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 – 06.
-깨달음에 의지해 닦고 점점 익혀서-
-성인의 자질을 길러가는 것이 점수-
問汝言頓悟漸修兩門 千聖軌轍也
문여언돈오점수양문 천성궤철야
悟旣頓悟 何假漸修 修若漸修
오기돈오 하가점수 수약점수
何言頓悟 頓漸二義 更爲宣說
하언돈오 점수이의 갱위선설
令絶餘疑
영절여의
물었다. “스님께서는 돈오와 점수의 두 문이 모든 성인이 밟아온 길이라 하였습니다. 깨달았다면 이미 돈오한 것인데 어째서 점점 닦아야 하며, 그 닦음이 만약 점점 닦아야 할 것이라면 어째서 돈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돈오와 점수의 두 가지 뜻을 다시 설명하여 남은 의심을 끊게 해주십시오.”
答頓悟者 凡夫迷時 四大爲身
답돈오자 범부미시 사대위신
妄想爲心 不知自性 是眞法身
망상위심 부지자성 시진법신
不知自己靈知 是眞佛也 心外覓佛
부지자기영지 시진불야 심외멱불
波波浪走 忽被善知識 指示入路
파파낭주 홀피선지식 지시입로
一念廻光 見自本性 而此性地
일념회광 견자본성 이차성지
原無煩惱 無漏智性 本自具足
원무번뇌 무루지성 본자구족
卽與諸佛 分毫不殊 故云頓悟也
즉여제불 분호불수 고운돈오야
漸修者 雖悟本性 與佛無殊
점수자 수오본성 여불무수
無始習氣 卒難頓除故 依悟而修
무시습기 졸난돈제고 의오이수
漸熏功成 長養聖胎 久久成聖
점훈공성 장양성시 구구성성
故云漸修也 比如孩子 初生之日
고운점수야 비여해자 초생지일
諸根具足 與他無異 然其力未充
제근구족 여타무이 연기력미충
頗經歲月 方始成人
파경세월 방시성인
답하다. “돈오라는 것은 범부가 미혹했을 때, 사대(四大)를 몸으로 삼고 망상을 마음이라 하여 자기의 성품이 참 법신(法身)임을 알지 못하고, 자기의 신령한 지혜가 참 부처인줄을 알지 못해서 마음 밖에서 부처를 찾아 물결치듯이 흘러다니다가 갑자기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바른 길로 들어가 한 생각에 심광(心光)을 돌이켜서 자기의 본성을 보면, 이 성품에는 본래 번뇌가 없고, 번뇌가 없는 지혜의 성품이 본래 스스로 갖추어져 있어서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털끝만큼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돈오라 하는 것이다. 점수라는 것은 비록 본래의 성품이 부처와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으나 오랜 세월의 습기(習氣)는 갑자기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그 깨달음에 의지해 닦고 점점 익혀서 공을 이루고, 또 오랜동안 성인의 자질을 잘 길러나가야 성인이 되는 것이므로 점수라 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어린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모든 기관이 갖추어져 어른과 다르지 않지만 그 힘은 충실하지 못하므로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야 비로소 성인(成人)이 되는 것과 같다.”
問作何方便 一念廻機 便悟自性
문작하방편 일념회기 변오자성
물었다. “어떤 방편을 써야 한 생각의 기틀을 돌려 자성(自性)을 깨달을 수 있겟습니까.”
答只汝自心 更作什 方便 若作方便
답지여자심 갱작십마방편 약작방편
更求解會 比如有人 不見自眼
갱구허회 비여유인 불견자안
以謂無眼 更欲求見 旣是自眼
이위무안 갱욕구견 기시자안
如何更見 若知不失 卽爲見眼
여하갱견 약지불실 즉위견안
更無求見之心 豈有不見之想
갱무구견지심 기유불견지상
自己靈知 亦復如是 旣是自心
자기영지 역부여시 기시자심
대답했다. “오직 그대 자신의 마음인데, 다시 무슨 방편을 쓴다는 말인가. 만약 방편을 써서 다시 알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신의 눈을 보지 못하고 눈이 없다고 하면서 다시 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이미 자신의 눈인데 어째서 다시 보려고 하는가. 만약 잃지 않았음을 알면 그것이 곧 눈을 보는 것이다. 다시 보려는 마음이 없다면 어찌 보지 못한다는 마음이 있겠는가. 자신의 신령스런 앎도 역시 그와 같아 이미 자신의 마음인데 어째서 알려고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