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탄품(歎品)

27. 탄품(歎品)

이에 총교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거룩한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세웅(世雄)께서는 이제 이 맑고도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잘 결정하여 말씀하셨나이다. 그 한량없는 문자를 널리 펼치시고 실로 받아 지니기 어려운 한량없는 이치에 들어가며 심오하고 미묘한 12연기를 깨달음은 부지런히 배운 이가 아니면 또한 어려운 것이므로, 이 두 가지 행은 부처님 말씀대로 따를 자가 없겠습니다. 또 이 6정(情)이란, 본래 없애기 어려운 것이어서 집착에 빠지기 쉽고 추측하여 알 수 없는 것인바, 이는 저열한 성문과 연각의 처지로선 불가능한 일이겠습니다.

더욱이 보살이 인(印)을 행하는 일체의 법은 법계에 비추어 볼 때에 마치 허공처럼 평등하여 아무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전연 집착이 없는 한편, 모든 희망까지도 다 초월하여 중생의 행을 분별하고 일체 보응(報應)의 인연을 깨닫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지혜바라밀을 선포하며, 훌륭한 방편을 널리 닦아 청정한 장구(章句)를 받들고, 신통을 얻어 평등한 행을 이룩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하나의 문(門)에 들어가 차별을 두지 않습니다. 몇몇을 위한 것이 아니라 허공처럼 평등하여 짝할 이가 없으며, 평등한 바 없이 평등합니다.

그리고 모든 부처님의 평등은 두 가지 일을 여의었으므로 적멸(寂滅)을 수행하여 문자를 버리고 이치에 따라 분별하여 이해시키며 그 음향(音響)을 펼치되 이치에 얻는 것이 없고, 3보를 받들고 3해탈문을 강설하며 3계를 제도하는 동시에 세 가지 신통을 환히 통달하여 자재롭게 일으킵니다. 또 그 비유의 선정으로 모든 부처님의 법을 건립(建立)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일으켜 일체의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모든 부처님의 찬탄을 받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족성자·족성녀가 이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을 믿고 이와 같이 설해진 도(道)의 이치와 한량없는 지혜에 대하여 믿고 기뻐하며 더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얻고자 발심하기에 이르며 올바른 법을 보호하고 또 이러한 경전의 법을 듣고서 자신이 받들어 지니고 읽고 외우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충분히 널리 설하여 끝없는 복을 얻는다면, 이것이 곧 여래의 은혜를 보답하는 하나의 효순(孝順)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족성자여. 너의 말과 같노라. 만일 어떤 족성자·족성녀가 시방의 모든 불국토 안에 가득한 7보를 여래·지진·등정각께 받들어 보시한다고 하자. 그러나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지니고서 부지런히 읽어 외워 대중들에게 충분히 강설하고 선전하는 한편, 정성껏 정진하여 이 바른 경전을 받들어 행함으로써 3보의 교훈을 끊지 않는다면 이 사람의 공덕이 앞서 보시하는 사람에 비하면 한량없이 뛰어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다시 게송을 읊어 칭찬하셨다.

내가 부처의 눈으로써
모든 불국토를 보건대
그 누군가 자금(紫金)을 쌓아서
여래께 공양할지라도
그가 얻는 복덕은 오히려 적지만

만약 이 경전 듣고서
그의 법기(法器)에 따라
공덕을 두루 넓히거나
심오하고도 미묘한 이치를
갖추어 받아 읽어 외운다면
이 공덕이 가장 뛰어나니라.





가장 수승하신 부처님도
항상 이 법에 머물러
법대로 몸을 길렀을 뿐
의복이나 음식에 따르지 않나니

그러므로 이 법을 받들어
3보를 끊지 않는다면
이것이 곧 부처님의 은혜를 보답하는
하나의 효순(孝順)이 되리라.

그 때 세존께서 모임의 대중과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능히 이 과거·미래·현재 모든 부처님의 그 더없는 바르고 참된 도법(道法)을 맡아서 보호하겠으며, 또 내가 멸도한 뒤 다섯 가지 혼탁하고도 시끄러운 세간에서 이 경전을 널리 유포하여 그 바른 법을 오래 지속하게 하겠느냐?”

