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장엄법본품(莊嚴法本品)

04. 장엄법본품(莊嚴法本品)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보살들이 다 법을 듣기 위해 이 대회에 모여드는 것을 보셨다. 이들은 모두가 여래의 묘한 법의 창고를 잘 지키는 자이며, 보살들이 행하여야 할 무개 법문을 널리 펼치고 법의 경전을 닦고 갈무리하는 자였다.

다시 무외변(無畏辯)이라는 광명이 있는데 때마침 대인(大人)의 미간에서이 광명을 놓으시니 빛은 여러 보살들을 일곱 겹 돌고 난 뒤 다시 총교왕(總敎王)보살의 몸을 백천 겹 돌고서 곧 총교왕보살의 이마로 들어갔다. 이 광명을 입고 부처님의 위신(威神)을 이어받고 나자 빛은 다시 여러 보살들을 백천 겹 돌고 나서 사자좌를 밝게 비추니, 그 몸의 위의는 여러 보살들보다 몇 배나 더욱 빛나고 거룩하였다.

때에 총교왕보살이 여래의 끝없는 엄숙한 변화를 보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는 세존의 머리 위 허공에서 보배 일산을 만들어 여래를 장엄하였다. 유리 보석으로 기[幢]를 세우니 위로 염천(炎天)에까지 이르렀고, 그 밖의 기괴한 푸른 유리와 빼어나게 미묘한 보석으로 장식하는 한편 진주와 비단으로 깃발을 만들어 드리웠고, 자금(紫金)의 휘장을 둘러 모든 보살 대중들을 덮었으니, 그 일산의 너비와 길이, 크기가 마치 삼천대천세계와 같았다. 이처럼 보배 일산을 만들어 여래에게 받들어 올리니 다시 하늘 꽃이 비처럼 흩뿌려졌고 짐짓 만들어낸 악기들이 저절로 울렸다. 이 때 다시 게송을 읊어 세존을 찬탄하였다.

넓고 두루한 광명 곳곳에 비치어
보는 이마다 기쁜 마음 나타내고
모든 법과 방편에 자재로워
그 부사의한 공덕 거룩하셔라.





큰 성인이 연출하신 광명
그 입 청정하여 변재를 펴시며
백천 겹으로 둘러싼 광명
나의 이마 위에 머물다 사라지네.





다시 그 광명 본래의 뜻대로
변재와 함께 널리 비치니
앞서보다 백천 배나 뛰어난 광명
이 도사의 은혜인 줄 알겠으며

그 높은 몸매와 청정한 마음
보는 이들 기쁨에 겨워 소원을 이룩하니
정각의 한량없는 지혜와 큰 변재
이제 나의 몸에 들어온 줄 알겠습니다.





부처님의 위신은 따르기 어렵고
미천한 자는 기꺼워하지도 못하므로
이제 성인의 뜻 이어받아 법을 물음은
이 중생들을 가엾이 여긴 때문이며

모든 보살의 소행을 닦아서
세간을 평등히 이끌어 가려고
광명의 변천에 따라 법을 물음도
이 중생들을 가엾이 여긴 때문입니다.





한량없는 마군들까지 다 모여 와서
높은 승(乘)과 미묘한 법을 구하려 하니
이 마군들을 잘 바로잡기 위해서
최승의 부처님 지혜에 설법을 청하오니
이제야말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셔서
세존께서 법장(法藏)을 개방하실 때입니다.





이 같은 중생의 더러운 몸으로써
한량없고 밝으신 지혜에 따를 수는 없지만
그 최승의 지혜를 깨달은 사람 중의 높으신 이께
이제 끝없는 방편을 여쭙겠습니다.





세존께선 본래 오랫동안 수학하시어
그 성스러운 지혜 모든 것에 자유로워
이제 높은 법왕이 되었으니
제발 도사의 행을 널리 말씀해 주소서.

총교왕보살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서 다시 말하였다.

