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나의(迦 那衣)

가치나는 카티나의 음역. 출가자들이 안거(安居)를 끝낸 후 5개월 동안 입는 옷. 갈치나의( 恥那 衣), 견실(堅實), 공덕의(功德衣).

가책

범어 avasadana를 번역한 말로 꾸짖으며 책망한다는 뜻이다. 출가대중이 지켜야 할 생활규범으 로 율 가운데 《사분율》의 <건도품>에서 `가책건도`가 있다. 가책건도란 악행을 일삼는 수행자들 을 가책하는 범을 설한 내용이다. 따라서 승단에서 싸움이 일어났을 경우, 수행 중의 잘못을 여러 대중 앞에서 꾸짖고 서른 다섯 가지의 권리를 박탈했다고 한다. 율장과 경장 곳곳에서 비난하다. 꾸짖다. 비난해서 물리치고 배격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불교용어 가책이 이제는 자신의 잘못 을 돌아보고 책망한다는 뜻으로 쓰여지고 있다

범종도 잠이 든 삼경

적막종범야삼경 寂寞鐘梵夜三更 범종도 잠이 든 삼경의 깊은 밤에

낙엽수풍작우성 落葉隨風作雨聲 낙엽은 바람 따라 빗소리를 내는구나.

경기척창청불매 驚起拓窓淸不寐 놀라 일어나 창을 여니 잠은 달아나고

만공추월정분명 滿空秋月正分明 하늘 가득 가을 달이 눈 시리도록 밝다.

선심(禪心)에 잠겨 가을밤의 풍경을 그려 놓았다. 산당정야(山堂靜夜)의 깊은 밤에 바람에 날리는 낙엽 소리가 비오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 소리 들으니 정신이 더욱 맑아져 금새 잠이 달아나 버린다. 창문을 밀치고 밖을 내다보았더니 온 산을 비추고 있는 하늘의 달이 눈이 시리도록 밝다. 가을밤의 이 전경이 내 마음속에 들어 있을 때 달과 산과 내가 하나가 아니겠는가? 천지만물이 같은 뿌리라 했다. 그렇다면 천(天)․ 지(地)․ 인(人) 삼재(三才)가 또 다른 나를 구성하는 삼요소가 될 것이다. 하늘과 땅이 내 몸이고 나는 법성이 되어 시공 위에 앉아 있는 철없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이 시는 취미수초(翠微守初·1590~1668) 스님의 시이다. 조선조 중기의 스님으로 사육신 중의 한 사람이었던 성삼문의 후손으로 출가한 후 부휴선수의 추천으로 벽암각성의 문하에 들어가 법을 잇고 폈다. 당시의 여러 고승들을 참방하고 유학자들과 폭 넓은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문에 능하여 문집 <취미당집>과 함께 <취미대사시집>이 전해진다.

지안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8년 12월 제9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