때마침 그 모임에 있던 6만억해의 보살들이 한꺼번에 소리치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저희들은 다 함께
세존의 분부를 받들어
여래를 맡아 보호하고
무수한 억백천 나유타에
더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모아
후세에 널리 유포하겠습니다.





다시 큰 성인께선
위신과 은덕을 더하시어
이 경전을 말세에까지
두루 유포하게 하시며

중생으로 하여금 다 명령을 받들어
공덕의 뿌리를 심게 하고
이미 공덕 쌓은 자는
이 경전의 법을 듣게 하소서.

때에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칭찬하셨다.

정각의 말씀은 지성이어서
진리의 법에 머물며
성실한 말씀을 세우기 위해
이 경전에 수순하며

그 다함 없고도 끝없는
자비한 마음에서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까닭에
이 경전을 건립(建立)하며

공덕의 품을 성취하여
모든 성인의 지혜에 뛰어나고
널리 모든 행에 들어가기 위해
이 경전을 건립하며

모든 마군을 항복 받고
이학(異學)을 다 소화하고
삿된 소견을 파괴하기 위해
이 경전을 건립하며

사천왕·제석천과 범왕
천·용·건달바로 하여금
다 보시하게 하기 위해
이 경전을 건립하네.





땅의 신과 허공의 하늘은
모든 사소한 하늘까지도
부처님의 명호 보고는
이 경전을 받들어야 하며

네 가지 범행(梵行) 닦고
네 가지 진리로 장엄하여
모든 처소를 보호하기 위해선
이 경전을 건립해야 하나니
저 빛깔도 형상도 없는 허공을
빛깔 있게 할 수는 있을지라도
부처님께서 건립하시는 경전은
아무도 움직일 수 없으리라.

때에 사천왕이 한 목소리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저희들 이 경전에 수순하여
부처님의 위덕을 보호하되
자손과 권속들에까지 명령하여
다 함께 받들어 모시겠으며

누구든지 이 진리의 가르침을
받아 지녀 정근한다면
저희들 또한 그를 섬기기를
사면에서 둘러싸고 보호하리이다.

때에 제석천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저희들도 부처님 은혜 갚기 위해
도사의 법을 보호하겠으니
이 신묘(神妙)한 법을
행하는 자는 성불하게 되리이다.





저희는 모든 부처님 위해
정성껏 경전을 보호하겠으니
이같이 경전을 길러서
언제나 법을 받들어 지니리이다.

때에 범삼발천왕(梵三鉢天王)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모든 승(乘)을 초월하려면
누구나 다 이 경전의
심오하고 빼어난 이치에 따라야 하며

범천의 안락을 버리고서
경전 있는 곳으로 나아가야 하므로
마땅히 이 경전 받아 들고는
또 따라서 보호해 지키리이다.

때에 도솔천왕(兜率天王)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그 일생보처(一生補處)는
도솔천으로부터 내려와
마땅히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이 경전을 받들어 지녀야 하므로

저희들도 세존의 분부를 받들기 위해
천상의 안락을 버리고서
남섬부주에 머물러
이 경전의 설법을 들으리이다.

때에 마자(魔子) 도사(道師)가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마군의 죄업을 벗어나
다시는 가르침을 해치지 않으려면
이 경전의 이치를 알아서
받아 지니고 받들어 행해야 하므로

저희들도 이제부터는
여래의 경전을 옹호하되
그 모든 정진을 다하여
두루 구족하게 하리이다.

때에 마왕 파순(波旬)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저도 이제부터 중생들을
다시는 괴롭히지 않고
뭇 더러운 욕심을 털어 없애고는
이 경전을 받아 지니겠으며

이 경전 설하는 자는
어떤 마군도 해치지 못하게 하고
부처님께서 건립하신 경전을
제가 마땅히 옹호해 지키리이다.