“여래의 경계는 불가사의하고, 보살들의 행은 한량이 없습니다. 저와 여기에 모인 대중들은 여래·지진·등정각께서 경법(經法)을 말씀하실 때, 조금도 싫어하거나 지치지 않았고, 중생들을 바라보실 때 가장 훌륭하신 세존께서는 큰 연민의 마음에서 행하심을 보고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거기에 대한 이치를 여쭙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의 장엄은 보살행으로써 스스로를 꾸미되 이치에 걸맞게 한다는 것입니까? 또 어떤 것이 보살의 불가사의한 법의 광명은 어둡고 가려진 걱정을 벗어나되 큰 법문으로 청정하게 한다는 것입니까? 또 어떤 것이 보살은 중생보다 존귀하나 으뜸가는 큰 연민으로 자비를 수행하여 중생을 저버리지 않는 행을 성취한다는 것입니까? 또 어떤 것이 보살이 불보살이 행하는 모든 업을 얻어서 바른 법을 준수하고 번뇌의 법을 지니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까?
장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모든 불보살께서 행하시고 머물러 나아가는 법문을 분별하여 해설해 주소서. 마치 보살이 마군의 무리를 항복 받고 의심의 그물을 제거하여서 여래의 경계에 들어가고 보살의 경지에서 노닐게 되는 것처럼 하시며, 또 모든 중생들의 뜻을 분명히 앎으로써 심행(心行)이 청정하여 불토를 수용하며 마군의 터전을 굴복시키는 한편 여래의 가르침을 따라 어서 모든 법에 빨리 자유를 얻어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게 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는 총교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정사(正士)여. 모든 불보살이 수행해야 할 일을 잘 해결하기 위해 여래에게 이와 같이 물었으니, 그대는 틀림없이 한량없는 여래의 행을 다 얻게 되리라. 족성자여,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를 위해 해설하리라. 그리하여 모든 보살의 행과 보살의 공훈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법에 있어서 빨리 자재로움을 얻게 하리라.”

이에 총교왕보살과 여러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귀를 기울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장엄해야 할 네 가지 일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계율로써 장엄하는 것이니 금계(禁戒)를 헐지 않는 일이요, 둘째는 선정으로써 장엄하는 것이니 뜻이 어지러워진 적이 없는 일이요, 셋째는 지혜로써 장엄하는 것이니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 일이요, 넷째는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것이니 들은 것을 잊지 않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보살이 장엄해야 할 네 가지 일이니라.

보살이 계율로써 장엄하는 것이란 무엇인가 하면, 족성자야, 이른바 한 가지 일이 있으니, 그 한 가지란 항상 중생을 가엾이 여겨 해칠 마음을 품지 않고 나아가서는 모든 중생들의 목숨을 가엾게 여기며 공경하고 사랑하여 그들로 하여금 다 기뻐하게 함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두 가지 일이 있으니, 그 두 가지란, 첫째는 나쁜 갈래를 막고, 둘째는 착한 갈래의 문을 열어 줌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세 가지 일이 있으니, 그 세 가지란, 첫째는 몸의 행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둘째는 입으로 하는 말이 청정하여 말씨가 거칠지 않고, 셋째는 그 마음이 청정하여 조금도 어지럽지 않음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네 가지 일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지원(志願)한 그대로 틀림없이 과(果)를 얻고, 둘째는 서원을 세운 그대로 그 서원을 성취하고, 셋째는 우러르고 좋아하는 그대로 어김없이 그 목적을 이룩하고, 넷째는 계획한 그대로 그 경지에 이름이니, 이것이 바로 네 가지 일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다섯 가지 일이 있으니, 그 다섯 가지란, 첫째는 금계사(禁戒士)와 함께 일념으로 수행하고, 둘째는 지혜를 배워 익히되 조금도 게으르지 않고, 셋째는 부지런히 해탈을 구하되 교만하거나 방자하지 않고, 넷째는 바라밀을 힘써 닦아 쉬지 않고, 다섯째는 더욱더 정진하여 끝없는 멸도(滅度)에 나아감이니, 이것이 바로 다섯 가지 일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여섯 가지 일이 있으니, 그 여섯 가지란, 첫째는 계를 어기지 않으면서 동시에 원한을 갖지도 않고, 둘째는 결함이 없는 동시에 함부로 버리지 않고, 셋째는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훼손되거나 떨어지지 않으며, 넷째는 한결같은 청정한 행을 닦아 아무런 허물이 없고, 다섯째는 법을 두루 듣고 지니되 나쁜욕심에 따르지 않고, 여섯째는 남의 허물을 들어도 헐뜯지 않음이니, 이것이 바로 여섯 가지 일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일곱 가지 일이 있으니, 이 일곱 가지란, 첫째는 계품(戒品)이 청정하고, 둘째는 보시가 청정하고, 셋째는 인욕이 청정하고, 넷째는 정진이 청정하고, 다섯째는 선정이 청정하고, 여섯째는 지혜가 청정하고, 일곱째는 방편이 청정하여 방일하지 않음이니, 이것이 바로 일곱 가지 일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여덟 가지 일이 있으니, 그 여덟 가지란, 첫째는 구족한 자리에 머물고, 둘째는 구경의 경지에 들어가고, 셋째는 모든 준비를 다 갖추고, 넷째는 계율의 성품이 치밀하고, 다섯째는 남에게 침해를 받지 않고서 성취하게 되고, 여섯째는 세간에 출현하시는 부처님을 만나 집착을 없애고, 일곱째는 덮이는 장애가 없이 널리 통달하고, 여덟째는 훌륭한 스승을 따라 구족하게 물음이니, 이것이 바로 여덟 가지 일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아홉 가지 일이 있으니, 그 아홉 가지란, 첫째는 성인의 지혜를 두려워하지 않고, 둘째는 어떤 것을 보아도 마음이 약해지거나 겁먹지 않고, 셋째는 공(空)의 지혜를 분명히 깨닫고, 넷째는 좋은 방편을 분별할 줄 알고, 다섯째는 청량함을 닦아서 끓어오르는 번뇌가 없고, 여섯째는 벌[蜂]이 꽃을 아끼는 것처럼 금계를 옹호하고, 일곱째는 그 마음을 다스려 정욕(情欲)을 없애고, 여덟째는 그 마음이 조화로워 거칠지 않고, 아홉째는 안정되고 올바른 중도의 자리를 얻음이니, 이것이 바로 아홉 가지 일이다.

