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우가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바람이 불어 가지가 부러져 그만 여우의 등에 떨어졌다.
여우는 곧 눈을 감고 다시 나무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곳을 떠나 딴 곳으로 달아났다.
날이 저물어도 그는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여우는 멀리서 바람이 불어 큰 나뭇가지가 아래위로 흔들리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나를 다시 나무 밑으로 오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리석은 제자들도 그와 같다.
집을 떠나 스승에게 배우다가, 조금 꾸지람을 들으면 곧 달아난다.
그 뒤에 나쁜 벗을 만나 끝없이 번민하다가는 비로소 본래 스승에게로 돌아온다. 이와 같이 오가는 것을 어리석고 미혹한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