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선병비요법(治禪病秘要法) 02. 하권

치선병비요법(治禪病秘要法) 02. 하권

1. 음악 좋아함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4부 대중으로서 온갖 음악을 즐기어 풍류에 만족할 줄을 모르면, 그로 인해 바람난 것이 방종한 말[馬]과 같고, 또 가을 개나 이니리(伊尼利) 사슴처럼 탐혹(耽惑)하고 어리석으며, 그 마음은 아교와 같이 어디에나 달라붙는다. 이렇게 되면 제어할 수 없으니,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먼저 견줄 수 없이 단정한 어떤 천녀(天女)가 두 손에 저절로 생겨난 온갖 악기를 가지고 만 가지의 소리를 내고 있고, 수행자가 그것을 보았다고 하자. 그런데 그는 그 천녀가 다른 여자보다 백억만 배나 더 아름답다고 보고, 그 하늘 음악 소리는 아름다워서 세상에 비할 것이 없을 정도라고 듣는다. 그는 이러한 미혹과 집착을 인하여 색(色)을 보고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 때는 그 여자를 다음과 같이 관하게 한다. 즉 6정(情)과 모든 감관이 일으킨 경계가 수식관의 힘으로 말미암아 그 여인의 사랑스러운 눈에서는 여섯 마리의 독사가 나와 귀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모양이 솔개같이 생긴 두 마리 벌레가 아주 사나운 소리를 지르며 그 여자의 머리를 쪼개고 골을 꺼내어 다투어 먹는 것을 보고, 다른 네 개의 감관은 고양이 쥐 개 늑대 등이 다투어 먹는 것을 본다. 그로 인해 일체 여자들에게는 36물(物)1)과 더러운오로(惡露)2)와 자궁(子宮)의 회충이 여자의 장신구가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또 그 여자가 잡고 있는 온갖 악기는 마치 똥 속의 벌레들이 꾸물거려 늑대의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며, 요괴스러운 말은 나찰들의 울음소리와 같아 들을 수가 없음을 보게 된다. 그로 인해 그는 그것을 떠나 지혜로운 사람에게로 가서 전에 지은 악업을 말하고 성심으로 참회해야 한다. 그러면 지혜로운 사람은 그에게 무상관(無常觀)을 가르쳐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음악을 다스리는 법을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 노래와 범패(梵唄)와 게송 좋아함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수행자로서 즐겨 게송을 짓고 아름다운 소리로 찬탄하는 것은, 마치 바람이 사라나무[娑羅樹] 잎을 움직여 부드럽고 맑은 소리를 낼 때, 그 소리가 범음(梵音)과 같아서 남의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에 맞는 글을 지어 남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는 그 음향으로 말미암아 뽐내고 교만해져서 마음이 어지러운 풀처럼 번뇌의 바람을 따라 어디로 가나 쉬지 않으며, 교만의 당기를 세우고 스스로 교만의 북을 두드리면서 온갖 혈맥을 희롱한다. 그로 인해 발광함이 마치 어리석은 원숭이가 꽃과 열매를 딸 때에 잠시도 그 마음이 쉬지 않는 것과 같다. 그가 수식관을 하지 못하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먼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7보로 된 높은 당기가 하나 있고, 그 당기 끝에는 백옥 같은 몸을 가진 건달바가 있다. 그가 몸을 흔들면서 게송으로 찬탄할 때, 그 몸의 털구멍에서는 큰 연꽃이 나오고, 그 연꽃 위에서 백천 비구가 만 가지의 소리를 내는데, 그것은 건달바 자신보다 백천만 배나 더 훌륭하다.

그로 인해 차츰 그의 교만이 식어지면, 지혜로운 사람은 다시 수행자로 하여금 당기 끝을 자세히 관하게 한다. 그리하여 그는 당기 끝의 파리 거울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보게 된다. 즉 비구들이 자신의 소리를 믿고 교만하여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이는 나찰로 변하여 아주 사나운 소리를 내는데, 불이 그 입에서 나온다. 또 어떤 야차들은 사방에서 모여 와 그의 혀를 빼고 심장을 취하여 당기 끝에 놓으니, 심장이 떨면서 울부짖고 외치는 것이 술취한 코끼리의 울부짖음 같고, 혹 작은 소리를 내면 비사사 귀신의 읊조림 같다.

그로 인해 다시 아름다운 음성들을 들어도, 그 사람이 내는 소리는 마치 자기 부모를 무도하게 꾸짖는 것과 같이 들린다. 그러므로 그는 그것을 싫어해 귀로는 듣기를 좋아하지 않고, 마음으로는 거기에서 떠날 생각을 낸다. 그 때 지혜로운 사람은 그에게 8고(苦)를 관하게 하는데, 그것은 8고관(苦觀)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노래와 범패와 게송과 찬탄하는 것을 다스리는 법을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 수대가 왕성함을 다스림으로 인하여 낫게 하는 법3)

“또 사리불이여, 만일 4부 대중으로 수(水)삼매에 들었을 때, 온몸에서 물이 나와 몸과 마음을 보지 못하는 것이 마치 큰 바다 속에 있는 것과 같고, 선정에서 나올 때, 음식이 맛나지 않고 심장이 뜨겁지 않음4)을 근심하고, 물맥이 더욱 움직여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가는 것을 근심하게 되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비구가 금시조(金翅鳥)를 타고 큰 바다 가운데서 두려움 없이 놀고 있으면, 용과 나찰들이모두 놀라 달아난다. 그 새가 용을 잡아먹기 때문에 용은 두려워 바닷물을 모두 빨아들이고 네 마리 뱀으로 변한다. 금시조왕이 이 네 마리 뱀을 입에 물고 있지만, 금시조를 타고 있는 비구는 그 위에 앉아서 물을 찾아도 얻지 못한다.