다시 계율로써 장엄하는 열 가지 일이 있으니, 그 열 가지란, 첫째는 그 몸의 장엄이니 모든 특징을 다 갖추고, 둘째는 그 입의 장엄이니 말과 행동이 서로 부합되고, 셋째는 그 마음의 장엄이니 허물이 없고, 넷째는 국토의 장엄이니 원하는 것을 모두 다 갖추고, 다섯째는 중생을 교화하는 장엄이니 그 뜻과 성품이 청정해지고, 여섯째는 생겨나는 장엄이니 어떤 나쁜 것도 범하지 않고, 일곱째는 보살행의 장엄이니 여래의 행을 배우고, 여덟째는 성인의 지혜의 장엄이니 스스로 훌륭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고, 아홉째는 도량의 장엄이니 뭇 공덕을 권장하고 도우며, 열째는 두려움 없는 힘과 공통되지 않는 법의 장엄이니 계율을 근본으로 삼아 한 번도 금계를 버리지 않음이니, 이것이 바로 계율로써 장엄하는 열 가지 일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보살이 선정으로써 장엄함이란 어떤 것이냐 하면, 이른바 한 가지 일이 있으니, 그 한 가지란 항상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일이다. 다시 선정으로써 장엄하는 두 가지 일이 있으니, 그 두 가지란, 첫째는 위의와 예절을 수행하고, 둘째는 성행(性行)이 정직하여 아첨하거나 꾸밈이 없는 것이다. 다시 선정으로써 장엄하는 세 가지 일이 있으니, 그 세 가지란, 첫째는 아첨하지 않고, 둘째는 뜻이 맑고 온화하며, 셋째는 허위가 없는 것이다. 다시 선정으로써 장엄하는 네 가지 일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인자한 마음을 닦아 남을 괴롭히지 않고, 둘째는 해치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의 허물을 찾아내지 않고, 셋째는 금기(禁忌)를 범하여 온갖 환란을 불러들이지 않고, 넷째는 어리석은 이를 따라 어두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음이니, 이것이 바로 네 가지 일이다.

다시 선정으로써 장엄하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5개(蓋)를 제거하는 일이다. 그 다섯 가지란, 첫째는 탐욕, 둘째는 성냄, 셋째는 수면(睡眠), 넷째는 조희(調戱), 다섯째는 의심을 제거함이다. 다시 선정으로써 장엄하는 여섯 가지가 있으니, 6념(念)이다. 그 여섯 가지란, 첫째는 항상 부처님을 기억하고, 둘째는 항상 경법(經法)을 기억하고, 셋째는 항상 성스러운 승가를 기억하고, 넷째는 항상 금계를 기억하고, 다섯째는 항상 보시를 기억하고, 여섯째는 항상 여러 하늘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다시 선정으로써 장엄하는 일곱 가지가 있으니, 도심(道心)을 버리지 않고 7각지(覺支)를 닦는 것이다. 그 일곱 가지란, 첫째는 생각의 깨달음[念覺意], 둘째는 법의 깨달음[法覺意], 셋째는 기쁨의 깨달음[歎悅覺意], 넷째는 정진의 깨달음[精進覺意], 다섯째는 믿음의 깨달음[信覺意], 여섯째는 선정의 깨달음[定覺意], 일곱째는 보호의 깨달음[護覺意]이다.

