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편 교단의 규범
제4장 보살계
- 마흔 여덟 가지 계(사십팔경계)
“이미 열 가지 프라티목샤를 말했으니 이제는 마흔 여덟 가지 계를 말하겠다.
첫째, 스승과 벗을 공경하라. 보살계를 받은 이는 스승과 벗을 보거든 공경하는 마음으로 일어나 맞고 문안해야 한다. 보살이 교만하거나 게으르고 어리석고 성내는 마음에서 일어나 맞지 않고 예배하지 않고 법답게 공양하지 않으면 어찌될 것인가. 만약 공양거리(공양구)가 없으면 제 몸을 팔아서라도 스승과 벗을 공양할 것이니 그렇지 않으면 죄가 된다.
둘째, 술 마시지 말라. 술 때문에 생기는 과오가 한량이 없다. 술잔을 남에게 권하기만 하고도 오 백 생 동안 손이 없는 과보를 받았다는데 어찌 몸소 마실 것인가. 보살은 이웃에게 술을 마시지 않도록 권유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이 술을 마시거나 남에게 마시게 하면 죄가 된다.
셋째, 고기를 먹지 말라. 고기를 먹으면 자비의 종자가 끊어지고, 중생들이 그를 보고는 달아난다. 그러므로 보살이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일부러 먹으면 죄가 된다.
넷째, 냄새나는 채소를 먹지 말라. 마늘. 부추. 파. 달래와 같이 악취가 나는 채소는 무슨 음식에나 넣어 먹지 마라. 먹으면 죄가 된다.
다섯째, 계를 범한 사람은 참회시켜라. 오계와 십계, 이 밖에 다른 금계를 범한 사람을 보거든 참회시켜야 한다. 보살이 이런 사람을 참회시키지 않고 함께 지내면서 이양을 같이 받으며,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그 죄를 들어 참회시키지 않으면 죄가 된다.
여섯째, 법사에게 공양하고 법을 청하라. 법을 가르치는 스승을 만나거든 일어나 맞아들이고 예배 공양해야 한다. 음식과 앉을 자리와 약과 소용될 물건을 공양하고, 법을 위해서는 몸도 잊어버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설법해 주기를 청하라. 그렇지 않으면 죄가 된다.
일곱째, 설법하는 곳을 찾아가 들어라. 경이나 계율 혹은 바른 법을 말하는 곳이 있거든 나무 아래나 숲속이나 절을 가릴 것 없이 몸소 찾아가 들어라. 불자로서 가서 듣지 않고 묻지 않으면 죄가 된다.
여덟째, 대승법을 그릇되게 여기지 말라. 대승경전과 율을 부처님 말씀이 아니라고 하면서, 소승의 교법과 이교도의 사견으로 만든 학설만을 배우는 것은 죄가 된다.
아홉째, 환자를 잘 보살펴라. 보살이 환자를 보거든 부처님처럼 잘 받들어 공양해야 한다. 여덟 가지 복밭 가운데 간호하는 일이 으뜸가는 복밭 이다. 보살이 병든 사람을 보고도 간호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
열째, 살생하는 도구를 가지고 있지 말라. 사람을 죽이는 무기나 짐승을 잡는 기구는 무엇이건 마련해 두지 마라. 보살은 자기 부모를 죽인 사람에게도 원수를 갚지 않는데 하물며 중생을 죽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도구를 마련해 두면 죄가 된다.
열 한 째, 국가의 사신이 되지 말라. 어떤 이익을 바라는 나쁜 생각에서 나라의 사신이 되어 적국과 통하거나 전쟁을 일으켜 많은 중생을 죽게 하지 말라. 보살은 군대들과 어울려 다니지도 않는데 하물며 자기 이익을 위해 나라를 해롭게 해서 될 것인가. 그러므로 그런 일을 하면 죄가 된다.
열 두째, 나쁜 마음으로 장사하지 말라. 사람이나 가축을 사고 팔지 말며, 관 장사 같은 일을 하지 말라. 제가 하지도 않는데 남을 시켜 할 것인가. 제가 팔거나 남을 시켜 팔면 죄가 된다.
열 셋째, 비방하지 말라. 나쁜 마음으로 남을 까닭 없이 비방하면서 그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남을 해롭게 하여 좋지 못한 곳에 들어가게 되면 죄가 된다.
