔다.

도적이 용하게 잡혔다 하면서 온 성내는 들끓었다.

그 때에 수라사는 창 곁에 서서 거리를 바라보다가 그 도적을 보고 마음이 크게 흔들려

「만일 내가 저 힘센 사람을 풀어 놓을 수 있다면, 나는 이 더러운 생활을 그만 두고 저 사람과 부부가 되어 살 수 있겠는데‥‥‥」

하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 성을 수호하는 사람에게 천금을 주고 그를 풀어놓게 하여 그와 서로 존경하면서 부부 생활을 하고 있었다.

4개월이 지난 뒤에 도적은 혼자 생각하였다.

「나는 이런 곳에는 살 수 없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이 수라사의 장식품은 10만냥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여자를 죽이고 저것을 가져가리라.」

그리하여 어느 날 그는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여보, 나는 지난번에 왕의 앞으로 끌려가다가 어떤 산꼭대기의 목신(木神)에게 공양하기로 약속한 일이 있소. 그 공양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그 목신은 나를 나무랄 것이오. 나는 가서 공양하려 하오.」

「좋습니다. 모든 준비는 내가 하겠습니다.」

「아니, 준비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같이 몸을 장식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직접 가서 공양해야 하오.」

「여보시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십시다.」

그리하여 그는 그녀를 데리고 그 산기슭까지 갔을 때 말하였다.

「여보, 많은 사람 앞에서 저 신님이 공양받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오.

우리 둘이만 올라가서 공양을 올립시다.」

그녀가 승낙하자 그는 공양거리를 그녀에게 들리고 자기는 다섯 가지 무기로 무장한 위에 산꼭대기로 올라가 사람의 키보다 백곱절이나 되는 벼랑을 의지해 나 있는 어떤 나무 밑에 공양거리를 놓고는

「보라, 사실 나는 공양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나는 너를 죽이고 그 장식품을 가지려고 여기 온 것이다. 너는 그 장식품을 다 벗겨 웃옷에 싸라.」

고 하였다.

「여보 나를 왜 죽이려는 것입니까.」

「그 보물 때문이다.」

「여보시오. 당신은 내가 쏟은 내 정성과 공덕을 생각해주십시오. 나는 당신이 묶이어 끌려갈 때에 어느 부자집 아들을 바꿔쳐, 그 막대한 돈을 주고 당신을 구해 드렸습니다.

나는 날마다 천금을 주는 사내가 있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구명주(救命主)입니다.

부디 나를 죽이지는 말아 주십시오.

나는 많은 돈을 당신에게 바치겠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호소하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이것은 황금 목걸이 이것은 진주

이것은 유리 그리고 또 많이 있다

이 모두 다 가지고 당신은 행복하라

그리고 나는 종 되는 것 허락하라.」

그 때 상투카는 제 마음을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그러면 다 벗겨라 아름다운 사람아

너무 많다 하여 슬퍼하지 말아라

아무리 생각해도 죽이지 않고는

그 보물 얻을 방법 없나니.」

이 말을 듣자 수라사 머리에는 갑자기 방편의 지혜가 떠올랐다.

「이 사내는 나를 살려두지 않을 모양이다.

내가 먼저 방편으로 이 사내를 벼랑에 떨어뜨려 이 세상을 하직하게 하리라.」

생각하고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기억이 생긴 이후로

내 지각이 생긴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당신 이외에

더 사랑스러운 이 알지 못하네.

이리 오시오 서로 힘껏 안아 보자

그리고 우요(右繞)의 예(禮)를 행하자

지금부터 다시는 당신과 나

서로 만나볼 그 기회 없으리니.」

상투카는 그녀의 속마음은 모르고

「자, 그러면 나를 껴안아라.」

하였다. 수라사는 세 번 오른쪽으로 도는 예를 마치고 서로 안았다가 다시

「여보시오, 이보시오. 이번에는 당신 몸전후 좌후의 사면(四面)에 마지막 작별인사를 드리지요.」

하면서 그 밤중에 머리를 대어 정례를 마치고 다시 뒤로 돌아가 예를 하는 듯 꾸미면서 코끼리처럼 센 힘으로 거꾸로 내던졌다.

그는 거기서 산산조각이 나 죽고 말았다.

그것을 보고 산꼭대기에 있던 신(神)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진실로 그 어떠한 경우에나

다만 남자만 현명한 것 아니다

어떤 때에는 저 여자도

여기저기서 더욱 현명한 것을

진실로 그 어떠한 경우에나

다만 남자만 현명한 것 아니다

어떤 때에는 저 여자도

그보다 빨리 그 이익 알아채네.

실로 보다 빠르게 보다 잽싸게

그 곁에서 깊이 생각하다가

당긴 활로 그 사슴 죽이는 것처럼

수라사는 상투가를 죽여버렸네.

만일 누구나 거기서 일어나는

그 일의 의미를 빨리 알지 못하면

어리석은 저 도적 벼랑에서 죽듯

그들도 마침내 죽고 말 것을.

그러나 누구든지 거기서 일어나는

그 일의 의미를 잘 빨리 깨달으면

수라사가 상투카를 벗어난 것처럼

그 어떤 장애도 풀 수 있으리.」

이렇게 수라사는 그 도적을 죽이고 산에서 내려왔다.

사람들은 그 도적은 어디 갔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수라사는 그것만은 묻지 말아 달라 하면서 수레를 타고 성내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그 두 사람은 지금의 저 두 사람이요, 그 신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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