다시 선정으로 장엄하는 여덟 가지가 있으니 8정도이다. 그 여덟 가지란,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 둘째는 바른 직업[正命], 셋째는 바른 말씨[正語], 넷째는 바른 업[正業], 다섯째는 바른 생각[正念], 여섯째는 바른 방편[正便], 일곱째는 바른 뜻[正意], 여덟째는 바른 선정[正定]이 그것이다.

다시 선정으로 장엄하는 아홉 가지가 있으니, 보살이 도심(道心)을 버리지않고 항상 머무는 바 없이 큰 연민을 일으키되 그 마음에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 아홉 가지란, 첫째는 애욕을 깨끗이 제거하고 뭇 나쁜 업을 아주 없앰으로써 담박하고도 편안한 생각을 함께 갖추어 제1선을 닦음이요, 둘째는 그 사람이 생각을 고요히 하고 행동을 삼가서 그 마음이 조용하고 오롯해져 생각도 행도 없이 담박하고 편안하게 제2선을 닦음이요, 셋째는 길이 기뻐서 욕심 여의는 행을 관찰하되 언제나 그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하여 마치 성현(聖賢)께서 말씀하시고 관찰한 바와 같이 제3선을 닦음이요, 넷째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끊되 옛날의 근심과 기쁨까지 모두 다 제거함으로써 이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음을 관찰하여 제4선을 닦음이요, 다섯째는 모든 물질[色]이라는 생각을 다 벗어나 마침내 땅과 같은 성품을 지니되 다시는 그 어떤 생각이라도 없애고 한량없는 허공의 지혜에 노닐면서 수행함이요, 여섯째는 모든 허공이라는 생각을 초월하여 한량없는 식별[識]의 지혜에 노닐면서 수행함이요, 일곱째는 모든 식별의 지혜를 초월하여 몸이 있다[有身]고 헤아리거나 식별의 지혜를 쓰지 않고서 수행함이요, 여덟째는 모든 식별의 지혜를 쓰지 않고 생각이 있거나 생각이 없는 경지에서 수행함이요, 아홉째는 모든 생각이 있거나 생각이 없는 경지를 벗어나 방편에 들어가 생각을 모으되 본제(本際)에 집착하지 않고 본래의 서원에 머물러 중생을 개화함이니, 이것이 바로 아홉 가지 일이다.