열 넷째, 불을 놓지 말라. 나쁜 생각으로 불을 놓아 산과 들을 태우거나, 생물이 번성할 때 땅 위에 불을 놓지 말라. 남의 집이나 절, 혹은 전답이나 숲에 불을 놓아 태우면 죄가 된다.
열 다섯째, 딴 법으로 교화하지 말라. 보살은 누구에게나 항상 대승 경전과 대승 계율을 가르쳐 보리심을 내게 해야 한다. 그런데 보살이 만약 나쁜 마음과 미워하는 생각으로 소승의 경과 율이나 이교도의 그릇된 학설만을 가르치면 죄가 된다.
열 여섯째, 이익을 탐내지 말고 바르게 가르치라. 보살은 좋은 마음으로 대승의 위의와 경과 율을 먼저 배우고 그 뜻을 잘 해석해야 한다. 새로 발심한 보살이 멀리서 와서 대승의 경과 율을 배우고자 하면 법대로 온갖 고행을 일러 줄 것이고, 그 다음에 바른 법을 차례대로 말해 마음이 열리고 뜻이 통하게 해야 한다. 보살이 어떤 이익을 위해 대답할 것을 대답하지 않거나 잘못 일러주어 앞뒤가 틀리게 하여 삼보를 비방하면 죄가 된다.
열 일곱째, 세력을 믿고 무엇을 얻으려 하지 말라. 보살이 왕이나 관리들을 가까이 사귀어 그들의 힘을 믿고 재물을 달라고 하면 죄가 된다.
열 여덟째, 아는 것이 없이 스승이 되지 말라. 보살은 경전을 배우고 계를 지켜 그 뜻과 여래의 성품까지도 잘 알아야 한다. 경 한 구절, 게송 한마디도 알지 못하고 계율의 인연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것은 저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짓이다. 모든 법을 두루 알지 못하면서 남의 스승이 되어 계를 일러주는 것은 죄가 된다.
열 아홉째, 두 가지로 말하지 말라. 나쁜 생각으로 이간을 붙여 화합을 깨뜨리거나 어진 이를 비방하는 일은 죄가 된다.
스무째, 산목숨을 놓아 주고 죽게 된 것은 구제하라. 보살은 자비스런 마음으로 산 것을 놓아 주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육도 중생이 모두 내 아버지요 어머니다. 짐승을 잡아먹는 것은 곧 내 부모를 죽이고 내 옛 몸을 먹는 일이 된다. 누가 짐승을 죽이려고 하거든 방편으로 구원하여 액난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며, 보살계를 일러주고 교화하여 중생을 제도할 것이다. 부모와 형제의 제삿날에는 법사를 청해 보살계와 경전을 읽어 죽은 이의 명복을 빌 것이니 그러지 않으면 죄가 된다.
스물 한째, 성내고 때려 원수 갚지 말라. 보살은 마주 성내거나 때려서는 안 된다. 설사 부모 형제가 남에게 맞아 죽었더라도 원수를 갚지 말라. 산 목숨을 죽여 원수를 갚는 것은 효도에 맞는 일이 아니다. 출가한 보살이 자비심이 없어 원수를 갚는 것은 죄가 된다.
스물 두째,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법문을 청하라. 처음 출가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총명한 재주를 믿거나, 지위. 나이. 문벌. 재산 같은 것을 믿고 교만한 생각으로 먼저 배운 법사에게 경과 율 배우기를 싫어하지 말라. 법사가 비록 나이 젊고 신분이 보잘것없고 용모가 온전치 못하더라도, 학덕이 있고 경과 율을 잘 안다면 그 법사에게 배워야 한다. 처음 배우는 보살이 법사의 문벌이나 따지면서 법을 배우지 않으면 죄가 된다.
스물 셋째, 교만한 생각으로 잘못 일러주지 말라. 보살계를 받으려 하여도 천 리 안에 법을 설해 줄 법사가 없을 때에는 불 보살 형상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지극하게 기도하면서 상서를 보아야 한다. 법사가 경과 율과 대승법을 잘 안다는 것을 내세워 처음 배우는 보살이 경과 율을 묻는데도 교만한 생각으로 낱낱이 잘 일러주지 않으면 죄가 된다.
스물 넷째, 여래의 가르침을 잘 배우라. 보살이 여래의 경과 율과 대승법이 있어도 배우지 않고 어찌 소승과 이교도의 잘못된 학설이나 세속 학문을 배울 것인가. 이와 같은 일은 부처님의 성품을 끊는 것이고 도에 장애되는 것이며 보살의 할 일이 아니다. 일부러 그런 짓을 하면 죄가 된다.
