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38/64

능엄경… 38

유리광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하니 지나간 겁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이
‘무량성’이었습니다. 본래 깨달으신 오묘한 마음을 열어 보이시며
세계와 몸이 모두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임을 관하라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경계가 무너짐을 관하니, 모든 것이 둘이
아니며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제가 그때, 움직이는 성품이
오고 가는 곳이 없이 시방의 중생들이 한 그릇 속에 담아놓은
백마리의 모기같이 시끄럽게 울며 고동치고 발광하는 것과 같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을 만난지 오래지 아니하여 무생인을 얻었을 때,
마음이 열려 동방의 부동불국(不動佛國)을 보고 법왕자가 되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섬겼으며 몸과 마음이 광명을 발하여
걸림이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바람의
힘이 의지할 곳이 없음을 관하여 보리심을 깨닫고 삼마지에 들어
시방의 부처님과 함께 오묘한 마음을 전일하게 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허공장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여래와 함께 정광불 처소에서 끝이 없는 몸을 얻었습니다.
그때, 손에는 네개의 큰보배구슬을 들고 시방세계의 많은 부처님
세계를 비추니 허공과 같았으며, 마음에 크고 둥근 거울을 나타내어
그 속에 열 가지 미묘한 보배광명을 발하니 시방세계가 거울속으로
들어오며, 내몸에 들어오니 몸이 허공과 같아 서로 방해하거나
걸림이 없으며 몸이 작은 먼지 같이 많은 국토에 들어갈 수가 있어,
불사를 행하고, 유순의 따름을 얻으니, 이 큰힘은 생각으로 생기고
없어지는 것이 허공과 다름이 없음을 알았으며, 불국토와 같은
것임을 자세히 관하여 무생인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허공이 끝이 없음을 관하여
삼마지에 들어 오묘한 힘이 밝고 원만하게 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해보니 지나간 겁전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이름이 ‘일월등명’이었습니다. 저는 그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으나
마음에는 세상의 명성을 소중하게 여겨 족성(族姓)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유심식(唯心識)선정을
닦아 삼마지에 들라 하셨습니다. 여러겁을 지나며 이 삼매로
항하사처럼 많은 부처님을 섬기니 세상의 명성을 구하겠다는
마음이 사라졌으며, 연등불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는 제가
위없이 오묘하고 원만한 식심삼매를 증득하여 허공에 가득한
여래와 불국토의 깨끗함, 더럽고, 있고, 없는 것까지 모두
제마음의 변화로 나타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러한 것이 심식이라는 것을 깨달아서 수기를 얻어
부처님위를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의식을 자세히 관하여 의식하는 마음이 원만하고 밝아져
성취한 진실에 들어, 의타(依他)와 변계집을 멀리 벗어나
무생인을 증득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대세지보살이 52보살과 더불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하니 지나간 항하사 겁전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니 그 이름이 ‘무광량’이었으며, 열두분 여래가
일겁(一劫)동안 계속하여 나셨으며, 마지막 부처님의 이름이
‘초일월광’이었습니다. 그 부처님이 저에게 염불삼매를
가르치시기를 비유하면 한 사람은 기억에 전념하고 다른 한사람은
잊어 버리기를 전념한다면 두사람은 서로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며
보아도 본것이 아닌 것과 같이하라 하여, 깨달음을 얻으니
이생에서 저생에 이르도록 그림자 같이 서로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시방여래는 중생을 생각하심이 어미가 아들을 생각하듯 하십니다.
만약 아들이 도망간다면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들이 어머니를 생각함이 어머니가 아들을 생각하듯 한다면
어미와 아들이 여러 생을 지나도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는 것과 같으니,
만약 중생의 마음이 부처님을 기억하고 염불하다면 이생이 아니면
다음생에 반드시 부처님을 보게 되어 부처님과 멀지 않으니,
방편없이 마음이 열려지는 것이니, 마치 향기를 물들이는 사람의
몸에 향기가 밴 것 같으며, 이름하여 향광엄장(香光嚴蔣)이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본래의 인지(因地)에서 염불하는 마음으로
무생인을 얻었으니, 지금도 염불하는 사람을 이끌어 정토로
돌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가림없이 육감을 단속하여 깨끗한 생각으로 계속하여 삼마지에
들어가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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