다시 선정으로 장엄하는 열 가지가 있으니, 그 열 가지란, 첫째는 마음에 나는[生] 것이 없으므로 성냄을 품지 않고, 둘째는 고요한 행을 모두 갖추고, 셋째는 소원을 버리지 않고, 넷째는 고요히 한적한 곳에 머물고, 다섯째는 공덕의 근본을 잃지 않고, 여섯째는 그 마음이 욕심을 떠나 깨끗하고, 일곱째는 몸과 마음이 헤아림이나 비교하는 일을 쉬었고, 여덟째는 널리 모든 법에 안정되고, 아홉째는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열째는 성현의 성품을 얻음이니, 이것이 바로 선정으로 장엄하는 열 가지 일이다.”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보살이 지혜로써 장엄한다는 것은 어떤 것이냐 하면, 이른바 한 가지 일이 있으니, 그 한 가지란 모든 법에 갑작스레 허둥대지 않음이요,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의심을 버리고, 둘째는 모든 애욕을 일으키는 대상을 떠남이다.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는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어리석음을 없앰이요, 둘째는 무명을 모두 불사르고 모든 온(陰)과 계(界)를 무너뜨림이요, 셋째는 어둡고 애매한 일을 아주 없애 버림이다.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는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괴로움을 완전히 끊고, 둘째는 온갖 습기를 제거하고, 셋째는 분명하게 깨달으며, 넷째는 괴로움으로 이끄는 길에 머물지 않음이다.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계율을 깨끗하게 지키되 절대로 어기지 않음이요, 둘째는 선정을 깨끗하게 닦고 지혜에 정진하고, 셋째는 해탈의 품(品)이 깨끗하여 중생들 속에 놀고, 넷째는 지견(知見)의 품이 깨끗하여 3세에 거리낌이 없고, 다섯째는 법의 품이 깨끗하여 모든 행을 이룩함이다.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는 여섯 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세 가지 경우에 보시바라밀을 깨끗하게 지내는 것이니, 자기를 깨끗이 하여 몸을 아지랑이처럼 생각하고 남에게 깨끗한 생각을 지니니 마치 꿈과 같다고 관찰하고 도를 깨끗이 하는 것이니 갚음을 바라지 않는 것이 그 첫째이다. 또 세 가지 경우에 계율바라밀을 깨끗하게 지니는 것이니, 몸을 깨끗이 그림자처럼 여겨 깨끗하게 생각하고 말을 메아리처럼 여겨 깨끗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눈흘림[幻]처럼 여겨 깨끗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 둘째이다. 또 세 가지 경우에 인욕바라밀을 깨끗하게 지니는 것이니, 거친 말을 하지 않아 말씨가 깨끗하고, 맺힌 원한을 모조리 없애어 언제나 다른 사람 칭찬하기를 좋아하고, 온몸 마디마디가 잘려나가더라도 법신(法身)의 청정함을 관찰하는 것이 그 셋째이다. 또 세 가지 경우에 정진바라밀을 깨끗하게 지니는 것이니, 생사를 꿈같이 보아 청정하게 놀기를 좋아하고, 금강처럼 굳세고 깨끗한 뜻을 지님으로써 응(應)하거나 응하지 않는 것이 없고, 집착된 생각을 벗어나 청정한 행을 이룩하는 것이 그 넷째요, 또 세 가지 경우에 선정바라밀을 깨끗하게 지니는 것이니, 어리석음이 깨끗해지니 지혜에 들어가는 까닭이며, 버리는 일이 깨끗해지니 모든 법에 들어가도 집착하지 않는 까닭이며, 부지런히 마음 일으키는 일이 깨끗해지니 신통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이것이 다섯째이다. 또 세 가지 경우에 지혜바라밀을 깨끗하게 지니는 것이니,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생각을 깨끗하게 하고, 바른 법을 포섭하기 위해 다라니를 깨끗하게 지니고, 불국토를 장엄하기 위해 소원을 깨끗하게 지니는 것이 그 여섯째이다.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여 그 뜻을 옹호하는 일곱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네 가지 의지[四意止]이니 일으키지도 멸하지도 않고, 둘째는 네 가지 바른 노력[四意斷]이니 몸과 뜻을 깨끗이 하고, 셋째는 신족(神足)이니 모든 근(根)을 환히 깨닫고, 넷째는 다섯 가지 근[五根]이니 모든 마군의 티끌을 없애고 항복 받으며, 다섯째는 다섯 가지 힘[五力]이니, 자연의 모든 법을 분명히 깨닫고, 여섯째는 7각지(覺支)이니 전에 없는 경지에 도달하지 못함이 없고, 일곱째는 8정도이니 몸도 없고 감도 없고 오고 감도 없음이다. 다시 지혜로서 장엄하여 성스러운 슬기를 잃지 않고 훌륭한 방편을 행하는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고요히 슬기를 관찰하여 담박하게 하고 둘째는 모든 법을 관찰하여 깨끗하게 하고, 셋째는 법품(法品)을 깨닫기 위해 혜품(慧品)을 닦고 넷째는 그 성품의 본래 평등함을 깨닫기 위해 계품(界品)을 닦고 다섯째는 모든 감각 기관을 밝혀 본래 욕심 없음을 깨닫고, 여섯째는 12연기에 밝아 내가 없음을 깨닫고, 일곱째는 진실한 믿음에 도달하여 영원히 성내지 않고, 여덟째는 사실 그대로 관찰하기 때문에 모든 법에 있어서 파괴하는 일이 없는 것이다.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는 아홉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과거의 일을 아는 것이니 본래가 청정한 때문이고, 둘째는 장차 다가올 일을 아는 것이니 미래도 청정한 때문이고, 셋째는 현재의 일을 아는 것이니 끝까지 청정한 때문이고, 넷째는 이미 결정된 보응(報應)의 이치를 아는 것이니 아무런 과실이 없기 때문이고, 다섯째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보응의 이치를 아는 것이니 인연에 따르기 때문이고, 여섯째는 그릇되고 거짓투성이 속에 처할 줄 아는 것이니 중생을 개화하기 위해서이고, 일곱째는 부처님의 평등을 아는 것이니 법신(法身)을 통달하기 때문이고, 여덟째는 모든 법에 평등함이니 그 법이 본래 욕심 없기 때문이고, 아홉째는 모든 성인이 다 평등함이니 함이 없음[無爲]을 닦기 때문이다.