금시조왕이 눈에서 불을 내어 뱀을 태우니, 뱀들은 놀라고 두려워 마치 요술 인형이 나타나지 않고 숨는 것처럼 비구의 몸으로 들어간다. 그는 이 바닷물을 머금은 뱀이 몸에 숨어 있으므로 선정에서 나와 물이 내려가는 것을 끊는 세간의 약을 먹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또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즉 두 개의 불구슬[火珠]이 있는데, 하나는 위장의 관(管)에 있어서 혈맥을 따뜻하게 하고, 하나는 항문에 있고, 그 모양은 뜨거운 돌과 같다.

그는 또 생각한다. 즉 울다가(鬱多伽)라고 하는 설산(雪山)의 신이 있는데, 키는 6길이요, 희기는 구슬이나 눈 같다. 이 신이 사가나가(娑呵那伽)라는 향기로운 약을 가져다가 수행자에게 준다. 그러면 그는 이 약을 먹고, 먼저 위없는 보리심을 낸다. 한 번만 먹으면 404가지의 병이 죽을 때까지 생기지 않거늘, 하물며 물이 내려가는 것쯤이겠는가.

만일 그 신을 빨리 오게 하려면, 깨끗하게 목욕하고 오신채(五辛菜)를 먹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고, 고요한 곳에서 일심으로 숨길을 세면서 그 신의 이름을 부르고 그 신의 형상을 생각한다. 이렇게 하기를 하루에서 이레에 이르면, 그 설산의 큰 신은 열두 명의 백광신(白光神)과 함께 수행자의 앞에 와 설법한 뒤에 이 약을 주고, 다시 12문(門)의 선정을 가르친다. 그 신들은 다 5지(地)의 큰 보살들이다.

그러므로 병이 있는 사람은 먼저 저 울다라가신을 생각하고, 다음에는 용건신(勇健神) 강력신(强力神) 웅맹신(雄猛神) 지행신(智行神) 자재신(自在神) 선비신(善臂神) 구마라신(鳩滅神) 난승신(難勝神) 백광명신(白光明神) 백광명왕신(白光明王神) 약왕신(藥王神) 등 12백광신을 생각하고, 그들을 본 뒤에는 그 낱낱 신에게 각각 다른 법문을 물어야 한다.

그 신들은 먼저 수행자에게 미륵보살을 보게 하고, 미륵보살이 계시는 곳에서는 문수사리 등 일체 보살과 시방 부처님을 보게 한다. 만일 이 수행자가 전생에도 4중금(重禁)을 범하지 않았고 현세에서도 4중금을 깨뜨리지 않았다면, 그가 신들을 볼 때에 곧 도의 자취를 보게 된다. 그런데 만일 그가 계율을 범하였다면, 그 신들은 그에게 참회하도록 하되 천 날을 채운 뒤에라야, 그는 미륵보살과 문수사리 등 모든 대사들을 보게 되고, 그 다음에 도의 자취를 얻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수행자로서 물이 밑으로 내려감으로 말미암아 404병이 날 때 그것을 다스리려면, 빨리 이 사가나가 등의 약을 먹고 병을 제거해 근심이 없고 업장의 바다를 말려야 빨리 도의 자취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잘 받들어 지니어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 화대로 인하여 머리 아프고 눈 아프고 귀먹는 것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행자가 화(火)삼매에 들 때에는 뼈마디마다 불꽃이 일고, 대장 소장 등에 한꺼번에 불이 일어나 움직이는 화맥(火脈)을 태운다. 그리고 그 화삼매에서 나올 때에는 머리가 조금 아프고 모든 맥이 옴츠러들며, 눈이 붉고 귀가 먹는다. 이로 인해 병이 생기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먼저 한 유리 항아리에 온갖 빛깔의 물을 담고 거기에 여러 보배 꽃이 피어나면, 그 꽃마다 다 백천의 화신불과 화보살이 모두 백호의 광명을 놓아 모든 불빛을 비추고, 그 불빛은 금용(金龍)으로 변하게 된다.

수행자는 그것을 보고 나서 곧 기뻐하며, 항아리는 불 밑에 있고 꽃받침은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뒤에 부처님께 나아가 손으로 항아리를 꽉 잡으면 손이 시원해진다. 그 때문에 온몸을 항아리 곁에 두고, 부처님께 예배한다.

그러면 그는 곧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곧 화신불이 눈썹 사이의 광명을 놓고 감로(甘露)를 내려 모든 뼈마디에 뿌리면 물방울이 떨어진 곳은 유리로 변하고, 그로 인해 대장에 감로가 쏟아지고 소장에 감로가 가득 차면 불빛이 차츰 사라지면서 온갖 보배 꽃을 낸다. 그 꽃에는 광명이 있고, 그 빛깔은 붉고 희다.

그리고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즉 마혜수라(摩首羅)가 금빛 소를 타고 보배 병의 물을 가지고 수행자의 앞에 와서 물 가운데 있는 파독(破毒)이라는 약을 수행자에게 먹도록 한다. 다시 전다라마니(旃陀羅摩尼)라는 구슬 한 개를 그 정수리에 놓고 온갖 약을 흘려 내어 귀와 눈과 코에 쏟는데, 단 한 번만 그것을 보면 그 병은 곧 낫는다.

마혜수라는 큰 보살로서 항시 수릉엄삼매에 유희한다. 그 때 눈썹 사이에서 큰 광명을 놓아 불상과 500신선들을 변화로 만들어 부처님을 모시고, 행자를 위해서는 감로문으로 병을 다스리는 법을 설명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잘 받들어 지니고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 지삼매(地三昧)에 들었을 적에 불상사(不祥事)를 보고 놀라고 실심하는 것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행자가 지(地)삼매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것을 보게 된다.

