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1장 보살의 길
- 집착 없는 행
“여러 불자들, 보살의 집착 없는 행이란 무엇입니까.
이 보살은 집착이 없는 마음으로 한 생각 중에 무수한 불국토를 생각하고 한없이 많은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합니다. 보살은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나 설법을 듣더라도 집착이 없으며, 시방세계와 부처님과 보살과 모인 대중에게도 집착이 없습니다. 설법을 듣고는 기뻐하고 원과 힘이 커서 보살행을 하면서도 부처님 법에 집착함이 없습니다. 보살은 부정한 세계를 보고도 미워하는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모든 것을 부처님의 법과 같이 보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것은 청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으며, 어둠도 밝음도 아니고, 진실도 거짓도 아니며, 편안함도 험난함도 아니고, 바른길도 그릇된 길도 아닙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법계에 깊이 들어가 중생을 교화하여도 중생에게 집착을 하지 않고, 삼매에 들어가 머물러도 집착함이 없습니다. 무수한 부처님 국토에 나아가 들어가고 보고 그 안에서 살면서도 부처님 국토에 집착이 없으며, 버리고 갈 때에도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보살은 중생들이 온갖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대 비심을 일으켜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시방세계의 낱낱 중생을 위해 그들과 함께 무량겁을 지내면서 그들의 덕을 충만시키고 어떠한 경우에라도 그들을 버려두고 모른 체하지 않을 것이다.’
보살은 잠깐 동안 이라도 <나> 라는 생각과 내 것이란 생각을 내지 않으며, 몸에 집착하지 않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생각과 소원과 삼매와 고요한 선정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중생을 교화하여 그 덕을 성취시키는 데에도 집착하지 않고, 법계에 들어가는 데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다음과 같이 보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세계는 환상과 같고 부처님은 그림자 같으며, 보살행은 꿈과 같고, 부처님의 설법은 메아리와 같다고 봅니다. 보살은 모든 것이 무아라고 생각하고 대비심을 일으켜 모든 중생을 구제하면서도 그 일에 물들지 않습니다. 세상을 초월해 있으면서도 또한 세상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것이 보살의 집착 없는 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