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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중에서 –
방 안에 똥이 있으면 뭐라고 불러요? 오물이라고 하죠?
그런데 밭에 가면 뭐라고 불러요? 거름이라고 하죠?
그럼 똥은 오물입니까? 거름입니까?
똥은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니고..
똥은 똥이다.
이게 ‘똥철학’이에요 ㅎㅎ
똥은 똥이다..
이 말을 고상하게 말하면 어떻게 되나 하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똥은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니다..
할 때
이걸 공(空)이라고 합니다.
똥은 공(空)하다..
이래 말합니다.
똥은 공하다..
이건 똥이 없다는 뜻이 아니고
똥은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니다 라는 말입니다.
똥이 오물이라면 버려야 할 대상이 되고
똥이 거름이라면 취해야 할 대상인데
똥이 공한 줄 알면 버릴 것도 없고, 취할 것도 없다.
할 일이 없어져요..
그런데 또 ‘똥은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닌 것’만 알면 안 돼요.
방에 가면 뭐라고 불린다? 오물이라고 불리고, 치워야 하고
밭에 가면 거름이라고 불리고, 취해야 할 대상이 된다.
‘오물’이다, ‘거름’이다 하는 것을 상(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상은 상이 아니다,
제상(諸相)은 비상(非相)이다..
그러는 겁니다.
범소유상(凡所有相)이 개시허망(皆是虛妄)이다..
이 말이
똥은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니다..
이 말입니다.
그러나 똥은 공하기 때문에 인연을 따라
오물이라 불리기도 하고, 거름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면 이 ‘오물이다, 거름이다’ 하는 것은
똥에서 오는 겁니까? 사람의 마음에서 오는 겁니까?
사람의 마음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오물이니 거름이니 하는 것은 모두,
마음이 짓는 바다..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한 생각 일으켜
오물이니 거름이니 생각을 일으킬 바에야
오물이라고 일으키는 게 나아요?
거름이라고 일으키는 게 나아요?
(거름이라고 하는 게 낫지요)
오물이라고 일으키는 것을 부정적 사고라 하고
거름이라고 일으키는 것을 긍정적 사고라 해요.
부정적 사고로 사물을 보면 매사에 불만이고
긍정적 사고로 사물을 보면 매사가 다 좋아보여요.
이렇게 마음이 짓는 거예요.
그것이 대상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중생은 사고의 습관이,
이 까르마가 사물을 대개 부정적으로 봅니다.
부정적으로 보는 업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업식으로 바꾸는 것..
이걸 이제 ‘업장소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운명을 바꾸는 겁니다.
운명이 바뀌는 겁니다.
마치 존재 자체가 바뀌는 것처럼 느껴져요.
버려야 할 대상인 오물에서 금방,
취해야 할 거름으로 바뀌는 거 같아요.
존재가 바뀌는가? 사실 존재는 그대로예요.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렇게 완전히 바뀌어버려요.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여러분이 불행하다는 것은
여러분이 부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사물을 부정적으로 본다..
그래서 불행을 스스로 자초한다..
이 말이에요.
남편이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이제 혼자다..
이렇게 보면
자기 인생 선택의 폭이 넓어졌죠?
스님이 될 수도 있고, 혼자 살 수도 있고,
결혼을 한 번 더 할 수도 있고..
(ㅎㅎ)
이것은 인생에 아무런 장애가 아니다..
이 말입니다.
전혀 잘못된 게 없어요.
‘이것이 참 잘된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게 긍정적 사고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애가 이래서 불행하다,
남편이 이래서 불행하다..’
‘있어서 불행하다, 죽어서 불행하다’
‘시어머니가 있어서 불행하다, 어머니가 죽어서 불행하다’
있으면 있어서 문제고, 없으면 없어서 문제고
둘이 살면 귀찮고, 혼자 살면 외롭고..
늘 그렇게 살아요.
그러나 인생은 어떠냐?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둘이 살아도 귀찮지 않아야 합니다.
젊으면 젊어서 좋고, 늙으면 늙어서 좋아야 한다..
돈 있으면 보시할 수 있어서 좋고, 없으면 수행할 수 있어서,
검소하게 살 수 있어서 좋다..
지위가 높으면 교화할 수 있어서 좋고, 낮으면 인욕할 수 있어서 좋다..
자기가 놓여진 처지가 늘 좋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