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옹기장이 대신 나귀를 사 온 제자

옛날 어떤 스승이 큰 잔치를 베풀기 위해 제자에게 말하였다.

“지금 질그릇을 구해 잔치에 쓰려고 한다. 지금 시장에 나가 옹기장이 한 사람을 품으로 사 오너라.”

제자는 옹기장이 집으로 갔다.

그때 옹기장이는 질그릇을 나귀에 싣고 시장에 팔러 가다가 잠깐 사이에 나귀가 모두 질그릇을 부숴 버려, 그는 집에 돌아와 슬피 울면서 괴로워하였다.

제자가 그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왜 그리 슬퍼하고 괴로워하십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온갖 방법으로 여러 해 동안 고생한 끝에, 비로소 그릇을 만들어 시장에 나가 팔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나쁜 나귀가 잠깐 사이에 모두 부숴 버렸습니다. 그래서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그때 제자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이 나귀야말로 참으로 훌륭합니다. 오랫동안 만든 것을 잠깐 사이에 모두 부숴 버리다니, 제가 이 나귀를 사겠습니다.”

옹기장이는 기뻐하면서 나귀를 팔았다.

제자는 그 나귀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스승은 물었다.

“너는 옹기장이는 데려오지 않고 나귀만 데리고 와 무엇에 쓰려는가?”

제자는 대답하였다.

“이 나귀는 그 옹기장이보다 훌륭합니다. 옹기장이가 오랫동안 만든 질그릇을 이 나귀는 잠깐 사이에 모두 부숴 버렸습니다.”

그 때 스승은 말하였다.

“너는 참으로 미련하여 아무 지혜도 없구나. 지금 이 나귀는 부수는 데는 뛰어나지만 백 년을 두어도 그릇 하나를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천백 년 남의 공양을 받고도 조금도 그것을 갚을 줄 모르면서 항상 손해만 끼치고 끝내 이익 됨이 없다.
은혜를 배반하는 사람도 그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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