다시 지혜로써 장엄하는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의혹의 상(相)이 꿈 같음을 깨닫기 때문이고, 둘째는 사상(思想)의 상이 또한 꿈 같음을 깨닫기 때문이고, 셋째는 분별의 상이 아지랑이 같음을 깨닫기 때문이고, 넷째는 진실다운 견(見)이 인연의 상임을 깨닫기 때문이고, 다섯째는 일의 화합이 마치 그림자의 형용을 보는 것 같음을 깨닫기 때문이고, 여섯째는 모든 화합이 마치 메아리로 응하는 것 같음을 깨닫기 때문이고, 일곱째는 법계는 무너지지 않는 상(相)임을 깨닫기 때문이고, 여덟째는 처음이 없음은 머물지 않는 상임을 깨닫기 때문이고, 아홉째는 근본의 경지는 흔들리지 않는 상임을 깨닫기 때문이고, 열째는 함이 없음[無爲]은 자연의 상임을 깨닫기 때문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행하여야 할 지혜로써 장엄하는 열 가지 일이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보살이 다라니로써 장엄함이란 어떤 것이냐.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한 가지가 있으니, 그 뜻을 항상 통달하여 잠시라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요,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도(道)의 이치를 일으키고, 둘째는 모든 것을 포섭하되 어김이 없음이요,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이치를 분명히 깨닫고, 둘째는 화려한 꾸밈과 아름다운 말씨를 분별할 줄 알고, 셋째는 그 방편을 따라서 돌아가야 할 곳을 분명히 아는 것이다.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말에 집착이 없고, 둘째는 너무 딱딱한 말을 하지 않음이고, 셋째는 그 말씨가 부드럽고, 넷째는 비꼬거나 비방하는 말을 하지 않음이다.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들려오는 모든 음성을 오직 이치에 귀결시킴이 그 첫째요, 몸의 모든 의식[識]을 깨닫되 오직 지혜에 귀결시킴이 그 둘째요, 모든 경전을 배우되 오직 그 경전의 이치에 귀결시킴이 그 셋째요, 모든 사람들의 말소리를 분별하되 오직 법에 귀결시킴이 그 넷째요, 세속에 머물되 오직 세간의 행을 제도하는 데에 귀결시킴이 그 다섯째이다.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여섯 가지가 있으니, 말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는 것이 그 첫째요, 지극한 마음으로 따르고 말씨가 청정함이 그 둘째요, 스스로 훌륭한 체하지 않고 행동에 집착 없음이 그 셋째요, 아첨하지 않고 말씨가 과실 없음이 그 넷째요, 대비를 닦아 응하는 그대로 설법함이 그 다섯째요, 근기에 따라 방편으로 법을 설하되 속된 자와 슬기로운 자에게 평등하게 설법함이 그 여섯째이다. 다시 일곱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그 말솜씨가 지혜로워 물음에 따라 곧 대답할 수 있고, 둘째는 그 말솜씨가 대상의 근기에 잘 응하고, 셋째는 그 말솜씨가 민첩하고도 빠르고, 넷째는 말솜씨가 걸림이 없고, 다섯째는 말솜씨가 막힘 없으며, 여섯째는 말솜씨가 결함이 없고, 일곱째는 그 말솜씨가 이치에 맞는 것이다.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하늘들이 하는 말을 환히 알아듣고, 둘째는 모든 용들의 음성을 잘 이해하고, 셋째는 귀신들의 말소리를 분명히 알고, 넷째는 건달바의 말을 분별하고, 다섯째는 아수라의 말을 잘 풀이하고, 여섯째는 가루라의 말에 통달하고, 일곱째는 긴나라의 말을 환히 알고, 여덟째는 마후라가와 그 밖의 중생들의 말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아홉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함이 없음[無爲]에 치우치지 않고, 둘째는 모든 수행에 있어서 겁먹지 않으며, 셋째는 용맹스럽게 설법할 수 있고, 넷째는 그 지혜가 성스러워 헛되지 않고, 다섯째는 모든 설법에 통달함으로써 모든 것을 널리 설할 수 있고, 여섯째는 교만한 자에게 설법하여 잘 따르게 하고, 일곱째는 평정(平正)을 얻은 자에게 올바르게 설법하여 그를 일깨우고, 여덟째는 물질이 있다고 보는 자에게 겁소(劫燒)을 나타내 보이고, 아홉째는 경계를 얻은 자에게 그가 배운 승(乘)에 따라 널리 설해 주는 것이다.

다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그 뜻에 따라 중생들에게 추악한 말씨를 쓰지 않고, 둘째는 부처님의 설법을 들음으로써 밝은 지혜를 닦아 다시는 세속의 지혜를 그리워하지 않고, 셋째는 말로써 다할 수 없음으로 하나의 문사(文辭)에 의지할 뿐이고, 넷째는 그 주착(住着)을 없애기 위해선 무(無)의 경지를 말하고, 다섯째는 한량없이 부처님을 찬탄하고, 여섯째는 온갖 나쁜 갈래의 번뇌와 추악한 말들을 버리고, 일곱째는 멸도(滅度)를 말함에는 그 경계가 한량없고, 여덟째는 걸림없는 근본으로 중생들에게 인욕을 닦고, 아홉째는 부처님의 교훈에 따르고, 열째는 뛰어난 말솜씨로써 모든 사리를 분별함이니, 족성자야, 이것이 바로 다라니로써 장엄하는 보살의 열 가지 일이다.”

