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왕은 나가세나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 스님들은 ‘지옥의 불은 보통 불보다 훨씬 더 뜨겁다. 보통 불 속에 던져진 조약돌은 하루에
녹지 않지만 큰 집채만한 바위도 지옥불 속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녹아 버린다’고 말합니다.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또 스님들은 ‘지옥에 태어난 생명체는 수십만년 동안 지옥불 속에서
타더라도 녹아 없어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나는 이 말도 믿지 않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금님, 암상어와 암악어와 암거북은 단단한 돌맹이나 자갈이나 모래를 먹습니까?”
“그렇습니다.”
“돌맹이나 자갈이나 모래는 뱃속에 들어가면 녹아 버립니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뱃속에 든 그들의 태아도 녹아 버립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찌하여 자갈도 돌맹이도 녹는데 태아는 녹지 않습니까?”
“업 때문에녹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지옥에 태어나는 생명체는 수천 년 동안 지옥불 속에 있어도 업 때문에 녹지 않습니다.
지옥에 있는 생명체는 거기서 태어나 거기서 성장하고 거기서 죽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악업이 소멸될 대까지는 죽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잘 알았습니다.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