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편 교단의 규범
제3장 오계와 십계
- 팔관재계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밧티 동쪽으로 가시다가 한 신도의 집에 들렀었다.
유야라고 하는 신도는 여러 부인들과 같이 목욕 재계하고 부처님께 예배드린 후 지극한 마음으로 설법해 주시기를 청했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큰 복이 되고 좋은 공덕이 될 여덟 가지 재계의 법을 설하셨다. 하룻밤 하루낮 동안만이라도 번뇌가 없는 아라한처럼 생활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첫째, 산목숨을 죽이지 마시오. 아라한은 산목숨을 죽이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자비로 중생을 사랑하여 원망하는 마음이 없고 모든 생명에 대해 내 몸처럼 여깁니다. 둘째, 남의 것을 훔치지 마시오. 아라한은 탐하고 아끼는 생각이 없습니다. 항상 깨끗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무엇이든지 주면서도 바라는 마음이 없습니다. 셋째, 음행하지 마시오. 아라한은 음란한 마음이 없습니다. 이성에 대해 부정한 생각을 내는 일이 없고 청정한 마음으로 항상 정진을 즐깁니다. 넷째, 거짓말하지 마시오. 아라한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항상 진실하여 조용히 하는 말은 그 마음과 같이 법에 맞으며 거룩한 말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다섯째, 술을 마시지 마시오. 아라한은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그 마음에는 어지러운 일이 없고, 생각에는 게으름이 없으며, 밝고 바른 뜻에는 술을 생각지도 않습니다. 여섯째, 몸에 패물을 달거나 화장하지 말며 노래하고 춤추지 마시오. 아라한은 생각을 방종하게 하지 않습니다. 좋은 의복이나 패물로 호사하거나 연지와 분을 발라 화장하지 않으며, 노래하고 춤추고 악기를 쓰는 일이 없으며 오락이라면 구경도 하지 않습니다. 일곱째, �고 넓은 큰 평상에 앉지 마시오. 아라한은 몸을 편히 하기 위해 높은 평상이나 좋은 자리에 앉거나 눕지 않습니다. 비단으로 된 이부자리 같은 것은 쓰지 않으며, 낮고 허술한 자리에 앉고 쉬며, 올바른 가르침을 생각합니다. 여덟째, 제때 아니면 먹지 마시오. 아라한은 법답게 먹는 시간을 지켜 정오에 한 때만 식사하며, 양에 맞추어 적게 먹고 정오가 지나면 먹지 않습니다. 이 여덟 가지 계법은 온갖 나쁜 짓을 막는 문이며 한량없는 공덕을 얻게 하는 길입니다. 출가 수행승이 되어 도를 닦는 이들은 평생을 지키지만, 세속에 있는 신도로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므로 하루낮 하룻밤 동안만을 지키는 것입니다. 삼장재월인 일월, 오월, 구월 달에나 육재일인 여드레, 열 나흘, 보름, 스무 사흘, 스무 아흐레, 그믐날이라도 깨끗하게 받아 지키면 그 복덕은 열 여섯 나라의 보물을 모두 한 곳에 쌓아 두고 혼자서 수용하는 것보다 더 클 것입니다. 모든 하늘의 선신들이 항상 보호하므로 온갖 재앙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며, 지혜의 길은 장엄하며 한량없는 공덕을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