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43
소리는 움직임이 고요해서 듣는 중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니
소리가 없으면 들음이 없다고 하지만 진실로 듣는 성품이 없는 것은
아니며, 소리가 없더라도 없어진 것이 아니고 소리가 있어도 생긴
것이 아니며, 생과 멸을 다 여의었으니 항상하고 진실한가 하나이다.
비록, 꿈속에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니, 깨닫고 보는
것이 생각에서 벗어나면 몸이나 마음으로 미칠 수가 없습니다.
이 사바세계는 말로써 논해야 밝힐 수 있으니, 중생들은 본래 듣는
것이 혼미하여 소리만을 따라가므로 전전하게 되며,
아난이 비록 억지로 기억한다 하드라도 간사한 생각에 떨어짐을 면치
못함이니 꼬임에 빠짐을 따르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허망을 없게 하려면 유혹에서 벗어나야 될 것입니다.
아난아! 너는 자세히 들으라.
내가 지금 부처님의 위력을 받들어, 허깨비 같이 헤아릴 수 없는
허망을 부처님의 모체인 금강왕의 진실 삼매를 말하고자 하노라.
네가 비록 모든 여래의 일체 비밀 법문을 들었다고 하지만 애욕애
정기가 새는 것을 먼저 제거하지 못하였으니 많이 듣는 것만 쌓여
과오가 되었으며, 많이 들은 것으로 부처님의 법을 지키다면,
어찌하여 듣는 것을 듣지 못하느냐? 듣는 것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며, 소리로 인하여 이름이 생긴 것이니라.
듣는 것을 돌이켜 소리에서 벗어나서 해탈한 것을 무엇이라 이름하랴!
하나의 감각이 본원으로 돌아가면 여섯개의 감각이 해탈을 이루게
되리라.
보고 들음이 허깨비에 가려진 것과 같으며, 삼계가 허공의 헛꽃과
같나니 들은 것을 돌이키면 가려진 감각이 없어지고 허망이 없어지면
깨달음이 청정하리라.
맑음이 극에 이르면 광명이 통달하여 고요하게 비침이 허공을 삼키니,
세간을 보면 마치 꿈 속의 일과 같네.
마등가도 꿈속이니 누가 너를 머물게 하랴.
비록, 모든 감각이 있다 하여도 교묘한 환술사가 환술로 만들어
놓은 남자와 여자 같으니,
중요한 것은 생각의 움직임이니, 생각의 움직임을 멈추면 모든
환술은 없느니라.
여섯개의 감각도 이와 같아 원래는 하나의 미세한 밝음에 의지한
것이 나뉘어 여섯 개가 되어 다시 화합하나니, 한곳을 돌이키면
여섯이 없느니라.
티끌과 때가 생각을 따라 없어저 원만하고, 밝고, 청정하고,
오묘하게 되리라.
남은 티끌은 익히고, 배워 깨달아야 하지만…
밝음이 극에 달하면 곧 여래이니라.
대중들아!
아난아!
너의 거꾸로 듣는 것을 돌려서 듣는 것을 돌이켜 자성을 들으면
그 성품이 위없는 도를 이룰 것이니 원통과 같으니라.
이것이 무수한 부처님께서 열반으로 들어가신 유일한 길이라네.
과거의 모든 여래께서도 이 문으로 이미 성취하셨고, 현재의 모든
보살도 지금 각각 원만하고 밝은 곳으로 들어가며, 미래의 수학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이 법문을 의지할 것이요, 나도 역시 그것을 따라
증득했으니 관세음보살 뿐만이 아니니라.
진실로 불세존께서 나에게 모든 방편을 물으시어 모든 말법 세상에
세간을 벗어나기를 구하는 사람을 구제한 것과 같다네.
열반의 마음을 성취하려면 관세음보살이 최고이고 나머지 모든 방편은
모두가 부처님의 위엄있고 신비함으로 나아가 진로(塵勞)를 버리는 것.
이것은 영원히 닦기 어려우며, 근기에 따라 말할 법은 아닙니다.
이것은 여래장으로 무루의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음에 절하옵니다.
미래의 중생에게 가피를 내리시와 이문에 의혹이 없게 하소서.
방편을 쉽게 성취할 수 있게 하소서.
아난과 말겁에서 헤메이는 중생을 가르치겠사오며,
원통을 위해서는 다른 것보다 이방편이 뛰어 나다고 진심으로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