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1장 보살의 행
- 즐거운 행
“여러 불자들, 보살의 즐거운 행이란 무엇입니까.
보살은 평등한 마음으로 자기가 가진 물건을 남김없이 모든 중생에게 널리 베풉니다. 베풀고 나서 뉘우치거나 아까워하거나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 이롭게 할 뿐입니다. 모든 부처님께서 쌓으신 행을 배우고 생각하고 좋아하며 몸소 실천하고 남에게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움을 떠나 즐거움을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웃이 와서 빌면 보살은 곧 보시하여 그를 즐겁고 만족하게 합니다. 한량없이 많은 중생이 와서 구걸하더라도 보살은 조금도 싫어하거나 귀찮게 여기지 않고 더욱 자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중생들은 내 복밭이고 선지식이다. 찾지도 않고 청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몸소 와서 나를 바른 법에 들게 한다. 나는 이와 같이 배우고 닦아 모든 중생의 마음을 어기지 않으리라.’
또 이렇게 발원합니다.
‘내 보시를 받은 중생들은 모두 최상의 깨달음을 얻고 평등한 지혜를 가지며 바른 법을 갖추어 널리 선행을 하다가 열반에 들어지이다. 만약 한 중생이라도 마음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나는 결코 최상의 깨달음을 얻지 않으리라.’
보살은 이와 같이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도 나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목숨이라는 생각, 베푸는 자라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법계와 중생계의 끝이 없고 틈이 없는 법과 공하고 형상없고 자체가 없고 처소가 없고 의지가 없고 지음이 없는 법을 생각할 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는 제 몸도 보지 않고, 보시하는 물건도 보지않고, 받는 이도 보지 않고, 복밭도 보지 않고, 업도 과보도 그 결과도 보지 않습니다.
‘모든 부처님께서 배우신 것을 나도 모두 배우고, 밝은 지혜를 얻어 모든 법을 알고, 중생들을 위해 삼세가 평등하고 고요하며 무너지지 않는 법의 본성을 말해주어, 그들이 즐거움을 얻게 하리라 .’ 하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보살의 즐거운 행입니다.”