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三昧 에 들면 부처님을 만날 수 있다
-지광스님-
불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가운데 삼매三昧라는 말이 있다.
그 의미를 한마디로 풀이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될 수 있는 대로 간단히 설명해 본다면 ‘나를 잊은 상태,내가 없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몰두의 경계, 집중의 상태이며 다시 말해 무아無我의 경계이다.
어떤 일을 몰두해서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나’ 를 의식하는 것이 얼마나 일을 부자연스럽게 만들고 또한 그르치게까지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끔 불자님들의 차를 타고 가다 보면 평소에는 운전을 대단히 잘하는 분임에도 공연히 당황해서 실수를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것은 바로 ‘나는 지금 스님을 모시고 가고 있으니,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안 돼!’하고 스스로를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 듯하다.
이렇게 나를 지나치게 의식해 버리면 갖가지 현실 경계에 부딪히지만 나를 잊어버리면 현실 경계에 걸림이 없어진다.
그때 우리 안에 있는 부처님이 움직이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가大家 라고 부르는 이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놀라운 노력의 소유자들이고 노력 끝에 범부들이 도달하기 어려운 어떤 정신세계에 몰입이 가능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무서운 노력을 통해서 그와 같은 정신세게를 구축했다.
흔히 끊임없는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이와 같은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무서운 노력 끝에 범부로부터 대가의 경지에 도달했다.
그런데 실상 대가들은 자신들이 대가인지 어떤지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괴테의 말대로 대가들은 노력만을 알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파블로 카잘스는 여든이 되어서야 ‘현絃’의 맛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가들은 그저 완전을 향한 노력만을 알 뿐, 세상의 갈채 따위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바로 대가들의 이 같은 정신세계를 삼매의 경계에 가장 가까이 도달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대가란 삼매경에 몰입한 사람이다.
그들은 삼매경에 들어 부처님의 힘을 이끌어 낸 사람들이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을 만날 수 있습니까?” 법당을 찾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물어본다.
그때마다 나는 “삼매에 들면 부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지금도 대적정大寂靜 삼매 속에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를 하고 용맹정진을 하고 참선을 하는 등의 수행을 하는 까닭은 삼매에 들어 부처님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삼매에 들면 나를 잊고 부처님과 하나 되고 우주와 하나가 된다.
참다운 대가의 삶이란 바로 이 같은 삼매의 경계 가운데 열리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대가가 되고 싶은 분은 무서운 노력과 정진을 통해 삼매에 들어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그곳에서 부처님을 만날 수 있고, 그곳에서 무한한 부처님의 위신력을 통해 무량겁을 일념一念으로 단축할 수 있고 셀 수 없는 윤회의 삶을 한순간에 끊을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