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원생수경(佛說園生樹經)

불설원생수경(佛說園生樹經)

서천(西天) 역경삼장(譯經三藏) 조봉대부(朝奉大夫) 시홍려경(試鴻臚卿)
전법대사(傳法大師) 신(臣) 시호(施護)가 어명을 받들어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필추(苾芻)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저 33천에는 원생(園生)이라는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다. 그 나무의 서린 뿌리는 5유순에 미치고 높이는 백 유순이며, 그 가지와 잎사귀는 50 유순을 덮는다.

그곳의 천자(天子)들이 때를 따라 그 나무 밑에서 놀면, 그 나무는 곧 반노발라사(半努癖舍)를 낸다. 여러 천자들은 그것을 보고는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그 뒤에 오래지 않아 그 나무는 다시 시라나발라사(尸囉拏癖舍)를 낸다. 천자들은 때를 따라 거기 가서 놀다가 그것을 보고는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또 그 뒤에 오래지 않아 그 나무는 다시 보망(寶網)을 내어 그들 위를 덮어 장엄한다. 천자들은 때를 따라 그 나무 밑에 놀다가 그것을 보고는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또 그 뒤에 오래지 않아 그 나무는 차라가(叉囉迦)를 낸다. 천자들은 때를 따라 그 나무 밑에서 놀다가 그것을 보고는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또 그 뒤에 오래지 않아 그 나무는 구침마라가(俱砧滅迦)를 낸다. 천자들은 때를 따라 그 나무 밑에서 놀다가 그것을 보고는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또 그 뒤에 오래지 않아 그 나무는 가가사(迦迦寫)를 낸다. 천자들은 때를 따라 거기 나가 놀다가 그것을 보고는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 한다.

또 그 뒤에 오래지 않아 그 원생수는 온 나무에 꽃을 피우는데 그 꽃은 청정하며 기이한 향기는 너무도 묘하다. 살랑바람이 불면 그 향기는 50유순에 풍기며 큰 바람이 불면 백 유순에 가득 차고, 다시 뛰어나고 묘한 광명이 있어 80유순을 비춘다. 그 나무에 꽃이 피면 천자들은 그 나무에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전보다 몇 갑절이나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여름 넉 달 동안 그 나무 밑에서 지내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느니라.”

부처님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그 원생이라는 나무에는 그런 일이 있어 묘한 꽃과 기이한 향기를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기느니라. 여러 성문들도 또한 마찬가지다.

그 나무가 처음으로 반노발라사를 내는 때는, 성문들이 처음으로 신심을 내어 집을 떠나 도(道)로 향하는 때와 같으니라.

다음에 그 나무가 시라나발라사를 내는 때는, 성문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성문의 모양을 갖추는 때와 같으니라.

다음에 그 나무가 보망을 내는 때는, 성문이 온갖 탐욕을 싫어해 떠나고 선하지 않은 법을 버리며 갖가지 생각과 분별을 떠나 번뇌를 떠나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선정인 초선(初禪)을 얻는 때와 같으니라.

다음에 그 나무가 차라가를 내는 때는, 바로 성문들이 훌륭하고 고요한 겉모습에 속마음은 고요히 머물러 온갖 생각을 떠나고 안정된 마음과 한결같은 생각으로 선정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선정인 제2선을 얻는 때와 같으니라.

다음에 그 나무가 구침마라가를 내는 때는, 성문들이 온갖 기쁨[喜]과 탐애[愛]를 떠나고 몸이 가뿐하게 되어 기쁘고 매우 즐거우며, 기쁨을 떠난 묘한 즐거움의 선정인 제3선을 얻는 때와 같으니라.

다음에 그 나무가 가가사를 내는 때는, 성문들이 일체의 근심ㆍ괴로움ㆍ기쁨ㆍ즐거움을 버리고 평등한 마음에 머물러 평등한 생각이 청정한 선정인 제4선을 얻는 때와 같으니라.

다음에 그 나무가 묘한 꽃을 피우고 기이한 향기가 두루 퍼져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때는, 성문들이 온갖 번뇌가 이미 다하여 번뇌가 늘어나지 않고 무학과(無學果:아라한과)를 증득하여 후생의 몸을 받지 않게 되어, 사람과 하늘의 우러름과 큰 공양을 받는 때와 같다. 저 꽃이 피는 것과 같다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저 33천의 여러 천자들은 모두 뛰어나고 묘한 모습에 갖가지로 아름답게 장식하고, 선법당(善法堂)에 모여 제석천주(帝釋天主)를 에워싸고 그 묘한 설법을 듣는다.

너희 비구들이 모두 도를 깨달아 청정하고 원만하며, 범행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사람들의 공경을 받으며, 부처를 에워싸고 묘한 설법을 듣는 것처럼, 저 도리천 대중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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