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환스님─관세음보살기도 3단계

『관세음보살기도 3단계 』

인환스님

보조스님은 (초발심자경문)에서 법문을 듣는데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부류는 ‘아무리 법문을 들어봐야

나는 깨달음 같은 높은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또 한 부류는 ‘밤낮 들어봐야 그 말이 그 말이다’하며

법문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입니다.

법문을 듣는 것은 생각을 가다듬어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때문에 법문을 들을 때는 마음을 비우고 이렇다 저렇다 분별하지 않아야 합니다.

법문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기도나 염불도 모두 같은 이치로 해야 합니다.

관음기도를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올바른 기도가 되기 위해서는

요즘 말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 바로 보고, 바로 듣는 것이 바로 불성의 작용입니다.

불성이란 어디 다른 곳에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모자람 없이 보고 듣는 것이 불성인 셈이죠.

제 이야기를 듣고 ‘불성이 그렇게 간단한 거야?’라고 의심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셨지만

우리는 같은 불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 판단대로, 본대로 느낀대로 좋다 나쁘다,

있다 없다, 곱다 밉다…, 쉴 새 없이 차별과 분별을 합니다.

시쳇말로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지요.

흔들리는 마음으로 보니 만사를 바로 보지 못하고

딴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란 말씀입니다.

기도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고, 구하는 바가 있어 기도를 하면서도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기도만 해도

가피를 입을 수 있는 것일까’하고 자꾸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제 이러한 의심을 내려놓으시고 지금 일러드리는

세 가지 단계를 자신의 기도와 견주어 하나하나 짚어 보십시오.

기도를 하는 첫 번째 단계는 어린아이가 배고프고 불편하면 울음을 터트리듯,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부처님을 찾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부처님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세요’, ‘도와주세요’하고

매달리는 심정으로 기도를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힘든 상황에서 불·보살님에게 의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기도를 계속하면서도 밤낮 이 생각만 하는 것은

아이가 덩치가 큰 후에도 힘든 일만 있으면 울며 부모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이럴 때 두 번째 단계로 기도가 이어져야 합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나 자신만을 위해 소원을 비는 것에서 벗어나

남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일체중생을 조건 없이 제도해주시는 관세음보살님과 같이

우리도 다른 사람들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위해 기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만 잘되겠다, 우리 아들만 좋은 대학 가야된다,

우리 가족만 잘 먹고 잘 살겠다….

이런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과욕입니다.

함께 기도하는 대중들 모두,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중생이

불·보살님의 가피를 받을 수 있도록 기도를 해 보십시오.

그 기도는 자연히 자신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세 번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는 기도가 되는 단계입니다.

경계에 따라 흔들리는 마음을 안으로 거두어

내 마음을 부처님과 똑같은 깊고

바른 반야의 마음으로 돌려 놓는 것이 올바른 기도입니다.

기도를 하다 어느 순간 진심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그 순간

과거도 미래도 떨어져나가고 오직 그 순간만 남게 됩니다.

바로 이 순간을 이어나가도록 하는 것이 참된 기도입니다.

물론 초심자들은 “~하게 해 주세요”라고 하는

절박한 마음이 없으면 기도를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원은 기도를 시작할 때 한번만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면서도 계속 자신의 소원을 중얼중얼 되뇌는 사람들이 있어요.

불·보살님이 소원을 못 들었을까봐 자꾸 되뇌는 겁니까?

이러한 것은 일종의 번뇌요 망상이요 기도의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오직 ‘관세음보살’할 뿐,

거기에 어떤 단서나 조건을 붙이면 방해가 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기도를 할 때의 큰 방해꾼이 있으니, 잡념과 졸음입니다.

물론 초심자들에게는 잡념과 졸음이 끊임없이 덮치게 마련입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쉴 새 없이 번뇌 망상을 피워왔으니까요.

하지만 잡념이 일어나더라도 그 생각을 따라가지 말고,

그때마다 얼른 호흡이나 화두로 마음을 돌려놓아야 합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마음을 정념으로 돌리고 또 돌리다 보면

한 곳으로 집중하는 순간이 오게 되고, 진정한 기도가 되는 것입니다.

기필코 깨달음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기도를 하다보면

‘무념(無念)’의 상태가 됩니다.

