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조사어록
제2장 마음을 살피는 일
- 삼독
“진여 불성의 모든 공덕은 깨침이 근본이 된다는 것은 알았으나 무명인 마음과 온갖 악은 무엇을 근본으로 삼습니까?”
“무명인 마음에는 팔만 사천의 번뇌와 정욕이 있어 악한 것들이 한량없으니 성냄과 어리석음인데, 이 삼독심에는 저절로 모든 악한 것이 갖추어져 있다. 마치 큰 나무가 뿌리는 하나이나 가지는 수없이 많은 것처럼, 삼독의 뿌리는 하나이지만 그 속에 한량없는 많은 악업이 있어 무엇으로 비교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삼독은 본체에서는 하나이나 저절로 삼독이 되어 이것이 육근에 작용하면 육적이 된다. 육적은 곧 육식이다. 육식이 육근을 드나들며 온갖 대상에 탐착심을 일으키므로 악업을 지어 진여를 가리게 된다. 그러므로 육적이라 이름한다. 중생들은 이 삼독과 육적으로 말미암아 몸과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생사의 구렁에 빠져 육도에 윤회하면서 온갖 고통을 받는다. 이를테면 강물이 원래 조그마한 샘물에서 시작하여 끊이지 않고 흐르면 시내를 이루고 마침내는 만경 창파를 이루게 되나, 어떤 사람이 그 물줄기의 근원을 끊으면 모든 흐름이 다 쉬게 된다. 이와 같이 해탈을 구하는 사람도 삼독을 돌이켜 삼취경계를 이루고, 육적을 돌이켜 육바라밀을 이루면 저절로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삼독과 육적이 광대 무변한데 마음만을 보고 어떻게 한없는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삼계에 태어남은 오로지 마음으로 되는 것이니 만약 마음을 깨달으면 삼계에 있으면서 곧 삼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삼계라는 것은 곧 삼독이다. 탐내는 마음이 욕계가 되고, 성내는 마음이 색계가 되며, 어리석은 마음이 무색계가 된다. 삼독심이 갖가지 악을 짓고 맺어 업을 이루고 육도에 윤회하게 되니 이것을 삼계라 한다. 또 삼독이 짓는 무겁고 가벼운 업을 따라 과보를 받는 것도 같지 않아 여섯 곳으로 나뉘게 되니 이것을 육도라 한다. 그러나 악업은 오로지 자기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마음을 잘 거둬 그릇되고 악한 것을 버리면 삼계와 육도를 윤회하는 괴로움은 저절로 소멸되고,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니 이것을 해탈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