즉 사방에 검은 산이 있고 산의 바위들을 보면, 그 장엄한 산들 사이에 한량없고 끝없는 구반다(鳩槃茶)들이 흙더미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는 추악한 형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구반다 몸의 각 기관 끝에는 또 다섯 개의 산이 있는데, 야차(夜叉)들이 앞다투면서 와서 그 산들을 취하면, 구반다들은 몹시 아프고 놀라 아주 사나운 소리를 지르면서 그 수행자에게로 온다.

그는 또 머리털을 흩트린 온갖 귀신들이 그 끝에 산이 있는 큰 쇠망치를 들고 수행자에게로 오는 것을 본다.

그는 또 야차들이 산을 메고 일어나 춤을 출 때, 나찰들은 나무를 들고 야 차에게로 가서 성을 내며 야차들과 싸우고, 비사차(毘舍遮) 귀신은 머리에 검은 산을 이고 입에는 죽은 호랑이를 물고 있는 것을 본다. 수행자는 그것을 보고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고 놀라 두려워진다.

그 때문에 나찰들은 더욱 사납게 야차와 싸우는데 나찰이 이기고 야차의 머리를 베며, 비사차는 그 손발로 영락(瓔珞)을 삼는다. 그리고 구반다는 야차의 몸으로 꽃다발을 삼고, 북을 치고 춤을 추면서 앞으로 나아가니, 그의 어금니는 위로 나와 칼나무의 가지와 같고 눈[眼] 속에는 우박이 내리고 벼락불이 일어난다.

그러나 야차가 다시 이기면 나찰을 붙잡아 그 낯가죽을 벗기고 그 여근(女根)을 도려내어 가지며, 구반다의 몸과 비사차의 손발로 꽃다발을 만들고 귀와 목을 꿴다. 그리고서 북을 치고 춤을 추면서 앞으로 나아갈 때, 몸을 흔들고 크게 외치며 아주 사나운 소리를 내니 매우 두렵다.

그는 또 해(海)의 신(神)을 낳은 어머니 비모루지(毘牟樓至)가 바닷물에 번듯이 누웠는데, 머리는 1,000개이고 손발은 각각 2,000개로서 몸을 어루만지며 사방을 향해 그 여근(女根)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본다. 그것은 높고 험해 매우 두려워 마치 산에 피를 바른 것 같고, 그 사나운 털 모양은 칼로 된 나무와 같다.

그 가운데 나무가 하나 났는데, 칼산의 숲과 같다. 백천의 한량없는 나귀의 귀에 소의 머리며, 사자의 입에 말의 다리며, 이리의 꼬리에 구반다의 몸을 가진 온갖 귀신들이 거기서 나온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은 것이 거기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 즉 머리는 백천 개요 길이는 수십 유순이 되는 큰 용이 거기서 나온다. 또 어떤 귀신은 온갖 짐승 같은데, 모양은 사자 같고 다리는 만 개로서 비늘 사이에는 무수한 백천 독사를 가진 것이 거기서 나온다. 또 그 형상이 장대하여 10억 유순이 되는 아귀가 독을 토하고 불을 뿜으면서 여러 산을 메고 거기서 나온다. 또 천 마리 이리가 꼬리는 다 붙었는데 몸은 각각이며 이빨은 뾰족한 돌같이 생긴 것이 거기서 나온다. 또 천 마리 호랑이가 꼬리에도 머리가 있고 몸뚱이는 함께 쓰면서 모로 다니는 것이 거기서 나온다. 또 용녀(龍女)가 영락으로 장엄하여 사람의 눈을 끄는 것이 거기서 나온다. 그리고 야차가 살쾡이 고양이 다람쥐 원숭이 늑대 여우 나쁜 귀신 일체 나쁜 짐승 등을 잡아먹으면서 거기서 나온다.

아비지옥 옥초산(沃焦山)의 신 18지옥의 신 9억의 우두아방(牛頭阿傍) 80억의 아귀 천억의 변소 벌레 500의 회충 등 이런 갖가지 비참한 광경이 있고, 모진 귀신들은 칼산을 가지기도 하고 칼나무를 잡기도 하여 수미산을 흔들고 혹은 철위산(鐵圍山) 유건타산(由乾陀山) 등을 흔들기도 한다.

수행자는 또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즉 자기 몸이 대지에 꽉 찼는데, 336개의 마디는 다 높은 산과 같아 무색계에 이른다. 배꼽에서는 물이 나오는데, 네 마리의 큰 독사가 그 물 속에서 유희하면서 입 안에서 불을 내면, 열 명의 사나운 나찰이 그 불 속으로 달아나면서 귀와 항문에서 바람을 내어 여러 산들을 흔든다. 그러면 일체 귀신들이 모두 와서 눈을 부릅뜨고 뼈마디를 쪼갠다. 수행자는 이 때문에 두려워 발광을 하게 된다. 만일 이것을 보면,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다.

먼저 한 개의 해를 생각한다. 즉 해 천자와 함께 4보로 된 궁전을 타고 백천의 풍악을 지으면서 흑산(黑山) 위에서 흑산을 밝게 비추어 차츰 밝게 한다.

이 한 개의 해의 생각을 성취하고 나면, 다시 두 개의 해를 생각한다. 또 그 자신의 백골을 관해야 한다. 즉 336개의 뼈마디가 설산(雪山)처럼 흰 데, 해가 그 설산을 비춘다. 그는 다시 생각한다. 즉 정수리에 있는 달 천자가 4보로 된 궁전에서 백천의 권속을 거느리고, 달 구슬을 들어 그의 머리 위에 놓는다.

