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이 가장 좋은 복을 누리는 곳인 반면 지옥은 가장 극심한 고통이 있는 곳입니다. 악업을 많이 지은 중생들이 태어나는 곳으로 원래 땅 밑에 있는 감옥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범어로는 나라카(naraka) 또는 나라야(naraya)라 하며 음역(音譯)할 때는 나락가(那落迦), 나락(奈落), 그리고 니려야(泥犁耶), 니려(泥犁)라 표기합니다. 가장 나쁜 상태의 생을 받아 온통 괴로움만 당하는 곳으로 현세에 악업을 지은 자가 내세에 그 과보를 받아 이곳에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분히 인과의 법칙을 설명하는 이론에서 나온 설이기도 합니다. 경론(經論)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의 지옥을 설명하고 있으나 보통 팔열(八熱)지옥 팔한(八寒)지옥 고독(孤獨)지옥 등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또 십팔니려경(十八泥犁經)에는 18개의 지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구사론(俱舍論)의 설명입니다. 팔열지옥은 여덟 곳의 뜨거운 고통이 있는 지옥을 말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①무간(無間)지옥: 고통을 잠시도 쉬지 않고 받음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아비(阿鼻)지옥이라고도 함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이 전혀 없는 곳 ②극열(極熱)지옥: 서로의 몸에서 사나운 불길이 뿜어져 나와 서로에게 화상을 입혀 그 고통이 극심한 곳 ③염열(炎熱)지옥: 불이 몸에 닿아 돌고 그 불꽃에 몸이 타서 뜨거워 견딜 수 없는 곳 ④대규(大叫)지옥: 극심한 고통에 못 이겨 고함을 지르게 울부짖는 곳 ⑤호규(號叫)지옥: 고통에 못 이겨 누구를 부르며 비명을 지르는 곳 ⑥중합(衆合)지옥: 여러 가지 고통이 한꺼번에 몸에 와 닿음으로 붙여진 이름 ⑦흑승(黑繩)지옥: 검은 밧줄로 먼저 신체 수족을 묶어 놓고 뒤에 도려 파는 고통을 주는 지옥 ⑧등활(等活)지옥: 죽을 것 같은 고통이 몸에 와 닿으나 죽지는 않고 소생하여 다시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이 계속 되는 곳이 있습니다. 팔한(八寒)지옥은 추위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여덟 곳의 지옥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①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지옥: 마하 발특마란 큰 붉은 연꽃을 뜻하는 말입니다. 극심한 추위 때문에 몸이 터져 찢어 벌어진 것이 큰 붉은 연꽃과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 ②발특마(鉢特摩)지옥: 추위 때문에 몸이 터지고 찢어진 것이 붉은 연꽃과 같은 지옥 ③온발마( 鉢摩)지옥: 추위 때문에 몸이 터지고 찢긴 것이 푸른 연꽃과 같은 지옥 ④호호파(虎虎婆)지옥: 추운 고통응 견디지 못하여 호호파라는 소리를 지르므로 붙여진 이름 ⑤학학파( 婆)지옥: 하하바라는 소리를 지르므로 붙혀진 이름 ⑥알석타( 析咤)지옥: 아타타라는 소리를 지름으로 붙여진 이름 ⑦니날부타(尼剌部陀)지옥: 추위가 몸에 닥쳐 수포(水 )가 찢어짐으로 붙여진 이름 ⑧알부타( 部陀)지옥: 극심한 추위가 몸에 와 닿아 물짐이 생기므로 붙여진 이름 이 있습니다. 팔한 지옥의 이름은 이성어(擬聲語)나 의태어(擬態語)로 되어 있습니다.
팔열지옥을 팔대(八大)지옥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에 부수된 증(增)지옥이 16개나 있다 합니다. 증(增)이라는 말은 고통이 늘어났다 증가되었다는 말로 지옥의 처한 환경이 처참함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예로부터 지옥 변상(變相0이라 하는 지옥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나타내 놓은 것이 있습니다. 또 각 지옥에는 감옥을 지키는 옥졸(獄卒)이 있다 하며 염라대왕(閻羅大王)이 이 옥졸을 거느리고 지옥을 다스린다는 설이 있는데 이는 본래 도교에서 불교로 흡수된 이야기입니다. 천상이 선업의 과보인 반면 지옥이 악업의 과보라는 것은 이미 설명했지만 결국 이러한 이야기들은 인간의 행위를 문제 삼아서 한 것입니다. 나의 행위가 남에 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간단한 원칙이 선악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천상과 지옥의 이야기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지안스님강의. 월간반야 2002년 1월 (제1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