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신앙의 발로
문수보살은 그 본 이름이 문수사리(文殊師利)이다. 이 이름은 범어 이름을 그대로 음역한 것이며, 그 뜻은 묘길상(竗吉祥), 또는 묘덕(妙德) 그리고 묘음(妙音)이라 번역하기도 한다. 문수보살의 이름이 지닌 이 같은 뜻은 모두가 문수보살의 위신력을 나타내고 있다. 즉, 문수보살은 모든 중생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셈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길상(祥)을 준다.
그것은 또 문수보살의 깊고도 오묘한 덕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중생 누구에게나 전해지는 오묘한 법음이 보살에게 있기 때문이다.
아직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중생만이 아니라 모든 보살과 부처님들에게도 그러한 문수보살의 위신력은 미친다. 방발경(放鉢經)에 의하면 부처님께서는
「지금 내가 부처를 얻어 32상과 80종 호가 있고 위신이 존귀하여 시방의 일체 중생을 제도함은 모두가 문수사리의 은혜이다. 본래 그는 나의 스승이다.
과거의 수 많은 모든 부처도 모두가 이 문수사리의 제자이다. 앞으로 올 부처도 그 위신력이 미치는 바이다. 비유하면 세간의 어린이에게 부모가 있듯이 문수는 불도에 있어서 부모이다.」
고 말씀하심으로써, 문수보살의 위신력이 흡사 부모가 자식에게 그 선한 힘을 미치듯이 중생은 물론보살과 부처에게까지 미침을 역력히 밝히셨다.
그러면 문수보살의 위대한 신력은 어디서 왔는가. 그것은 크나큰 원력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보적경(寶積經)에 의하면 이 보살은 헤아릴 수 없이 먼 과거세로부터 18대 서원을 발하여 불국을 엄정케 하였다고 했으며, 또 문수사리보살불찰공덕장엄경(文殊師利菩薩佛刹功德壯嚴經)에서도 그와 갈은 문수보살의 대원이 구체적으로 말씀 되고 있다.
문수보살은 그러한 원력 탓으로 무수한 겁전(劫煎)으로부터 평등세계 용종상불(平等世界 龍種上佛)이 되었고 정지존왕불(浮智尊王佛)이 되었으며 공적세계 대신불(空寂世界 大身佛)이 되었고 무애세계 승선불(無礙世界 升仙佛)이 되었으며 상희세계 환희장마니보적불(常喜世界 歡喜藏摩尼寶積佛)도 되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 부처 몸을 버리고 인도의 바라나 촌에 사는 범덕 바카문의 집에 4월 4일 탄생하였고, 당시의 95인의 바라문 논사를 절복하였으며, 석가모니 부처님을 왼쪽에서 모시면서 지혜의 방편을 나누어 석가모니 부처님의 성불과 중생제도를 돕고 있다.
이것은 앞에서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문수보살이 모든 부처님의 어버이임을 말해 준다.
대품반야경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왼쪽에 서서 상징하는 지혜, 즉 반야는 부처님의 어머니」
라고 했다. 따라서 이 경은 문수보살과 반야바라밀을 동격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성불을 도운 문수보살은 또 먼 훗날 인연에 따라
「문수보살의 대원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공덕이 쌓여 모든 번뇌의 티끌을 떠난 청정한 세계를 두루 보시는 부처님」(여원원만적집난진청세계보견불.如願圓滿積集難塵淸世界普見佛)이 된다고 하였다.
구역의 화엄경에 의하면
「문수보살은 보견불(普見佛)이 되시기까지 중국의 청량산에 머물면서 교화를 펴신다.」
고 하였다. 즉
「동북방에 보살이 사는 곳이 있는데 청량산이라고 이름 한다. 과거의 여러 보살이 항상 이 곳에 살았고, 지금 그 곳에 보살이 있는데 문수라고 이름 한다.
일만의 보살이 따라 사는데 그들을 위하여 항상 설법을 한다.」
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대산, 지리산 등이 문수의 도량으로 이해되고 있다. 옛부터 수 많은 구도자들은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설법을 듣기 위해 이 도량을 찾았고 그 때마다 여러 가지 영험을 얻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