이 생각을 성취하고는 또 생각한다. 즉 셋째 산 위에도 이와 같은 한 개의 해가 있다. 이 해를 보고 나서 다시 설산처럼 흰 정수리 뼈를 생각하며, 다시 이 산에 있는 한 개의 달을 생각하여 달을 본다. 그리고 나서 다시 넷째 산 위에 있는 한 개의 해가 이 흑산을 비추는 것을 생각한다.

그 해를 보고는 그 자신을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즉 336개의 뼈마디에 있는 백골의 산들이 모두 네 모서리가 서로 마주 대하고 있고, 낱낱 모서리[角]에는 한 개의 달의 광명이 있으며, 달 천자는 손에 두 개의 구슬을 들고 양쪽을 향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뼈마디의 모서리와 모서리 사이에 마음을 쏟고, 열 번의 드나는 숨길 동안 분명히 관하고, 또 낱낱 뼈에서 7보 구슬과 같이 밝고 깨끗해 사랑스러운 28개의 별을 관한다.

이 생각을 성취한 뒤에 다시 생각한다. 즉 한 마리 금시조가 머리에 마니주를 이고 네 마리의 뱀과 여섯 마리의 용을 치면, 뱀이 놀라고 용은 달아나며 여러 산의 귀신들은 한꺼번에 놀라 형상이 모두 검은 빛깔이 된다. 이것은 다 전생에 계율을 깨뜨린 과보이다. 그러므로 부지런히 참회하고 계율을 깨끗이 하여야 한다. 계율이 깨끗하면 해와 달의 광명은 갑절로 밝게 빛날 것이다.

만일 마음에 악을 생각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여 돌길라를 범하면, 마니주에는 검은 흙비가 내리고 해와 달은 티끌을 뒤집어쓰며 별들은 운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수라왕의 999개의 손과 천 개의 머리가 한꺼번에 나타나 해와 달과 별들을 가려, 해와 달 등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이것을 타락이라고 한다. 이는 나쁜 마음의 칼과 나쁜 입의 불로 계율을 깨뜨린 도적에게 겁탈을 당했기 때문이다.

만일 이 훌륭한 감로의 약을 먹고자 하면, 먼저 깨끗한 계율과 온갖 위의를 지니고 나쁜 업장의 죄를 참회해야 한다. 그리고 또 마음과 뜻을 거두어 한 곳에 단정히 앉아 숨길을 세고 기운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처럼 336개의 뼈마디를 관하고 낱낱 뼈마디의 모서리와 모서리가 서로 향하도록 하면, 별과 달 등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되어 마음이 다시 밝고 지혜로워진다. 그러면 낱낱 뼈마디 사이에서 달빛은 옷과 같고 별빛은 실가닥과 같아 서로 돕고 어울려 있음을 볼 것이다.

또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즉 네 개의 해가 나와 4해(海)의 물이 3분의 2가 줄어들고, 다섯 개의 해가 나와 수미산이 다 녹고 큰 바다가 다 마르며, 여섯 개의 해가 나와 이 산들이 차츰 다 녹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곱 개의 해가 나와 대지가 모두 타면 나찰들은 날아올라 공중에 머무르고, 욕계에 가면 불당기[火幢]가 그 뒤를 따르며, 다시 색계로 가면 불도 따라서 떨어지며, 무색계로 가려고 하면 손발이 타고 오그라들어 불무더기 속에 떨어져 그 무서운 부르짖는 소리가 대지를 흔든다.[이 삼매에 들 때에는 대지가 차츰 흔들려수레바퀴처럼 돈다]
그 때는 빨리 마음을 거두어 잡고 336개의 뼈마디를 생각하면, 그는 금강산과 같아서 그 형상이 수미산보다 더 사랑스러우며, 땅 물 불 바람 등도 움직일 수 없다. 그리하여 오직 네 마리 뱀이 마니주를 물고, 뼈산 사이에 있는 것만을 본다.

그 때는 먼저 불상을 생각하고 또 금강 끝을 보면, 금강 당기 끝에는 마니로 된 거울이 있는데, 과거의 7불(佛)의 그림자가 그 거울 속에 나타난다. 그리고 또 비바시불(毘婆尸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시기불(尸棄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제사불(提舍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구루손불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가나함모니불(迦那含牟尼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가섭불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석가모니불의 눈썹 사이의 백호를 자세히 관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는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즉 그 7불(佛) 눈썹 사이의 백호는 파리빛으로서, 그 물이 매우 맑고 시원하여 모든 뼈마디 사이를 씻는다. 그러므로 336개의 뼈마디는 백호의 물에 씻겨 매우 하얗고 빛깔은 깨끗하고 묘하여 파리 거울과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그는 다시 다섯 개의 금강 바퀴가 7보로 된 당기 끝에 있다가 그 밑으로 나와 공중에서 돌면서 4제(諦)를 말하는 것을 본다. 그가 이것을 보면서도 일심으로 그 자신의 백골의 산을 관하면, 그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초롱의 물을 그 정수리에 쏟고, 다른 여섯 부처님께서도 그렇게 하시는 것을 본다.”

그 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법자(法子)여, 너는 자세히 관하라.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등은 괴롭고 공이며 무상하고 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공(空) 무상(無相) 무작(無作) 무원(無願) 등을 널리 말씀하시고, 또 몸은 비고 고요하며, 4대에는 주인이 없으며, 5음(陰)에는 집이 없어 끝내 적멸하여 허공과 같다고 말씀하신다.