스물 다섯째, 대중을 잘 통솔하라. 법사가 되거나 교단의 책임자가 되거나 절의 주지가 되거나 어떤 일의 책임을 맡거든, 다투는 대중을 자비심으로 화해시키고 삼보의 재산을 수호하여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 만약 대중의 질서를 어기거나 삼보의 물건을 함부로 쓰면 죄가 된다.
스물 여섯째, 혼자만 이양을 받지 말라. 어떤 절이나 여럿이 모인 곳에 객스님이 오거든 먼저 있던 대중이 일어나 맞아들이고 보낼 것이며, 음식을 공양하고 방과 이부자리와 평상과 방석 등 소용되는 것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신도가 와서 대중을 초대하거든 객스님도 공양 받을 분이 있으므로 절 책임자는 객스님도 함께 보내야 한다. 만약 먼저 있던 사람들만 초대를 받고 객스님을 따돌린다면 절 책임자는 한량없는 죄를 지은 것이며 그는 짐승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런 사람은 사문이 아니며 불제자가 아니다. 이런 일은 죄가 된다.
스물 일곱째, 따로 초대받지 말라. 따로 초대를 받아 자기만 이양을 취해서도 안 된다. 이런 이양은 대중들이 똑같이 받을 것인데, 만약 혼자서만 초대를 받으면 이것은 대중들의 몫을 저 혼자 독차지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런 일은 죄가 된다.
스물 여덟째, 스님들을 따로 초대하지 말라. 출가한 보살이나 집에 있는 보살이나 신도가 스님들을 초대하려거든 먼저 절에 가서 일보는 사람에게 그 뜻을 말하라. 그러면 일보는 사람은 ‘스님들을 차례로 초대하는 것이 모든 거룩한 스님들을 모시는 것이 됩니다.’라고 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오백 아라한이나 보살들만을 따로 초대하는 것은 차례대로 보통 스님 한 분을 초대하는 것만 못하다. 따로 초대하는 것은 이교도들이나 하는 풍습이고 여래의 가르침에는 따로 초대하는 법이 없다. 스님들을 일부러 따로 초대하면 죄가 된다.
스물 아홉째, 나쁜 업으로 살지 말라. 어떤 이익을 위해 매음행위를 하거나 관상보고 점치거나 해몽을 하거나 주문과 술법을 쓰거나 독약 같은 것을 만들지 말라. 이런 행위는 자비스런 마음과 공손한 마음이 아니니 일부러 범하면 죄가 된다.
서른째, 재일을 공경하라. 나쁜 마음으로 삼보를 비방하면서도 겉으로는 섬기는 체하며, 행위는 유에 걸려 있으면서 입으로는 공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세속 사람들과 사귀기를 좋아하고 그들에게 음란한 짓을 하게 하여 속박을 지어서는 안 된다. 육재일과 삼장재월에 산 것을 죽이거나 도둑질하여 재를 깨뜨리고 계를 범하면 죄가 된다.
서른 한째, 재난을 보거든 구해 내라. 불상이나 경전을 나쁜 사람들이 도둑질하여 팔거나, 스님과 발심한 보살들이 욕을 당하는 것을 보거든, 자비한 마음으로 어떤 방편을 써서든지 구해 내야 한다. 만약 구해 내지 않으면 죄가 된다.
서른 두째, 중생을 손해보게 하지 말라. 산 것을 해치는 데에 쓰는 무기를 팔지 말며, 속이는 저울과 적게 드는 말을 두지 말라. 권력을 의지해 남의 것을 빼앗거나 다된 일을 깨뜨리지 말며, 고양이나 돼지나 개 같은 가축을 기르지 말라. 그런 짓을 하면 죄가 된다.
서른 셋째, 나쁜 짓을 보고 듣지도 말라. 방일한 마음으로 남녀의 싸움이나 전쟁이나 도둑들끼리 싸우는 것을 구경하지 말라.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구경하지 말며, 투전이나 바둑 장기를 두지 말고, 도둑의 심부름을 하지 말라. 이런 짓을 하면 죄가 된다.
서른 넷째, 잠시라도 마음을 놓지 말라. 불자는 계율을 금강석과 같이 알고 바다를 건너게 해주는 부낭같이 여기라. 나는 아직 이루지 못한 부처요, 여래는 이미 이룬 부처임을 명심하고 보리심을 내어 잠시라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만약 잠시라도 소승이나 이교도의 마음을 내면 죄가 된다.