곧 일념(一念)이 가득 찬 무념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풍기가 빠르게 돌아가면 날개가 보이지 않듯,

번뇌 망상이 끼어들 틈이 없는 상태인 무념으로 들어가면

부르는 나도, 불리는 관세음보살도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 때 비로소 내가 바로 관세음보살이 되고

관세음보살이 바로 내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삼매(三昧)라고 하는데, 기도를 이렇게 하면 기도삼매,

염불을 하면 염불삼매, 독경을 하면 독경삼매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제 삼매에 드는 기도법을 알았으니

바로 알고 바로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2016년 04월 23일 불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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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6-04-23, 11:36:53 오후

법타스님─욕심에 눈 멀면 복도 재앙된다

욕심에 눈 멀면 복도 재앙된다

-법타스님-

새해 들어 가장 신명나는 일은 뭐니 뭐니 해도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우리선수들의 금메달소식이었습니다.

메달을 따고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는 잘했다는 칭찬과 격려가 이어졌지만 선수들 중에는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런 선수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에는 안타까움이 적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도 끝내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을 보면서 운이 없거나 복이 부족했다며 위로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복이란 것은 무엇일까요.

불자들은 복을 어떻게 보아야 하고 복을 쌓는 것, 복스럽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오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아흔 아홉석 갖고도 불행한 부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다섯 가지 복, 즉 오복을 최고의 복으로 여겼습니다.

그 가운데 제일 큰 복은 수명, 오래 사는 일이었습니다.

요즘이야 부자 되는 것을 최고로 말하겠지요.

하지만 예전에는 마흔 살만 넘어도 장수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요즘은 예순 다섯이 넘어도 경로당에 못 들어간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임금이라 해도 마흔 살을 넘기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일흔 살을 예로부터 매우 드물 일이라는 뜻의 ‘고래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부자 되는 ‘부’, 건강하게 사는 ‘강녕’, 덕을 베풀어 하는 일 마다 잘되는 ‘유호덕’, 목숨대로 다 사는 ‘고종명’이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출세하는 것과 아들을 많이 낳는 정도였습니다.

정리해보면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살아 출세하고 부자가 되어서 자식을 많이 낳다가 편히 죽는 것이 전통의 복이고 유교에서 말하는 복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그것을 한시적인 복이라고 보았습니다.

우리의 욕심 가운데 즐거운 것과 좋은 것에 해당하는 ‘오욕락’이라고 본 것입니다.

오욕락은 재욕, 성욕, 음식욕, 명예욕, 수면욕의 다섯 가지 욕망을 뜻합니다.

먹고 자는 것이 인간이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먹는 것도 맛있는 것만 찾으면 식탐이 됩니다.

잠도 문제입니다.

공부하는데 제일 큰 장애가 잠이지만 반대로 잠을 못자는 것도 큰 병입니다.

이처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들이라도 지나치게 넘치면 불행, 재앙이 됩니다.

모든 것이 적당히 맞아야 합니다.

영국에서 조사를 했습니다.

살아가는데 큰 문제없이 살기 위해 얼마나 돈이 필요할까를 알아봤더니 우리 돈으로 19억에서 28억 정도가 필요하더랍니다.

지금 강남의 집 한 채 값입니다.

그럼 강남에 집 갖고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어디 그런가요.

많이 가졌다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힘들어 합니다.

아흔 아홉 섬 가진사람이 한 섬 채워 백 섬 만들고 싶어 하고 백 섬 가진 사람은 천섬을 갖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아흔 아홉 섬 가졌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복이지만 백 섬을 채우겠다고 하면 재앙이 됩니다.

복이라는 것은 이처럼 자기 주관적인 것입니다.

복이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살아가는 것이 괴롭겠지만 심기일전하여 삶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 괴로움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집착하고 통탄하며 함몰돼 있으면 그 괴로움이 더 오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복이라는 것은 고정된 실체가 아닙니다.

즉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대지도론』의 말씀을 보면 ‘불도를 성취하려면 무릇 실천해야할 것이 두 가지이니 첫째는 복덕이고 둘째는 지혜다’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곧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지혜, 선정의 육바라밀을 뜻하는 것입니다.

부처란 무엇인가.

사실 그 내용을 보면 복덕과 지혜입니다.

이것은 동전의 양면이자 하나입니다.