그로 인해 그는 곧 세간(世間)이 무상(無常)하여 무너지는 것임을 깨우치고, 4진제(眞諦)를 관하여 숨길이 다섯 번 드나드는 동안에 20억의 불타는 번뇌를 부수어 수다원(須陀洹)이 되고, 숨길이 열 번 드나드는 동안에 모든 탐욕의 물결을 벗어나 사다함(斯陀含)이 되며, 숨길이 열 번 드나드는 동안에 온갖 둔한 번뇌와 욕계의 번뇌와 온갖 번뇌의 근본을 끊어 욕계에 돌아오지 않고 아나함(阿那含)이 된다.

그리고 또 숨결이 열 번 드나드는 동안에 공한 법에 유희하면서 마음에 걸림이 없고, 34심(心)의 상응에 머물러 10근본번뇌를 벗어나 멸하거나 부서지지 않고 98번뇌의 산을 부순다. 그러면 크게 용맹스런 장군인 지혜 광명법의 당기가 시방에서 오고, 금강보좌(金剛寶座)는 밑에서 나와 서로 부딪치면서 공법을 연설한다. 다섯 개의 금강 바퀴는 왼쪽 무릎 끝에 머물러 저절로 9무애(無碍)와 8해탈법을 연설하고, 그리고 과거의 성문들이 다 비유리 삼매에 들어 그 앞에 서면, 석가모니불은 금강비정경계(金剛譬定境界)의 뜻을 자세히 말씀하신다.

이에 그가 고요한 상태에서 그 몸과 마음을 보지 못한 채 금강삼매에 들었다가 금강삼매에서 일어나면, 결사(結使)의 산이 무너지고, 번뇌의 뿌리는 끊어지며, 무명(無明)의 강은 마르고 노사(老死)의 원수는 없어진다. 그리하여 생(生)이 아주 다하고 범행은 완성되었으므로, 마치 순금을 제련한 것 같아 어떤 욕심도 받지 않고 할 일을 다 마치게 된다. 이를 큰 아라한이라고 한다.

위없는 보리에 뜻을 둔 사람이 처음에 7불(佛)의 백호 광명을 보면, 낱낱 부처의 백호 광명은 열 갈래로 나뉘어 열 개의 보배 꽃이 되고, 보배 나무와 보배 누대가 공중에 줄을 짓는다. 이 때에 시방 부처도 광명의 물을 쏟아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의 모든 뼈마디 사이를 씻는다.

낱낱 부처는 그 백호 광명 속에서 열여덟 가지의 자심법문(慈心法門)을 말하고, 또 열여덟 가지의 대비(大悲)법문, 열여덟 가지의 대희(大喜)법문, 열여덟 가지의 대사(大捨)법문 등을 말한다. 차츰 더 가르쳐 4무량심(無量心)을 닦게 하고, 4무량심이 갖추어지면 열 가지의 명심(明心)을 말하고, 명심이 갖추어지면 색(色)이 곧 공(空)이며, 색이 멸하여 공이 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며, 공을 관하면 보살 6법을 가르친다.

그는 6법을 행하고 나서는 6념(念)을 수행하여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생각하며, 부처님의 법신을 생각한 뒤에는 회향(廻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회향이 이루어지면 4홍서원을 세워 중생을 버리지 않고, 4홍서원이 이루어지면 보살의 계율을 갖추고, 보살의 계율이 이루어지면 상사단바라밀(相似檀波羅蜜)을 배워 닦고, 단바라밀(檀波羅蜜)이 이루어지면 상사십바라밀(相似十波羅蜜)을 배워 닦으며,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안팎의 공(空)을 관한다.

그리하여 그는 백천의 한량없는 부처가 그의 정수리에 물을 쏟고 비단으로 머리를 매고는 공한 법[空法]을 설하는 것을 눈앞에서 본다. 그는 공으로 마음을 깨치고는 보살의 지위에 들어간다. 이것을 성지(性地)라고 하는데 보살의 최초의 경계이다.[이 법에서 흔히 증상만(增上慢)을 내는데, 이것이 보리심의 첫 경계의 모양임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을 지삼매에서 증상만을 다스려서 무명의 근본인 3독(毒)의 두려움을 없애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대는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 풍대(風大)를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수행자가 풍(風)삼매에 들어가면, 자기 몸의 아홉 구멍 속이 마치 큰 골짜기와 같아서 오색 바람을 내는 것을 스스로 본다. 또 자기 자신의 336개의 뼈마디가 설산처럼 희며 마디마다 바람이 온갖 알길지(吉支)[알길지는 기시귀(起尸鬼)이다.]를 내고, 그들이 손에 쇠망치를 들고 천 개의 해골바가지로 영락을 만들고 용과 귀신 등 98가지 종류와 함께 수행자에게로 오는 것을 본다. 수행자는 그것을 보고 놀라 털이 곤두서고 그로 인해 발광하거나 혹은 백라병(百癩病)이 생기기도 하는데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다. 먼저 설산(雪山) 향산(香山) 등에있는 4대선인(大仙人)이 다 큰 보살이라고 관하는 것이다.

즉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그 선인들은 몸은 황금빛이며 키는 16길이다. 한 손에는 꽃을 들고 한 손에는 금강 바퀴를 잡고 입에는 향기로운 약을 물고, 수행자를 보호하여 바람이 일지 못하게 한다. 선인이 꽃을 갖고 물에 주문을 외우면 용이 나와 그 바람을 다 빨아먹고 몸이 팽창되어 땅에 누워 자면서 끝내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 용이 마치 파초처럼, 가죽과 가죽이 서로 맞싸고 있어서 숨을 쉬지 못한다고 관해야 한다.”

그 때 부처님께서 주문을 외우셨다.