서른 다섯째, 원을 발하라. 부모와 스승에게 은혜 갚기를 원하며, 어진 도반과 함께 공부할 선지식 만나기를 원하며, 마음을 환히 열려 법대로 수행하기를 원하며, 계율을 굳게 지켜 잠시라도 마음에 흩어지지 않기를 원해야 할 것이니, 이런 원을 발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
서른 여섯째, 서원을 세워라. 불자는 계율을 지키면서 다음과 같이 서원을 세워야 한다. ‘차라리 이 몸을 훨훨 타오르는 불구덩이나 날카로운 칼날 위에 던질지언정 삼세 부처님의 계율을 어겨 여인들과 부정한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뜨거운 쇠 그물로 이 몸을 얽을지언정 파계한 몸으로 신심 있는 신도가 주는 옷을 입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입으로 벌겋게 달은 쇳덩이를 삼킬지언정 파계한 입으로 신심 있는 신도의 음식을 먹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몸을 뜨거운 철판 위에 누일지언정 파계한 몸으로 신심 있는 신도가 주는 의자나 방석을 받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몸이 삼 백 자루 창에 찔릴지언정 파계한 몸으로 신심 있는 신도가 주는 약을 받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몸이 끓는 가마솥에 들어가 있을지언정 파계한 몸으로 신심 있는 신도가 베푼 방이나 집이나 절을 쓰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쇠망치로 이 몸을 부수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루를 만들지언정 파계한 몸으로 신심 잇는 신도의 예배를 받지 않겠습니다. 모든 중생들이 다 같이 부처님이 되어지이다.’ 보살이 만약 이와 같은 서원을 세우지 않으면 죄가 된다.
서른 일곱째, 위험한 곳에 다니지 말라. 불자는 봄 가을 두타행을 할 때나 여름 겨울 참선할 때나 안거할 때에 항상 다음 열여덟 가지를 지녀야 한다. 칫솔. 비누. 가사. 물병. 바리. 방석. 육환장. 물 긷는 주머니. 수건. 주머니칼. 성냥. 쪽집게. 노끈. 의자. 경전. 율문. 불상. 보살상 등. 보살은 백리 천리를 가더라도 이 열 여덟 가지는 반드시 지니고 다녀야 한다. 이 물건이 몸에서 떠나지 않게 하기를 마치 생의 두 날개와 같이 할 것이다. 새로 발심한 보살은 보름마다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계본을 외우라. 불 보살 형상 앞에서 열 가지 중한 계와 마흔 여덟 가지 계를 외워야 한다. 두타행을 할 때에 험난한 곳에는 가지 마라. 적국의 구경, 악독한 왕이 있는 곳, 초목이 무성한 곳,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가 사는 곳, 화재나 수재 폭풍이 있는 곳, 도둑이 들끓는 외딴 곳, 독사가 많은 곳에는 가지 마라. 두타행을 할 때나 안거할 때에 이런 위험한 곳에 가는 것은 죄가 된다.
서른 여덟째, 높고 낮은 차례를 어기지 말라. 불자는 바른 법과 같이 높고 낮은 차례를 따라 앉되 먼저 계 받은 이가 위에 앉고 나중에 계 받은 이가 아래에 앉아야 한다. 나이 많고 적음이나 신분을 묻지 말고 계 받은 차례대로 앉아라. 어리석은 이교도들처럼 나이 많은 이나 적은 이나 앞뒤도 없이 함부로 앉지 말라. 만약 보살이 차례대로 찾아 앉지 않으면 죄가 된다.
사른 아홉째, 복과 지혜를 닦게 하라. 중생을 널리 교화하여 절과 탑을 세우게 하고, 온갖 재난을 당했을 때도 대승 경전과 대승 불문을 말하여 복과 지혜를 골고루 닦도록 해야 한다. 새로 된 보살이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
마흔째, 계를 가려서 일러주지 말라. 남에게 계를 일러줄 때는 그 신분을 가리지 말고 누구나 받게 하라. 다만 살인자는 제외한다. 옷은 검박하게 물들여 법에 맞게 입으라. 비구의 옷은 일반인의 옷과 달라야 한다. 출가한 사람은 국왕이나 부모나 친척들에게 절하지 않으며 귀신을 원하지도 않는다. 멀리서 와서 계법을 구하는 이에게 보살인 법사가 나쁜 마음으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계를 일러주지 않으면 죄가 된다.
