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조사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 고양이 쥐잡듯이
참선할 때는 죽기를 두려워 말고 살기도 바라지 말라. 살기만 하고 죽지 못할까 걱정해야 한다. 진실로 의정과 어불어 한곳에 매여 있기만 하면 거친 환경은 쫓지 않아도 저절로 물러갈 것이요, 망녕된 마음은 맑히기를 힘쓰지 않아도 스스로 맑아질 것이다. 육근의 문턱이 자연히 텅 비고 넓어져 손만 들면 곧 잡히고 부르면 즉시 대답하는데 어찌 살지 못할 것을 걱정할 것인가. 화두를 들 때는 반드시 화두가 뚜렷하고 분명해야 한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와 같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신굴에 주저앉아 혼혼침침하여 일생을 허송하게 될 것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는 두 눈을 부릅뜨고 네 다리를 딱 버티고, 어떻게 하면 쥐를 잡아먹을까만을 생각한다. 비록 곁에 닭이나 개가 있더라도 눈 한 번 팔지 않는다. 참선하는 사람도 이와 같이 분연히 이 도리를 밝히고야 말겠다 하고, 어떠한 역경이 닥쳐오더라도 한 생각도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딴 생각을 일으키면 쥐만 놓칠 뿐 아니라 고양이 새끼마저 놓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