나모빌다 나모달다 나모싱가 나모마하리사비아라아 아돌다달다 사만다
南無佛陀 南無達摩 南無僧伽 南無摩訶梨師毘闍羅闍 藹咄陀達陀 娑滿馱
발아라시 다라구다서다 자리자리 마하차리우마리 우마륵시 싣
跋闍羅翅矢馳反 陀邏崛 誓 遮利遮利 摩訶遮利吁摩利 吁摩勒翅矢馳反 悉
담비염비 아염비리구국국시 살바다라시시 아산 디마구리
耽 閻鞞 阿閻 利究匊匊翅矢馳反 薩婆陀羅尼翅矢馳反 阿扇叔看反 提摩俱梨
응예우미우마우마우마바화가
應詣吁彌吁彌吁摩吁摩婆禍呵

그 때 부처님께서 이 주문을 외우시고,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신령스런 주문은 과거의 한량없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으로서, 나도 지금 이 주문을 말하고, 미래의 미륵과 현겁(賢劫)의 보살들도 말할 것이다. 이 신주의 공덕은 자재천(自在天)과 같아 후세 500년 동안 온갖 나쁜 비구들의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4대(大)의 증감을 잘 조화시키고 다스리며, 또 마음속의 404가지 병과 404맥을 일으키는 경계와 98번뇌의 욕심 종자를 다스리고, 또 업장과 계율을 범하는 온갖 악을 모두 다스려 남음이 없게 한다.

이것을 72가지의 병과 근심을 잘 다스리는 다라니라고도 하고, 또 5음과 무명의 근본을 뽑아내는 다라니라고도 하며, 또 눈앞에서 모든 부처님과 성문들이 참 법을 말하여 갖가지 번뇌를 부수는 것을 봄이라고도 한다.”

그 때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의 성품은 의지하는 곳이 없고
공(空)을 관하여도 또한 그러하니
만일 4대를 잘 관찰하면
그 번뇌 때문에 죽지 않으리.

약을 먹고 선정을 닦고
또 이 다라니를 외우며
일심으로 모든 부처님 생각하면
번뇌는 영원히 일어나지 않으리.

번뇌의 바다가 길이 마르고
은애의 강물이 또 끊어지면
모든 욕심이 의지할 곳이 없어지나니
스스로 이것을 해탈이라고 말하리.

근심이 없어 마음은 편안하고
여섯 가지의 신통에 놀면
또한 이 다라니로써
다른 사람을 가르쳐 주어라.

그 때 부처님께서 이 게송으로 말씀하시고,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알아야 한다. 내가 열반한 뒤에 오는 세상에, 만일 어떤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가 이 매우 깊고 요긴한 깨끗한 계법과 선정을 닦을 때 나타나는 모든 병과 약과 이 광명왕의 훌륭한 당기의 다라니를 듣는다고 하자.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한 부처나 둘 셋 넷 다섯 부처에게서만 선근을 심은 것이 아니라, 한량없는 백천 부처에게서 오랫동안 세 가지 보리심을 닦아 익혔기 때문에 지금6)의 이 매우 깊고 비밀한 법을 듣고 그 말대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그대는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은 최후의 몸으로 급히 흐르는 물처럼 빨리 4사문과(沙門果)와 보살행을 얻을 것이다.”

또 그대는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은 최후의 몸으로 급히 흐르는 물처럼 빨리 4사문과(沙門果)와 보살행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500부처님 제자들은 갑절이나 분발하여 6신통을 갖추었고, 사위성 안의 1,000수다라로서 전생에 선정을 닦다가 발광한 사람은 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수다원이 되었으며, 80억의 천자들은 4대의 병을 다스려 몸과 마음에 근심이 없어지고 곧 위없는 도의 마음을 내어 하늘 꽃을 두루 내려 부처님과 대중 위에 뿌렸다.

그 때 그 모임에 있는 하늘과 용 등 8부 대중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같은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신 것은 실로 이 미치고 나쁜 삿된 소견을 가진 이와 나찰의 행을 하는 사람의 병을 다스려 그 본심을 얻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마치 좋은 꽃당기처럼 매우 좋습니다. 장하십니다. 세존께서는 저 우담바라꽃이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는 것과 같습니다.”

그 때 모임의 대중들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일종왕(日種王)의 태자이시고
감자족(甘蔗族)의 후예이시며
성광월(星光月)의 외손(外孫)이시고
마야부인의 아드님이시다.

나시자 곧 일곱 걸음 걸으실 때
발로 밟으면 대천세계 흔들렸고
시방의 신들 모두 응하며
아름다운 상서는 32상이시네.

침을 뱉듯이 나라 버리고
필발라(畢癖) 나무 밑에 앉으시다.

금강의 훌륭한 도량에서
만억의 악마들 항복받으셨네.

보리의 도를 이루게 되어
깨끗한 얼굴은 보름달 같고
마음의 번뇌도 아주 없어졌나니
우리는 지금 일심으로 예배하네.

석씨(釋氏) 중에서 가장 훌륭하시고
훌륭한 자비를 갖춘 이로서
능히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생사의 고통에서 길이 벗어나게 하시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4부 대중의 이 게송을 들으시고 나서 다시 은근히 금빛 손을 펴시어 사리불과 아난의 머리를 어루만지시고 이 일을 부촉하셨다.

그 때 사리불과 아난 등 다른 대중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 처음 좌선을 배우는 이로서 귀신이 들려 갖가지로 불안하여 안정을 얻지 못하는 것을 다스리는 법[아난 존자의 물음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의 나리루(那利樓) 귀신이 사는 곳에 계셨다. 그곳은 말리(末利) 부인이 지은 강당으로, 나순유(羅旬踰) 등 1천 장자의 아들이 처음으로 집을 나와 존자 아난 가섭 사리불 등을 청하여 화상으로 삼은 곳이다.

