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이 깨를 실은 수레를 끌고 험한 길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그 수레꾼은 이들에게 말하였다.
“나를 도와 수레를 밀어 험한 길을 벗어나게 해 주시오.”
그들은 대답하였다.
“우리에게 무엇을 주겠는가”
수레꾼은 말하였다.
“없는 물건을 그대들에게 주리라.”
두 사람은 그를 도와 수레를 밀고 평지에 나와 수레군에게 말하였다.
“우리에게 줄 물건을 가져 오라.”
수레꾼은 대답하였다.
“물건이 없다.”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다시 말하였다.
“그 없는 물건을 가져 오라.”
다른 한 사람이 웃음을 머금고 말하였다.
“저 사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러나 또 한 사람은 수레꾼에게 말하였다.
“우리에게 없는 물건을 가져 오라. 반드시 없는 물건이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은 말하였다.
“없는 물건[無物]이라는 이 두 글자를 한 데 모으면 그것을 거짓 이름[假名]이라 한다. 세속의 범부들은 만일 ‘없는 물건’이라 하면 곧 ‘아무것도 없는 경계[無所有處]’라고 안다.”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없는 물건이란 바로 없는 모양[無相], 없는 원[無願], 없는 지음[無作]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