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간다르바국에 여러 사람들이 마침 흉년을 만나 음식 있는 곳을 따라 다른 나라로 가게 되었다. 도중에 바라신산(山)을 지나게 되었다.
그 산에는 본래부터 사람을 잡아먹는 나쁜 귀신 락사사가 많았다.
그들은 산중에 모여 잠을 잤다. 산중에는 바람이 몹시 찼기 때문에 불을 피우고 누워 있었다. 그들 중에 추위를 몹시 타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장난으로 귀신 락사사의 옷을 입고 불을 쪼이며 앉아 있었다.
그때 옆에 있던 어떤 이가 잠이 깨어 보니 불 옆에 귀신 락사사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놀라 그만 그 곳에서 달아나 버렸다. 그 바람에 잠자던 사람들도 놀라 엉겁결에 모두 내달았다. 그래서 그 락사사의 옷을 입은 이도 놀라 그들을 쫓아 죽어라 뛰었다.
그들은 뒤에 락사사가 쫓아오는 것을 보고 해치러 오는 줄로만 생각하고는 더욱 더 놀라고 두려운 나머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구렁에 몸을 던졌다. 그리하여 몸도 다치고 극도로 피로하여 모두 쓰러졌다가 날이 밝아서야 비로소 귀신이 아님을 알았다.
모든 범부들도 그와 같다.
번뇌 속에 살면서 선한 법에 굶주려, 위없는 법을 구하다가, 다섯 가지 쌓임[五蘊] 속에 ‘나’라는 소견 때문에 생사에 흘러 다니면서 번뇌에 쫓기어 자유를 얻지 못하고 세 갈래 나쁜 길[三惡道]의 구렁에 떨어진다.
날이 밝았다는 것은 생사의 밤이 다하고 지혜의 밝은 새벽이 되어 비로소 다섯 가지 쌓임 속에는 ‘참 나’가 없다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