가섭이 가르치는 1천 비구들은 고요한 곳에서 수식관을 닦다가 마귀에게 붙들려서, 한 귀신이 얼굴은 비파와 같고 눈은 네 개요, 입은 두 개인데 온 얼굴에서 빛을 놓고, 손으로 양 겨드랑이 밑과 몸의 각 부분을 치면서 입으로 “부척부척(埠惕埠惕)” 하며 외치는 것을 보았다. 그 빛은 마치 빙글빙글 도는 불 바퀴와 같고 번갯불을 잡는 것과 같아서 일어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수행자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였다. 이것을 본 사람은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은 다음과 같다. 이 수행자는 자신에게 그 부척(埠惕) 귀신이 올 때에 일심으로 눈을 감고 가만히 이렇게 꾸짖는다.

“나는 지금 너를 안다. 너는 이 염부제 안에서 불을 먹고 향내를 맡는 투랍길지(偸臘吉支) 귀신이다. 너는 그릇된 소견으로 계율 종자를 깨뜨리기를 좋아하지만, 나는 계율을 지키므로 끝내 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만일 수행자가 출가자라면 계율의 차례를 외우고, 재가자라면 3귀의(歸依) 5계(戒) 8계 등을 외워야 한다. 그러면 그 귀신은 엉금엉금 기면서 물러간다.

그 때 아난은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장자의 아들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에 따라 부척 귀신을 다스려 온갖 악을 면하고 마귀의 결박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후세 비구로서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천 년이 지난 후,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에게 고요한 곳에서 수식관으로 안반선정을 생각하도록 할 때에,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귀신들이 도로 어지럽히기 위하여 검거나 혹은 붉은 쥐 모양으로 변하여 수행자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수행자의 다리 두 손 두 귀 등을 긁으며 어디든지 다 가고, 혹은 새소리를 내며 혹은 귀신의 읊조리는 소리를 내고 혹은 소곤거리며, 혹은 여우 도깨비가 신부(新婦) 모양이 되어 그 몸을 장식하고 수행자를 안마하거나 몸을 간지르면서 비법(非法)을 말하며, 혹은 개로 화해 짬 없이 울부짖고, 혹은 부엉이와 솔개 등 온갖 새가 되어 갖가지 소리를 내되 재재거리거나 크게 외쳐 그 소리가 평상시 같지 않으며, 혹은 어린애가 되어 백천 가지 짓을 하되 십십오오나 혹은 일이삼 등 갖가지 소리를 내면서 수행자에게로 가며, 혹은 등에 파리 벼룩 뱀 살무사 등이 되어 귓속으로 들어가서는 벌이 우는 듯하고, 혹은 눈에 들어가서는 낙사(酪沙)가 솟는 듯하며, 혹은 마음을 건드려 갖가지 어지러운 짓을 합니다.

이로 인해 발광하여 고요한 곳을 버리고 방종하게 놀면, 그것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너에게 말하리라. 만일 4부 대중으로서 이 귀신을 걱정하는 이가 있으면, 너는 그에게 그 귀신을 다스리는 법을 말해 주어라.

이 부척 귀신에게는 63가지의 이름이 있다. 즉 과거 구나함모니불 때에 어떤 비구가 거의 수다원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그릇된 생활로 인해 스님의 배척을 받고 화가 나 목숨을 마칠 때까지 스스로 귀신이 되리라고 맹세하였다. 그리고는 지금껏 4부 대중을 괴롭히는데, 그 수명은 1겁으로서 그 1겁이 다하면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너희들은 지금 그 이름을 알고, 일심으로 기억하여 그것에게 어지럽힘을 당하지 말라.”

그리고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척부척은 사나운 야차로서 몽귀(夢鬼)라고도 한다. 꿈에 이것을 보면, 곧 정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부척이 왔구나. 나는 과거의 나쁜 인연으로, 이 계율을 깨뜨리는 도적인 사나운 귀신을 만난 것이다. 나는 지금 마음을 채찍질하고 온갖 감정을 속박하거나 방일하지 않게 하리라’ 하고 참회해야 한다.

이 귀신은 허공에 있을 때는 허공귀(虛空鬼)라고 하고, 평상의 침구에 있을 때는 복행귀(復行鬼)라고 한다. 또 세 가지 이름이 있으니, 심색가복구나구니지례부(心索迦伏丘那丘泥脂隷覆) 취부취(覆) 아마륵가사화하(阿摩勒迦沙禍訶)이다.

그리고 또 방도귀(方道鬼) 이매귀(魑魅鬼) 망량귀(魍魎鬼) 손릉귀(飡濃鬼) 식타귀(食唾鬼) 수신귀(水神鬼) 화신귀(火神鬼) 산신귀(山神鬼) 원림신귀(園林神鬼) 부녀귀(婦女鬼) 남자귀(男子鬼) 동남귀(童男鬼) 동녀귀(童女鬼) 찰리귀(刹利鬼) 바라문귀(婆羅門鬼) 비사귀(毘舍鬼) 수타라귀(首陀羅鬼) 보행귀(步行鬼) 도행귀(倒行鬼) 기승귀(騎乘鬼) 여이귀(驢耳鬼) 호두귀(虎頭鬼) 묘자성귀(猫子聲鬼) 구합귀(鳩鴿鬼) 차휴성귀(車鵂聲鬼) 토교조귀(土鵁鳥鬼) 각치조귀(角鵄鳥鬼) 등이다.

혹은 변화로 된 8부 귀신 허모귀(虛耗鬼) 팔각귀(八角鬼) 백서귀(白鼠鬼) 연화색귀(蓮華色鬼) 호매귀(狐魅鬼) 귀매귀(鬼魅鬼) 백충정매귀(白蟲精魅鬼) 사악(四惡) 비사차귀 구반다귀 등 이런 추악한 귀신 63가지의 귀신들이 있다.