때에 수심천자(須深天子)가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바른 도를
이 경전에서 다 연설하게 되므로
이 경전 받드는 것은
바로 모든 부처님 받드는 것이니

저도 이 경전 가지고서
무수한 하늘들에 찬탄하여
그들을 발심하도록 권하고
듣는 자는 이 법을 준수하게 하리이다.

때에 미륵(彌勒)보살 또한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누구나 도를 구하려면
그 마음 얽매이지 않고
모든 법을 옹호하기 위해
스스로 발심하여 보시할 것이므로

저도 도솔천에 나아가
부처님께서 건립하신
이러한 바른 경전을
널리 유포하게 하리이다.

때에 기년(耆年) 대가섭(大迦葉)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저희들은 지혜가 적어서
성문의 법을 설하였으나
이제부터는 온 힘을 다하여
세존의 법을 받들어 지니겠으며

이 경전 받아 지니는 자 있으면
마땅히 가서 모시고는
갖은 변재로써 선전하되
거룩하다고 찬탄하리이다.

때에 사리불(舍利弗)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허공 같다는 그 법을
제가 마땅히 기르기 위해
이 바른 경전을 공경히 받들겠으며

그 어떤 처소에 있더라도
경전 간직하여서
모든 족성자를 위해
길이 후세에까지 머물게 하리이다.

때에 기년(耆年) 대목건련(大目犍連)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지금 현재 세존께서
모든 중생들을 청정케 하심은
이 경전 지니고서
이치를 관찰해 받들어 행하심이니

그러므로 저희들 백천 겁 동안
결코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부처님께 수기를 받은 뒤에
곧 법왕(法王)의 아들이 되리이다.

때에 현자(賢者) 아난(阿難)이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제가 일찍이 부처님 앞에서
무수한 경전을 들어 왔으나
이러한 경전 듣기란
전에 없던 희유한 일입니다.




이제 큰 성인으로부터
친히 이 경전 들었으므로
불도 구하는 자를 위해
마땅히 널리 유포하리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제석·범천·호세(護世) 사천왕과 모든 천자·보살·성문들을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어진 보살들이여, 너희들이 바른 법을 옹호하기 위해 이러한 사자후(獅子吼)를 외치니, 나 이제 은근히 너희 보살들에게 거듭 부탁하노라.

어떤 사람이 대승에 뜻을 두었으나 아직 법인(法忍)을 얻지 못할 때에 만약 이같이 건립한 경전을 만나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워 항상 여래와 직접 서로 보게 된다면 그 사람은 오래지 않아 그 수기를 얻어 더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얻을 것이다. 또 성문승이 부처님에게 이 경전을 받는다면 마땅히 미륵 여래의 첫 번째 법회에 참여할 것이요, 연각승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운다면 내가 멸도한 뒤 비록 듣는 것이 없더라도 연각의 도를 성취하리라.”

부처님께서 총교왕보살이 여쭌 이 경전의 이치를 말씀하실 때에 무수한 사람들이 다 더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고자 발심하였고, 헤아릴 수 없는 보살들은 모두 생사 없는 법의 지혜를 얻었다. 한편으로는 온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동시에 큰 광명이 시방을 두루 비추고 하늘에서는 뭇 꽃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시방에서 모여든 보살들이 부처님을 공양하기 위해 바른 경전을 공경히 받들고 그 모든 보배로 장엄한 높은 자리에 나아와서 보배 꽃을 만들어내고서 함께 큰 소리로 공덕을 널리 외쳤다.

“저희들이 다행하게도 한없는 경사를 얻어 이제 몸소 이곳에 이르러 부처님께 친근하여 이러한 의심 끊는 경전을 들었습니다. 마땅히 석가모니 세존께서는 수명을 오래도록 누려 이 세간에 머물러 주소서. 또 이 경전을 남섬부주에 널리 유포시켜 그 비구·비구니·동남·동녀들 가운데 이러한 경전을 받들어 지니는 자들은 역시 옹호를 받을지며, 그들도 긴 수명을 얻을지이다. 그리하 여 항상 넓은 은혜로 더욱 중생을 이롭게 하고 그 인연으로 모두가 득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