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18/64

능엄경…18

아난아! 너의 말이 ‘혀와 맛이 인연이 되어 혀가 아는 것이 생긴다’고 하니,
혀의 인식은 혀에서 생긴 것이니, 혀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맛에서 생긴 것이니, 맛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난아!
만약, 혀에서 생긴 것이라면, 감자, 오매, 황연, 소금, 세신, 생강, 계피가
모두 맛이 없어야 할 것이다.
네가 네 혀의 맛을 보아라. 달더냐, 쓰더냐?
만약, 혀의 성품이 쓰다면 누가 와서 혀를 맛보겠느냐? 혀가 스스로 맛보지
못할 것이니, 무엇이 알아 깨닫겠느냐? 혀의 성품이 쓴 것이 아니라면,
맛이 스스로 생기지 않을 것이니 어떻게 경계가 이루어지겠느냐?
만약, 맛에서 생긴 것이라면 인식하는 것이 맛이 되어야 하니, 이는 곧 혀와
같아 스스로 맛보지 못할 것이니, 어떻게 맛인지 맛이 아닌지를 알겠느냐?
맛은 여러 가지에서 생기니 인식하는 것도 당연히 여러 개의 몸이 될 것이며,
인식하는 것이 하나이고, 그 본체가 맛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짜고, 담담하고,
달고, 매운 맛의 화합된 것이거나 함께 생기는 것과 여러 가지로 변하여 달라진
것이 ?은 맛이 되어 당연히 분별이 없을 것이다. 분별이 없으면 안다고 할 수
없으니, 어떻게 혀가 맛보아서 인식하는 경계라고 하겠느냐?
허공 또한, 너의 마음에 인식을 생기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혀와 맛이 화합하는 가운데 본래 자성이 없을 것인데, 어떻게 경계가 생기겠느냐?
당연히 알아야 한다. 혀와 맛이 인연이 되어 혀가 아는 경계가 생긴다고 하는
세 가지는 있는 곳이 없어 혀와 맛, 혀의 경계, 세 가지는 본래 인연도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몸과 접촉이 인연이 되어 몸의 인식이 생긴다’고 하니,
인식은 몸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몸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접촉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접촉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난아!
만약, 몸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반드시 합해지고, 나누어지는 두 가지를
깨닫게 할 인연이 없으니, 몸이 무엇을 알겠느냐?
만약, 접촉에서 생긴 것이라면, 너의 몸이 없어야 하리니, 어찌 몸도 아닌 것이
합하고 나누어짐을 알겠느냐?
아난아!
대상의 물질은 접촉하여도 알지 못하고, 몸에는 접촉이 있음을 아는 것이니,
몸을 안다면, 그것을 접촉하는 것이고, 접촉함을 안다면 그것이 몸이니,
그렇다면, 접촉하는 것이라면 몸이 아니고, 몸이라면 접촉하는 것이 아니니,
몸과 접촉하는 것의 두 가지는 본래 없는 것이니라. 몸에 합하면 곧 몸 자체의
성품이 되고, 몸에서 떠나면 곧 허공과 같은 모양이니, 안과 밖이 없으니,
어떻게 가운데가 있겠느냐? 가운데가 ?으면, 안과 밖의 성격도 없으니,
너에게 아는 것이 생긴다고 하여도 어디를 경계라 하겠느냐?
당연히 알아야 한다. 몸과 접촉하는 것이 인연이 되어 몸과 인식의 경계가
생긴다고 하는 세 가지는 없는 것이어서 몸과 접촉하는 것 그리고 몸의 경계,
세 가지는 본래 인연이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뜻과 법진(法塵)이 인연이 되어 의식(意識)이 생긴다’고
한다면, 의식은 뜻에서 생기는 것이니, 뜻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법진(法塵)에서 생기는 것이니, 법진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난아!
만약, 뜻에서 생긴 것이라면, 네의 뜻중에 생각하는 것이 있어 너의 뜻을
표시할 것이며,
만약, 앞의 법진(法塵)이 없으면, 뜻이 생길 곳이 없을 것이다.
대상을 버리면 형상이 없는 것이니, 의식이 어떻게 있겠느냐?
너는 아는 마음과 생각으로 아는 것을 합하여 분명하게 분별하는 성품이
같다고 생각하느냐? 다르다고 생각하느냐?
뜻과 같으면, 그것이 곧 뜻이니, 어떻게 생긴 것이며, 뜻과 다르면, 같지 아니하니,
인식하는 것이 없어야 하며,
만약, 인식할 것이 없으면 어떻게 뜻이 생긴다고 하겠으며,
만약, 인식할 것이 있다면 어떻게 의식(意識)이라고 하겠느냐?
같거나, 다르거나, 한 두 성품이 없는 것이니 경계가 어떻게 있겠느냐?
만약, 법진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모든 법이 다섯 가지 대상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니, 너는 빛, 소리, 향기, 맛의 접촉을 살펴 보아라.
모양이 분명하여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같이 할 수는 있으나, 뜻의
간섭을 받는 것은 아니니, 너의 의식이 법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라면,
너는 지금 자세히 보아라. ‘법진’이라는 것은 어떤 모양이더냐?
만약, 밝고 어둡거나, 움직이고 고요하거나, 통하고 막혔거나, 그대로 있고
변하거나, 합하고 떠나거나 함을 벗어나면, 얻을 것이 없으리니,
생긴다면, 물질이나 허공 등의 모든 법(法)이 생겨날 것이고, 없어진다면,
물질이나 허공 등의 모든 법이 없어지느니라.
인연하는 것이 없으니 인연으로 해서 의식이 생기는 것이 어떤 것이냐?
모양이 없으면 경계가 어떻게 생기겠느냐?
다연히 알아야 한다. 뜻과 법진이 인연이 되어 뜻이 인식하는 경계가
생긴다고 하는 것은 없는 것이여서 뜻과 법진 그리고 뜻의 경계는
본래 인연이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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