만일 이런 귀신이 난동할 때에는 숨길을 세면서 아주 고요히 해야 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과거의 7불(佛)을 생각하며 그 부처님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나무비바시불 시기불 제사불 구루손불 가나함모니불 가섭불 석가모니불’이라고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고는, 일체음성(一切音聲)의 다라니를 기억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곧 주문을 외우셨다.

아미아미가리사산디리복기누시투뎨타 투뎨타마하가루니기미다라
阿彌阿彌迦梨奢酸地利腹棄翅偸涕他 偸涕他摩訶迦樓尼迦彌多羅
모디사다
菩提薩
“가령 어떤 사람이 마음이 산란하여 부척 귀신에게 미혹되어 혹 갖가지 허깨비의 경계를 짓는 경우에, 그가 이 다라니와 7불의 이름과 미륵보살을 외워 지니고 일심으로 숨길을 세면서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100번 외우면, 이 악귀들은 모두 항복하고 마침내 도를 수행하는 4부 대중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몸 입 뜻 등을 깨끗이 하고 앞에서 다룬 악귀를 물리치는 법을 잘 지니고, 4부 제자들을 분발시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삼매에 들게 하라. 그리고 이것을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지 않도록 하라.”

그 때 존자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또 아난이여, 만일 수행자가 앉아 있을 때, 두 귀를 앓거나 온 뼈마디가 아프거나 두 손바닥이 가렵거나 두 발 밑이 아프거나, 심장 밑이 움직이거나 목덜미가 땅기거나 눈이 아찔하며, 앉은 곳의 꽁무니에 귀신이 와서 속삭이거나, 혹은 향과 꽃을 흩으면서 갖가지 요괴를 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것을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약왕(藥王) 약상(藥上) 두 보살이 손에 금병을 들고 그 물을 쏟는 것을 관한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관한다. 즉 설산(雪山)의 신이 흰 꽃 한 가지를 들고 와서 행자의 정수리 위를 덮으면, 흰빛이 흘러들어 털구멍을 적시어 온몸이 부드러워지면서 더 이상 다른 현상이 없다.

그런 후에 그는 사바 동자가 선인(仙人)꽃을 가지고 와서 수행자에게 흩뿌리면, 낱낱 꽃 사이에서 온갖 묘한 약이 내려와 털구멍을 적시는 것을 본다. 그러면 꽁무니의 가려움증 등 갖가지 고통을 주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던 귀신들은 아주 사라지고, 약왕 약상 두 보살은 그를 위해 평등한 대승법을 말해 준다. 그리고 향산과 설산의 모든 신왕들과 사바 동자도 또한 그 근기를 따라 갖가지 12법문과 선정의 병에 따른 약과 처방과 주술(呪術) 등을 말해 준다.

그로 인해 그는 존자 빈두로와 모든 나한과 500명의 사미와 순타바 등이 모두 한꺼번에 수행자에게로 와서, 여러 성문들은 갖가지 병을 다스리는 법을 말하고, 어떤 나한은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 이 비구를 가르치고는 그 정수리를 도려내어 차츰 비게 하고, 온몸이 다 비면 거기에 기름을 쏟는 것을 본다. 또 범천이 금빛 약을 가지고 와서 그 몸에 가득 채우고 의왕(醫王) 보살이 갖가지 법을 말하는 것을 본다.

성문에 뜻을 둔 사람은 빈두로의 말을 따라 수다원이 되고, 대승에 뜻을 둔 사람은 약왕 약상 두 보살의 말을 따라 곧 제불현전(諸佛現前)삼매를 얻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가 열반한 뒤에 4부 제자들로서 좌선하려는 이는 먼저 고요한 곳에서 이레 동안 단정하게 앉은 뒤에 이레 동안 수식관을 닦는다. 그리고 다시 병들을 제거하는 이 약을 먹고는 소리를 제거하고 귀신을 없앤 뒤에, 마음을고요히 하고 뜻을 지키어 마음과 몸을 닦고 4대를 조화시키되 때를 잃지 않게 하며, 한마음과 한뜻으로 가벼운 계율과 위의를 범하지 말고, 지니고 있는 계율은 눈을 보호하듯 해야 한다.

이는 마치 중병을 앓는 사람이 좋은 의사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처럼, 수행자도 그와 같이 가르침을 따라 더욱 분발하여 물러나지 않으며,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성현의 말을 따라야 한다. 이것을 병을 다스리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을 먹음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말을 잘 받들어 지녀 부디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때 존자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후서(後序)

하서왕(河西王)의 사촌동생이자 우바새(優婆塞)로서 대저거안양(大沮渠安陽) 제후는, 우전국(于闐國) 구마제대사(衢摩帝大寺)의 아련야(阿練若)에 머물고 계신 천축(天竺)의 비구(比丘)이자, 대승사문(大乘沙門)인 불타사나(佛陀斯那)를 뵈었다. 불타사나란 사람은 특별히 빼어난 천재로서, 그 나라의 독보적 존재이다. 입으로 5천의 게송(偈頌)을 외웠을 뿐 아니라, 겸하여 선법(禪法)도 밝혔다. 불교와 그 밖의 전적(典籍)을 종합적으로 널리 연마하였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사람 가운데 사자(獅子)로서 으뜸이다”고 하였다. 저거(沮渠)가 친히 앞에 나아가 받들어 법을 들었는데, 불타사나는 이 경을 기억하고 암송(暗誦)하여 막힘이 없었다. 효건(孝建) 2년(455) 9월 8일, 죽원정사(竹園精舍)에서 이 경을 쓰기 시작하여 그 달 25일에 이르러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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