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여자가 음욕을 싫어해 집을 나온 인연
옛날 얼굴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어떤 여자가 집을 나와 외도 법 안에서 도를 닦고 있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그 여자에게 물었다.
“그처럼 아름다운 얼굴로 세속에 있어야 마땅한데 왜 집을 떠났는가?”
그 여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다만 젊어서부터 음욕을 싫어하여 일부러 집을 나왔습니다. 내가 집에 있을 때에는 얼굴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일찍 시집가서 일찍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이는 차츰 건장해졌는데, 단정하기가 비할 데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차츰 여위어 가면서 마치 병자처럼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아이에게 병의 이유를 물었으나 아이는 말하려 하지 않다가, 내가 자꾸 물으므로 할 수 없이 내게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바로 말하지 않는 것은 목숨이 온전하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바로 말하려면 참으로 뻔뻔스러운 일입니다.’
아이는 이어 말하였습니다.
‘나는 어머니와 가만히 정을 통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병이 된 것입니다.’
나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옛날부터 어디 그런 일이 있겠는가?’
그리고 다시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들어 주지 않으면 저 아이는 혹 죽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지금 도리에 어긋나더라도 아이의 목숨을 살려야겠다.’
그리하여 아이를 불러 그 뜻을 따르려 하였습니다.
아이가 침상에 오르자 곧 땅이 꺼지면서 아이는 산 채로 땅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나는 놀라고 두려워 손으로 아이를 붙들다가 아이의 머리털을 잡았기 때문에 그 털은 지금도 내 품 안에 있습니다. 이 일에 통절히 느낀 바 있어 나는 집을 떠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