이에 세존께서 거듭 이 이치를 널리 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곧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여러 큰 성인들은
이 네 가지 장엄을 갖추어
이에 걸맞는 이치로써
최상의 승(乘)을 삼았으니

첫째는 계율의 장엄과
둘째는 선정의 장엄과
셋째는 지혜의 장엄과
넷째는 다라니의 장엄이 그것이네.





이 네 가지 장엄을
분명히 풀이하고 분별한다면
모든 중생들로부터
흠모와 존경을 받을 것이요,

그 몸과 입과 뜻이
항상 청정해지고
모든 의심스러운 구절을
다 끊어 버리게 되리라.





이 계율을 받드는 자는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천상 세간에 태어나서
공훈을 널리 퍼뜨릴 것이요,
그 소원을 다 성취하고
항상 바른 행을 닦아서
수행에서 으뜸가는 이가 되리라.





또 청정한 계율을 받드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빨리 선정에 드는가 하면
지혜의 해탈을 얻어
곧 함이 없는 법에 친근하게 되리라.





또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계를 범하지 않고
금계를 벗어나지 않으며
계법을 우습게 보지 않고
성품이 난폭하지 않아
그 명성이 널리 퍼져
흠모해 마지않으리라.





또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계율이 청정하고 보시가 청정하며
인욕이 청정하고 정진도 그러하며
선정이 청정하고 지혜도 다름이 없으며
훌륭한 방편 또한 청정하고
모든 소행이 방일하지 않아
흔들리지 않는 자리에 굳게 머물러
지혜가 밝아지는 자리에 올라
행동할 때 원한을 품지 않고
성품이 게으르지 않으며
그 뜻이 항상 조심스러우리라.




또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계율을 굳게 지켜
결코 물러서지 않으며
그 마음에 뭇 열뇌(熱惱)를 내지 않고
굳은 뜻을 잡아 수행하므로
조금도 후회하거나 변하지 않네.





또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슬퍼하거나 물러나지도 않고
그 뜻 항상 고요하므로
아무도 그 명성을 헐뜯을 수 없네.




그 금계를 범하는 자는
언제나 갇히고 묶이리라.





또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그 마음이 항상 금계를 닦아
공덕이 한없으며
뜻 가짐이 항상 어질고 온화하며
이렇게 평온한 뜻으로
제 몸을 바로잡으며
자신의 상호까지 장엄하게 되네.





또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몸·입·마음을 모두 장엄함으로써
조금도 탐욕의 번뇌에 물들지 않고
그 마음을 장엄하네.





또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자는
그 계율의 장엄을 말미암아
그 사람은 곧 불국토를 장엄하고는
모든 중생들을 개화하여
큰 도에 들어가게 하네.




이 계율을 행하는 명철한 자는
언제나 이런 까닭에
온갖 악을 범하지 않네.





장엄이란 것은
항상 불도를 받들고
부처님 도량에서
가장 훌륭한 행을 닦음이니
4무외(無畏)와
그 모든 힘을 장엄하며

또 성스러운 지혜로써
일체 중생에게 자비를 더하되
바른 소견 얻어 아첨하지 않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
그 굳센 뜻을 장엄하며

또 5개(蓋)가 남아 있지 않고
6념(念)을 닦으며
언제나 방일하지 않고
7각의(覺意)로 도를 받들어
사유하는 힘을 더욱 장엄하네.




일체 선정으로
모든 행을 가까이하고
고요함을 닦으며
선법을 잘 따를 때
뭇 공덕을 잃지 않고
즐거운 고요한 생각에 머물며
대상에 휘둘리지 않고
도에 자유로워지네.




현성(賢聖)의 종자가 되어
머뭇거리는 적이 없으며

통달하지 못하는 경전이 없고
의심도 없고 망설임도 없게 되네.




그 무명과 어리석음을 제거하고
항상 지극한 정성과
밝은 지혜로 머무네.




계율이 청정한 자는
얻은 바 없이
지혜가 으뜸이네.




선정이 청정한 자는
두 가지 일에 순종하네.





해탈이 청정하며
거만한 생각을 품지 않은 자는
청정한 지혜로 3세를 관찰하여
중생을 깨우쳐 욕심을 여의게 하면
법이 청정해지네.




이렇게 청정해진 자는
스스로가 훌륭하다 여기지 말아야 하네.





이른바 일체 지혜의 장엄이란
3계를 청정히 관찰하여
부지런히 도교(道敎)를 닦되
자신이나 중생들에게 다 집착 없이
꿈과 눈흘림같이 생각하여
계율의 지혜로 장엄을 이룩하네.





