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스님─십악업 중 구업이 가장 많은 이유는

*십악업 중 구업이 가장 많은 이유는?*

송강스님

/불교신문에서 문 : 열 가지 나쁜 업 가운데 입으로 짓는 업이 가장 많은데, 그렇다면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을 듯합니다.

그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던 것이나 혹은 선사들이 말씀을 간략하게 한 것과 연관이 있는지요? 편리한 만큼 부작용 많은 것이 말 부처님 침묵은 언어 너머의 차원 답 : 업(業)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말로, 간단하게는 우리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좋은 결과를 부르는 선업도 있고, 나쁜 결과를 부르는 악업도 있으며,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닌 중립적인 것도 있지요.

업에 대해서는 여러 복잡한 이론도 많지만 간단하게는 몸으로 짓는 것과 입으로 짓는 말과 마음으로 짓는 생각의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그 중에서 나쁜 결과를 부르는 대표적인 업을 십악업(十惡業)이라고 하는데, 몸으로 짓는 것이 셋이고 입으로 짓는 것이 넷이며 생각으로 짓는 것이 셋입니다.

입으로 짓는 업 가운데 나쁜 결과를 부르는 것으로는 거짓말(妄語).욕설(惡語).이간질시키는 말(兩舌).

아첨하는 말(綺語)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말들은 결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며, 세상을 거칠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지요.

말이란 생각의 표현이면서 아울러 다시 생각으로 연결되는 도구이지요.

그러므로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현재 생각이 상대에게 전달되면서 감정을 변화시키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대와의 관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말이며, 간단한 말 한 마디가 수백만의 사람을 죽게 하는 전쟁으로 진행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말은 상대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혼잣말을 한다고 해도 부정적인 말을 되풀이하는 사람의 마음은 더욱 부정적으로 바뀌는 것이며, 슬픔을 표현하는 말을 되풀이해서 중얼거리다보면 마음은 더욱 슬퍼지는 법입니다.

혼자서 하는 생각이 비록 타인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결국은 자신의 신체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혼자서 어떤 저주를 퍼붓고 있다면 대상이 되는 사람은 듣지 않으니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그 나쁜 감정이 곧바로 자신의 몸 각 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런 결과로 세포는 긴장 상태에 빠지게 되고, 나쁜 물질이 형성되며, 면역력의 약화로 이어져서 건강이 나빠지는 결과를 일으킵니다.

이 모든 것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진실한 말, 부드러운 말, 화합시키는 말, 성실한 말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며, 그래야만 자신도 편안해지고 세상도 아름답고 즐겁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때때로 말씀을 하지 않은 것이나 선사들이 말씀을 아주 간략하게 한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말이 가장 편리한 도구이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것은 거의 없겠지만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완벽하게 표현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말로써 더 이상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때면 말씀을 하지 않는 침묵을 사용했습니다.

선사들은 상대가 말로인해 진실로부터 멀리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번잡한 설명을 피했습니다.

말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뜻이 흐려지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말은 우리가 가진 가장 편리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가장 해악이 많은 도구입니다.

그러므로 중도에 어긋나지 않도록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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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스님─남을 욕하면 허물이 자기에게 돌아온다

***남을 욕하면 허물이 자기에게 돌아와***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지안스님

부처님이 사바티의 녹자모 강당에 계실 때의 일이다.

부처님은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에 탁발을 하기 위해 성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탁발이 끝날 무렵 곤란한 일이 하나 생겼다.

사바티에 사는 파라트피차라는 심술궂은 욕쟁이가 부처님을 따라다니며 마구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이었다.

부처님은 그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자 파라트피차는 부처님이 자기의 위세에 눌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 것인 줄 알고 더욱 기세를 부리며 으스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체의 분노로부터 해탈한 부처님은 그런 일에 얼굴을 붉히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이러한 부처님의 반응에 약이 오른 파트라피차는 더욱 화가나 흙을 한 주먹 쥐고 부처님을 향해 뿌렸다.

그때 맞은편에서 바람이 불어와 흙먼지가 오히려 파트라피차에게로 날아갔다.

파트라피차는 자기가 뿌린 흙먼지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말았다.

멀리서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하하하’하고 크게 웃었다.

부처님은 딱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다가 다음과 같이 타일렀다.

“아무에게나 함부로 욕을 하거나 모욕을 주어서는 안 된다.

설사 너를 화나게 한 사람이나 원한이 있는 사람에게도 그래서는 안 된다.

몸과 마음이 청정해서 때가 없는 사람에게 나쁜 말을 하면 허물은 도리어 자기에게 돌아온다.

마치 바람을 거슬러 흙을 뿌리면 그 흙먼지가 되돌아와 자신을 더럽히는 것과 같으니라.” 이상은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이야기의 하나다.

50권에 게송 형식 짧은 이야기 수록 불교 핵심교의 ‘연기법’ 정의도 실려 사람을 감정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감정에 의해 행동을 하다보면 절제되지 못한 그릇된 행동이 예사로 나오는 수가 많다.

수행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그릇된 행동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말 한 마디가 잘못되면 서로 원한을 가지는 결과가 오게 되고 내가 남을 미워하는 눈치가 보이면 남도 나를 미워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말 한 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 하였다.” 사람 사이의 친목은 부드러운 말과 친절한 행동으로 두터워지는 것이다.

부처님은 또 이런 비유를 들기도 했다.

누가 남에게 욕설과 비방을 퍼부었을 때 그 욕설과 비방이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손님을 맞이한 집에서 그 손님을 대접하기 위하여 음식을 마련해 상을 차려 주었는데 그 손님이 이미 밥을 먹었다하여 먹지 않으면 그 음식은 결국 차려준 사람의 식구가 먹어야 하는 것과 같다 하였다.

〈잡아함경〉은 4아함 가운데서도 가장 이른 시기에 성립된 경으로 추정한다.

내용이 대개 짧은 이야기들을 수록하고 있고 모두 암송하기 좋은 게송형태로 되어 있다.

반면에 량은 4아함 중 가장 많아 전체 구성이 50권 1362개의 소경으로 되어 있다.

한역한 사람은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393~468)이며 번역된 해는 435년으로 4아함 중 제일 늦게 번역되었다.

이 해에 구나발타라가 송(宋) 문제(文帝)의 청을 받아 건강(健康)으로 와 와관사(瓦官寺)에 머물면서 많은 경전을 번역하였는데 〈잡아함경〉도 그때 번역되었다 한다.

원본인 범본은 법현(法顯) 인도에 갔을 때 가져왔던 것이라 한다.

또 〈잡아함경〉에는 불교의 핵심 교의인 연기법에 대한 정의를 내려놓은 유명한 구절 “이것이 있으니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니 이것이 있다 (此有故彼有 彼有故此有)”는 말이 설해져 있다.

-불교신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