마흔 한째, 이익을 위해 스승이 되지 말라. 열 가지 큰 계를 범한 사람은 불 보살 형상 앞에서 참회시켜 상서를 보도록 하고, 마흔 여덟 가지 계를 범한 사람은 법사에게 참회하면 허물이 소멸된다. 계를 일러주는 법사는 이와 같은 법과 대승 경률의 가볍고 큰 것과 옳고 그른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명예와 이양을 위해서나, 제자를 탐내어 여러 가지 경과 율을 아는 체하면 이것은 저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것이니 죄가 된다.
마흔 두째, 계 받지 않은 이에게 포살하지 말라. 포살할 때에 이양을 위해 보살계를 받지 않은 이교도나 그릇된 소견을 가진 자 앞에서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큰 계를 설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런 사람들 앞에서 계를 말하면 죄가 된다.
마흔 셋째, 계 범할 생각을 내지 말라. 불자가 신심에서 출가하여 부처님의 바른 계를 받은 뒤에는 일부러 파계한 자는 신도들의 공양을 받지 못하며, 그 나라 땅으로 다니지 못하며, 그 나라 물도 마시지 못할 것이다. 오 천 귀신들이 항상 앞을 가로막고 큰 도둑이라 하면서 그 발자국을 쓸어버릴 것이며, 세상 사람들은 불법의 도둑이라 꾸짖을 것이고, 중생들은 그를 보기 싫어할 것이다. 바른 계를 깨뜨리는 이는 죄가 된다.
마흔 넷째, 경전에 공양하라. 불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승 경전과 율을 외우며 정성을 다해 써야 할 것이고 함을 만들어 모시고 꽃과 향으로 공양해야 한다. 이와 같이 법답게 공양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
마흔 다섯째, 중생을 항상 교화하라. 불자는 자비심을 일으켜 중생을 보거든 삼보에 귀의시켜 열 가지 큰 계를 받들도록 할 것이며, 짐승을 대하면 보리심을 내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해야 한다. 보살은 산이나 숲, 강이나 들에 갈 때에도 여러 중생들에게 보리심을 내게 해야 할 것인데, 만약 중생 교화할 생각을 내지 않으면 죄가 된다.
마흔 여섯째, 법답게 설법하라. 불자는 남을 교화할 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여럿이 모인 대중 앞에서 법을 말할 때에는 반드시 높은 자리에 앉아 법답게 설법해야 한다. 듣는 대중들은 아랫자리에 앉아 향과 꽃으로 공양하며 부모와 스승을 공양하듯 해야 할 것이다. 법을 말할 때 법답게 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
마흔 일곱째, 옳지 못한 법으로 제한하지 말라. 국왕이나 관리들이 자기들의 세력을 믿고 불교를 파괴할 목적으로 제한하는 법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출가하여 도 닦는 일을 못하게 하거나 불상과 탑과 경전과 절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등 온갖 옳지 못한 처사로 교단의 자유를 구속해서는 안 된다. 여러 사람을 교화할 보살이 어찌 관리들의 시중꾼이 된단 말인가. 국왕이나 관리들이 신심으로 부처님 계를 받았거든 삼보를 파괴하는 일은 하지 말라. 불교를 파괴하는 일을 하면 죄가 된다.
마흔 여덟째, 바른 법을 파괴하지 말라. 신심에서 출가한 불자가 명예와 이익을 위해 국왕이나 관리들과 결탁하여 비구 비구니나 계 받은 불자들을 구속하고 죄인처럼 다룬다면, 그것은 마치 사자의 몸에서 생긴 벌레가 사자의 살을 먹는 것과 같을 것이다. 보살은 여래의 계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소리를 들으면 삼백 자루 창으로 심장을 찔린 듯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 여래의 계를 깨뜨리거나 남을 시켜 파괴하는 인연을 지을 것인가. 계를 받은 이는 바른 법 보호하기를 외아들 사랑하듯 하고 부모 섬기듯 하여 파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러 불자들, 이 마흔 여덟 가지 계를 받아 지키라. 과거의 보살들이 이미 배웠고, 미래의 보살들도 장차 배울 것이며, 현재의 보살들이 지금 배우고 있다. 이 보살계를 받은 이는 읽고 외우고 해석하고 써서 중생들에게 널리 펼쳐 교화가 그치지 않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