보시, 지계, 인욕은 복덕의 문이고 참선하고 독경하며 정진하는 것은 지혜의 문입니다.

여기 앉아서 법문을 듣는 것은 지혜를 진작시키는 일이지만 동시에 이 시간에 보시를 하고 자리를 양보하고 다른 사람을 안내하고 남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모두 복을 짓는 행위입니다.

이 복을 짓는데 있어서 그 근본바탕이 되는 대상을 복전이라고 합니다.

복전이 되는 대상은 삼보와 수행자, 부모, 궁자·병자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렇게 복이 되는 바탕을 보은전, 공덕전, 빈궁전이라고도 합니다.

보은전은 스승이나 부모, 선배, 후배의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공덕전은 포교활동이나 공익활동 등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여러 사람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빈궁전은 가난하고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하는 것을 말합니다.

복덕과 지혜는 동전의 양면

그러면 복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 가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인사하는 것은 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새해 복 많이 지으라고 상기시켜주는 것입니다.

내가 복을 많이 갖고 있어서 나눠주는 것이 아닙니다.

복은 평상시에 지어야 합니다.

특히 여러 사람에게 이익이 되게 지어야 합니다.

나와 남을 구분하지 말고 내가 지은 만큼 받는다는 생각으로 복을 지여야 합니다.

복을 오래 받으려면 복도 아껴야 합니다.

지금 형편이 좋고 살기가 편하다고 복을 함부로 막 쓰면 아무리 많은 복이라도 바닥이 드러나고 맙니다.

불교에서는 육도윤회를 말합니다.

그 가운데서 천상에 태어난 사람은 이전 생에 복을 많이 지어 복저금을 많이 해 놓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천상에 태어나서 그것을 계속 사용하면 마치 마일리지처럼 복이 바닥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껴 써야 합니다.

특히 복을 쓰되 나나 내 가족만을 위해 쓰지 말고 널리 여러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써야합니다.

그런데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복을 지을 만한 곳을 찾아다녀야 하고 꾸준히 널리 지어야 합니다.

즉 봉사를 말합니다.

우리가 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이 복입니다.

또 내가 입은 은혜를 갚는 것도 복을 짓는 일입니다.

이처럼 복도 잘 간수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 짓는 대표적인 복으로 팔복전이 있습니다.

『잡보장경』에 나와 있는 가르침입니다.

험한 곳에 길을 만들어주는 것,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것, 하천에 다리를 놓는 것, 삼보에 공양하는 것,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 병자를 치료하는 일, 재난 당한 사람을 구제하는 일, 무차대회를 열어 외로운 모든 넋을 제도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것을 요즘 말로 하자면 바로 사회복지이고 봉사활동입니다.

이런 것이 복을 짓는 길입니다.

또 무재칠시라고 해서 돈이 없어도 지을 수 있는 복이 있습니다.

이 역시 『잡보장경』에 나와 있습니다.

첫째 화안시는 환한 얼굴, 밝은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일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돈 안 드는 일입니다.

웃다가 죽는 사람은 없어도 화내다가는 혈압 올라 죽는 수가 있습니다.

둘째는 언사시로 좋은 말, 친절한 말, 깨우치는 말을 해주는 것입니다.

셋째 심시는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는 일입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안시, 웃는 눈빛, 좋은 눈빛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신시라고 해서 공손하고 예의바른 몸가짐으로 사람을 대하고 남을 돕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섯 번째 상좌시는 남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고 마지막 일곱 번째는 방사시라고 해서 손님에게 방을 내주는 것입니다.

복보다 좋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복이란 저절로 생기거나, 누가 주거나, 일방적으로 은총을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스스로 지은 만큼 받는 것입니다.

복은 인생 만사에 쓰이지 않는 데가 없고 복으로 하지 못할 바가 없습니다.

적게는 한낱 미물 초목이 성불하는 것도 지어놓은 복이 없고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복은 지어만 놓으면 언제 어디서나 여의보주와 같이 쓸 수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이런 법회에 함께 하도록 주위에 권선하는 것도 큰 복을 짓는 일입니다.

부처님처럼 세상을 밝혀주는 이가 되도록 이끌어주는 큰 복인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스스로는 물론이고 우리 주변의 이웃들과 나아가 모든 중생들을 위해 늘 큰 복을 짓는 불자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