다시 몸·입·마음의
이 세 품행을 깨끗이 닦되
그림자와 허수아비같이 생각하고
물거품과 메아리같이 생각하여
이러한 지혜로 장엄을 이룩하며

또 세 품행을 깨끗이 닦음으로써
누구에게도 굽히거나 흔들리지 않고
널리 모든 것을 관찰하되
항상 법의 몸을 관찰하여
지혜의 정진으로 스스로 장엄하며

또 세 품행을 깨끗이 닦되
조금도 게으르거나 지치지 않고
굳센 뜻으로 모든 것이 응하여
그 지혜로운 마음을 스스로 장엄하며

또 세 품행을 깨끗이 닦되
명철한 관찰로 어두움 없고
다섯 신통을 일으키는 한편
방편의 지혜를 스스로 장엄하며

또 세 품행을 깨끗이 닦되
모든 것을 잘 받아들여
중생들에 평등한 법을 보이는 한편
4의지(意止)로 그 뜻을 굳게 하고

4의단(意斷)으로 차별을 행하지 않고
5신통(神通)으로 몸과 마음을 맑게 하여
중생들의 근원을 분명히 깨달아
더러운 탐욕을 아주 없애네.





그러므로 이 장엄을 갖추기 위해선
모든 법에 다 자유로워
그 법에 수순하는 한편
오고 감이 없는 도를 깨달아
그것으로 위의의 장엄을 삼으며

다시 그 지혜를 장엄하기 위해
언제나 고요한 선정에 들어
끝없는 모든 행을 관찰하고
쌓임과 느낌을 깨달아 법품을 닦되
그 모든 것을 허공처럼 생각하며

일체 법이 인연을 따라 일어나므로
공(空)하고 나 없는 진리를 깨달아서
원한도 두려움도 없는 지혜로
모든 것을 인연 따라 생각하되
3세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며

3취(聚)를 분명히 깨닫는 한편
3보를 한 가지 상(相)으로 삼아
그 모든 의혹된 상을 깨닫되
마치 꿈과 파초 같기도 하고
물 속의 달 같기도 하고
메아리 같기도 함을 깨달아서
그 지혜 온 법계에 걸쳐
파괴하거나 집착함이 없으며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는 법이나
함이 있고 함이 없는 모든 법이
그 본제(本際)는 다 차별이 없으므로
이러한 깊은 법요의 지혜와
청정한 도로써 장엄을 이룩해야 하네.





이른바 일체 다라니의 장엄이란
모든 부처님 법에 있어서
항상 어지럽고 미혹한 뜻을 버리고
경전의 미묘한 이치를 해설하되
열반의 은혜 입고 노닐게 되므로
그 말이 난폭하거나 추악하지 않으며

입으로 펼치는 그 설법 음성이
뭇 이치의 바른 관찰에서 나오니
그 낱낱 경전의 말씀을
두루 통달함으로써
법에 의지하고 사람에 의지하지 않아
세간을 제도하는 일체의 법으로
이 다라니를 스스로 장엄하며

또 입으로 선포하는 그 말씀이
항상 지극한 정성에서 우러나고
평등한 이치에 나아가 경전을 강설하되
그 때마다 헛되거나 속이지 않아
바른 지혜의 변재 거리낌이 없으므로
집착 없이 수순하여 잃지 않는
이 다라니를 스스로 장엄함이네.





그러므로 이 장엄을 갖추는 일이란
아름다운 꽃 장식과도 같고
하늘·용·건달바·아수라 등의
중생들 말을 알아듣게 되므로
어떤 대중의 모임에 있어서도
그 용맹스러운 변재로써
중생들 위해 법을 선포하게 되리니

이러한 장엄의 지혜로써
스스로 훌륭한 체하는 중생이거나
산란한 뜻 가진 중생을 보고는
그들의 교만을 없애기 위해
때때로 3승을 분별 연설하되
조금도 성내거나 미워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의심 그물을 끊어줌으로써
언제나 사람에 의지하지 않고
진정한 불법에 친근하게 하며

또 이러한 장엄의 지혜로써
모든 문자(文字)를 분별하여
한량없는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고
훌륭한 방편으로 중생을 개화하되
모든 더러운 탐욕을 없애는 한편
그 중생들의 근본을 깨달아서
이 분별하는 변재를 장엄해야 하네.





이 같은 장엄을 다 갖추는 사람은
그 명칭이 널리 유포될 것이므로
내가 1겁을 머물면서
그의 수행을 찬양하려 해도
끝내 공덕을 다 말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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