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철시품(徹視品)

18. 철시품(徹視品)

부처님께서는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 지진께서는 세간 범부보다 뛰어난 청정한 하늘 눈[天眼]으로 중생들의 나고 죽음과 미묘하거나 더러운 것과 그 밖의 선악·화복과 얼굴의 보기 좋거나 추한 것과 생활이 편하거나 괴로움을 다 보시고, 그 중생이 일으킨 화복에 따라 보응을 받는 결과와 그의 본말을 사실 그대로 다 아신다. 어떤 사람은 몸의 행과 입의 말씨와 마음의 생각이 나쁘고 독하여 성현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에 떨어져 이 삿된 소견으로 업을 짓다가 수명이 다 되고 몸이 무너지면 나쁜 갈래의 지옥에 떨어져 갖은 고초와 괴로움을 받으며, 또 어떤 사람은 그 몸의 행과 입의 말씨와 마음의 생각이 착하므로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에 따라 곧은 일을 하다가 수명이 다 되고 몸이 흩어지면 곧 쾌락한 세계에 태어남을 다 여실히 보시노라.

여래께서는 거기에서 다시 하늘 눈으로 여러 방면의 불국토가 허공계처럼 평등하여 끝도 가도 없음을 관찰하시고, 법계는 얻을 수 없고 또 집착할 수 없음을 생각하신다. 또한 모든 구적(句跡)을 다 초월하시며, 제각각의 모습을 받은 중생으로서 현재세에 머무는 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마침내 죽어서 다시 태어날 것을 보시는가 하면, 그 여러 불토에 지금 머물고 있는 자에 대해서도 그들이 어디로부터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이루어졌는지를 다 보고, 또 현재의 보살 대중이 여기에서 죽어 어느 곳에 태어날 것인지, 태어나서는 다시 출가하거나 혹은 나무 아래 앉아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성취해 법 바퀴를 굴리다가 그 수명을 버리고 멸도(滅度)에 들어갈 것을 보시며, 성문으로서 해탈하여 멸도할 자와 연각으로서 신족(神足)의 법을 나타내어 중생을 위해 복을 지을 자와 혹 그 형류를 나타내지 않는 중생까지도 다 보신다.

이는 외도와 이학(異學)과 그 밖의 다섯 신통을 갖춘 선인(仙人)의 눈으로도 볼 수 없고, 성문·연각·보살로서도 얻을 수 없지만, 여래 지진께서는 하늘 눈으로 이 모든 종류를 다 보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중생을 보신다는 것은 그 신비한 눈이 수레바퀴처럼 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그 나타나지 않는 중생을 다 보신다는 것이니, 중생계가 이같이 한량없고 넓고도 끝이 없지만, 여래의 하늘 눈이 너무나 뛰어나시기에 그 모든 불토 중생들의 종류와 본말과 근원을 모조리 보시는 것이다. 또 어떤 중생이라도 부처님께서 교화하여 계율에 따르게 할 자라면, 그 사람의 바탕에 따라 불계(佛戒)를 수행시키되 곧 눈앞에 세워두고서 교화하신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그 옆에 있으면서도 보지도 알지도 못하나니, 이것을 여래의 제9의 사업이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또 게송을 읊으셨다.

여래의 하늘 눈은
청정하여 더러움 없이
그 한량없는 겁에 걸쳐
공덕과 위신을 닦으시노라.





그러므로 시방 불토의
모든 중생들 모습과
그들의 흥망 성쇠를
하늘 눈으로 다 보시고

또 그 중생들의
형색(形色)이 있고 없음과
각자 선악의 갈래에 따라
상·하·중간에 태어남을
하늘 눈으로 다 보시고

죽어서 다시 몸을 받아
악행한 자 괴로운 곳에 떨어지고
덕 쌓은 자 안락한 곳 태어남을
가장 수승한 부처님께서는 다 아시며

그 모든 보살 무리들이
일체의 불국토에서
거닐거나 행을 짓고
다시 태어나 출가하거나
혹은 보리수 아래 앉아서
마군의 권속들 항복 받음을
부처님께서는 다 알아 하늘 눈으로 보시네.





부처님께서는 바로 법왕이시므로
가장 바른 깨달음 이룩하시어
모든 하늘·사람 구제하기 위해
언제나 법 바퀴를 굴리시노라.





그러므로 높은 불사 일으키려고
혹 수명을 버리는가 하면
다시 멸도를 나타냄을
부처님께서는 하늘 눈으로 다 보시며

그 도사의 설법 듣고는
생각을 거듭해 수행하고
청정한 업 이룩하기 위해
스스로 치열한 번뇌를 없애거나

경전의 도를 들어서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
이미 저 언덕에 이르게 됨을
가장 수승한 부처님께서는 다 보시네.





그 외도·이학과
성문·연각·보살로서는
끝내 중생계를 볼 수 없지만
여래의 하늘 눈은
청정하여 더러움 없으므로
중생들의 미묘한 몸을 널리 보시고
수레바퀴처럼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하늘·사람들의 모습이나
나타나지 않는 중생의 세밀한 몸까지
부처님께서는 하늘 눈으로 다 보시니

그 생사의 갖가지 종류인
중생계가 이러함에도
하늘·사람의 생각을 다 아심은
불도를 널리 나타내시기 때문이네.





중생의 바탕이 영리하므로
여래의 교화를 받을 자라면
부처님께서는 곧 그를 위해
가장 높은 법을 선설하시지만

다른 사람은 그 옆에 있으면서도
여래의 교화를 보지 못하나니
이것이 바로 도사의 업이고
또 하늘 눈의 세력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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