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새벽에 옛절로 들어가니

지안스님의 선시산책

청신입고사 淸晨入古寺 맑은 새벽에 옛 절로 들어가니

초일조고림 初日照高林 아침 해는 숲을 비춘다.

곡경통유처 曲經通幽處 산모퉁이 언저리 그윽한 곳

선방화목심 禪房花木深 선방에는 꽃과 나무가 무성하고

산광열조성 山光悅鳥性 산색이 좋아 새들은 지저귀며

담영공인심 潭影空人心 연못의 그림자 사람 마음 씻어준다.

만뢰차구적 萬籟此俱寂 만상이 모두 고요에 젖은데

유문종경음 惟聞鍾磬音 오직 풍경소리만 울리고 있네.

중국 강소성(江蘇省)에 서북쪽에 파산사(破山寺)라는 절이 있었다. 이 절 뒤에 참선 수행하는 선방이 있었는데 상건(常建·708~765)이라는 당대(唐代)의 시인이 이곳에 들려 지은 이 시는 절의 풍경을 잘 묘사해 놓은 명시로 알려져 있다.

상건은 왕창령(王昌齡)과 같은 시대의 사람으로 서로 교유하면서 시를 지어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처럼 산수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사람이다. 일찍이 진사에 합격한 적은 있었으나 벼슬살이가 여의치 않아 거문고를 들고 명산대천을 유랑하면서 시를 지었다 한다.

요산 지안 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9년 3월 제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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