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의 등에 화살이 꽂히다

보살의 등에 화살이 꽂히다

당나라 안문태수(雁門太守) 이정(李靖)이 서울에 있을 때에는 스님네를 공경하더니, 뒤에 어떤 스님이 계행을 어기는 것을 보고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불교를 없애려 하였다.

그래서 대주자사(代州刺使)가 되어 절을 모두 철폐하였고, 오대산 중대에서 말을 달려 사냥하다가 어떤 스님이 여자와 한 곳에서 목욕함을 보고 매우 분노하여 활을 쏘아 맞추었다.

그러고 바라보니 그 스님은 한 어깨를 벗어 드러내고 동남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곧 말을 몰아 따라갔으나 몇 걸음 앞섰는데 붙잡을 수가 없었다.

진용원(眞容院)까지 따라가서 보니, 문수와 보현 두 보살 등상에 화살이 꽂혀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정은 눈물을 흘려 참회하고 물러갔다.

<문수성행록>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