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안사 암소고개에서 사라진 철불
통일신라시대에 도선국사가 지금의 대적광전에 봉안된 철조불상을 철원 수정산의 안양사에 모시기 위해 승려들과 함께 불상을 이운하던 중이었다.
당시 철조불상을 실은 암소를 위해 먼 길을 재촉하면서도 안양사를 향한 지름길을 찾던 중, 현재의 도피안사 절터인 철원읍 화지리 암소고개 마루에 도착하게 되었다.
해는 벌써 서산에 걸려 길을 찾지 못하고 승려들과 암소 역시 지쳐 있던 중이라 고갯마루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희한하게도 암소 등에 실렸던 불상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국사를 비롯하여 승려들은 몹시 당황하여 철불을 찾아 헤맸으나 불상은 보이지 않고 행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낙담하여 돌아온 후 한 스님이 지금의 동송읍 관우리의 도피안사 터에 이르렀는데, 그 불상이 이곳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이에 도선국사는 이곳에 도피안사를 창건하고 이 절을 800의 비보사찰(裨補寺刹) 중 하나로 삼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철원읍에 전해오는 마을전설로 철조불상의 신이와 영험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비보사찰로서 도피안사의 진산인 화개산이 물에 떠있는 연약한 연꽃의 모습이기에, 석탑과 철불로 산세의 약점을 보호하고 국가의 안위와 외세의 침략을 대비코자 한 도피안사의 창건설화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